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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 버트런드 러셀의 실천적 삶, 시대의 기록
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박병철 해설 / 비아북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한마디로, 러셀의 '명언집' 이라 이름 할 만한 책이다. 러셀은 수학자이며, 논리가 였으나 무엇보다 철학적사상가로 이름이 높다. 그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시 반전운동가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교육과 과학, 역사, 정치학, 종교등의 분야에서 70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저술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의 책이나 연설문 등에서 엑기스라 할 만한 명언들만을 모았다. 러셀의 명언을 모아둔 책이니 저자는 당연히 버트런드 러셀이겠는데, <버트런드 러셀의 베스트>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엮은이는 로버트 E 에그너 교수다. 에그너 교수는 이 책을 '러셀 최고의 재치, 최고의 지혜, 최고의 풍자를 모은 결정판'이라고 소개했다.
엮은이의 소개에서 보듯이 이 책은 재치와 풍자로 엮은 러셀의 명언집이므로 읽기에는 무척이나 쉽고 가독성 또한 좋다. 왜 그렇지않겠는가. 명언집은 쉽게 읽히고 쉽게 읽힌만큼 쉽게 수긍되고, 긍정하게 되며, 마음가짐을 다지게 하지 않던가. 그러나 딱 거기까지.
앞 뒤의 맥락 없이 달랑 명언만을 단편적으로 재단해 두었기에 러셀의 철학을 깊이있게 느끼기엔 역부족이다. 그렇기에 러셀의 다른 책들을 이미 읽었던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러셀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만으로 러셀을 알기엔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점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서문과 프롤로그 에필로그, 그리고 각장마다 있는 해설자의 '여는 글'이나 '닫는 글'을 통해 친절한 해설을 붙였다. 그런데 나는 이게 외려 사족처럼 느껴지는게 영 꺼림직하다. 러셀의 눈을 통해 내가 보고, 그에따른 해석도 내가 해야 마땅하지 않겠나 하는 어설픈 치기가 들었기 때문이다. 뭐라고 할까.. 출판사 측의 과잉 친절이라고 해야할까.
러셀의 그 많은 저서는 불구하고 내가 읽은 러셀의 책은 이로써 세권째이지만, 세권의 책에서 내가 만난 러셀은 '논리를 통해 진실에 이르는 길'을 찾고자 했으며, 평생을 통해 그를 실천한 사상가라는 것이다. 겨우 세 권 읽고 그를 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렇기에 더 많은 그의 저서들을 읽을 필요가 있으며, <나는 무엇을 보았는가>는 러셀의 다른 책들 중 다음으로 읽어야 할 책이 무엇인가를 나 나름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러셀에 이르는 안내서이며, 지름길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