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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김병준 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을 한 줄로 표현한다면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중 한 소절,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가 되겠다. 그러고보니 읽지는 않았지만, 노 대통령을 추모하는 책 중에 이런 제목을 갖은 책이 있는듯도 하다.  어쨌든 많은 이들이 노 대통령을 추모하고 기리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1년 전 초여름 아스팔트를 불태우는 뙤약볕 아래 노란 풍선을 흔들며, 눈물을 뿌렸던 이들은 '당신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책 또한 그러한 약속 가운데 하나이다. 다만, 단순히 그분을 추억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재임기간과 퇴임 후 봉하에서 고민하고 공부했던 책들을 함께 읽고 공부하면서 그분이 그토록 원했다던 시민사회로 한 발을 딛뎌보는 작업이라 하겠다.


이 책은 작년 가을 오마이 뉴스의 '노무현 대통령이 읽은 책들'강독회의 모습이다. 강독회가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미처 참석할 수 없었던 나같은 이에게는 무척이나 고마운 책인거다. 매주 세시간동안 진행된 강독회는 빈 자리가 없었다고 한다. 참석하진 못했지만 그 열기가 어떠했을지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분이 그토록 바랐다던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의 실체를 체험하는 자리였으리라.

 

간혹, 노무현은 준비가 부족한 대통령이 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러나 강독회의 강사들은 한결같다. 항상 공부하고, 깨어있던 그분만큼 준비된 사람이 없다라고. 본문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이정우 전 청화대 정책실장이 <한겨례>에 '학자 군주 노무현을 그리며'라는 글을 기고했는데 노 대통령을 한마디로 정의하기에 이보다 더 훌륭한 표현이 없다. 언론의 필터링을 통해 노 대통령을 만나왔던 대부분의 시민들은 사후에야 그분의 진정성에 가슴아플 수 밖에 없었다. 시민이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가 그거다. 어느 무엇에도 걸러지지 않는 진정성을 볼 수 있는 힘을 갖는 것. 그래서 함부로 휘둘리지 않고 무엇이 진정 나를, 우리를 살리는 길인지를 알아보고 행동하기 위해 우리는 깨어있어야 한다.

 

강독회의 목록이 곧 노 대통령 고민의 목록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분이 진정 고뇌했던 것은 무엇이고, 그 고뇌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열 권의 책은 정치에도 경제에도 문외한인 나같은 사람이 읽기에는 다소 어렵다. 그러나 빈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복지, 국가의 역할 등을 골자로 하는 책들은 우리가 깨어있는 시민이 되기에는 꼭 알 필요가 있는 내용들이다. 혼자서 읽기에는 벅찰 수 있으나 이 책<10권의 책으로...>을 길잡이 삼아 함께 읽는다면 그다지 어려울 것도 없다싶다.

 

임기 중에 뭔가 소득을 얻고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보다는 역사를 바꾸는 민중을, 자신을 통해 깨어있게 하고 싶었다는 그 분의 바램은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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