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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62
윤문영 글.그림, 이윤진 옮김 / 내인생의책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의 아픈 역사의 한 조각
내가 어렸을 때는 '종군위안부'라는 호칭으로 그녀들을 불렀다.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로 끌려가 일본 군인의 성 노예 생활을 해야했던 여성을 말한다.
한때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통해서 우리의 아픈 역사,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녀들의 이야기를 보며 마음이 정말 많이
아팠다.
요즘,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만든다고 시끄럽다. 과연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역사교과서에서는 그녀들의 아픔을 과연 몇 줄로 무엇이라고
호칭을 하며 나와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라고 설명해줄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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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델리나가 받아보는 어린이신문(2015년 10월 7일자)에 '소녀상의 불끈 쥔 주먹에 담긴 뜻?'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아직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성노예로 살았던 그녀들(어느 글을 보니, 정신대, 종군위안부라는 말보다는 그냥 할머니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라고 적힌 것을 본 기억이 난다.)을 어떻게 설명해 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일본군 위안부 바로 알기' 수업현장을
스케치한 내용의 기사였다. 여기서도 그녀들을 일본군 위안부라고 말하고 있다.
먼저 그녀들을 어떻게 부르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것부터 정립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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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할머니(이제 종군위안부, 혹은 정신대 할머니들을 그냥 할머니로 칭한다)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는 작가가 너무 궁금했다. 과연 이
작가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할머니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는지 말이다.
이 동화를 지은 작가 윤문영은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분이다. 그래서인지 그림이 조금은 다른 동화와는 달라보였다. 그리고 경향신문사를
다녔으며 제일기획에서 CF 감독을 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어린이들을 위한 글과 그림 작업을 하고 있으며 독립영화를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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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는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한글과 영어로 표기되어있다.
일본 대사관 쪽으로 바라보고 있는 작은 소녀
거칠게 잘린 소녀의 머리카락은 거짓말에 속아 마치 생가지 자른 듯 그것도 싹둑 잘려 강제로 끌려 간 것을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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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움켜진 두 주먹은
숱한 꽃송이의 순결을 난도질하고도 사과할 줄 모르는 뻔뻔한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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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픈 역사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할머니들의 아픈 상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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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녀의 이름은 '평화의 소녀상' 아니, '위안부 소녀상'이다.
'강제 성 노예 소녀상'이라고도 불린다.
할머니들의 천번 째 집회를 기념하여 국민의 성금으로 만들어졌다.
김운성, 김서경 조각가 부부가 할머니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 이 소녀상은 미국에 9개, 일본에 1개, 우리나라에 24개가 세워져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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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 모인 할머니는 그저 금전적인 피해보상을 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일본이 자신들의 잘못을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또한 진상규명과 책임 들의 문제 해결 그리고 이를 통해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요구하는 것이다.
부끄러워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할머니의 잘못이 아니라
일본의 잘못임을 그들이 시인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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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는 날, 한 소녀와 그 아이의 아버지가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일본을 용서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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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의 역사가 아닌 가슴 시린 우리들의 역사
우리들이 그 상처를 함께 하며
일본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이 수요일이 영원하기를 바란다.
아직은 어린 아델리나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는 없었지만
아델리나는
"엄마, 일본은 너무 잘 우겨. 독도도 자기 땅이라고 우기고 자기가 잘못했으면 미안하다고 하면 되는데 안 하고....그게 그렇게
어려워?"
아이들은 쉽게 사과를 하지만
나이가 점점 들면서 어른들은 사과할 줄도 모르고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너무 싫어한다.
아델리나가 조금 더 자라면 함께 우리 나라에 있는 소녀상을 찾으러 가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