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쇠망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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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 쇠망사 - 한 권으로 읽는
에드워드 기번 지음, 나모리 시게나리 엮음, 한유희 옮김 / 북프렌즈(시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만약에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지 않았다며, 카이사르가 6천명의 심복들을 이끌고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정부군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발렌티니아누스 황제가 서로마와 동로마로 로마를 분할하지 않았다면, 2천여 년의 역사를 가진 로마제국은 쇠락하지 않았을까. 역사에서 만약이란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정이 달랐다면 지금쯤의 결과는 어떨까하는 가정도 역사읽기에는 특별난 재미를 준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는 로마의 역사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이나, 세계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하는 필독서이다. 제대로 된 기번의 책을 만나려면 여섯권의 시리즈를 읽어야 하지만 이 책은 제목에서 말하고 있듯 한 권으로 요약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이다.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많은 부분 기번의 책을 인용하고 있다. 그렇듯 기번은 로마의 역사를 이해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역사가이다.
역사 속에서 ‘제국’은 종종 이야기 되지만, 2천년의 장구한 역사를 이어온 제국은 로마제국이 유일하다. 또 로마제국의 이야기를 이해해야 서구문명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역사를 알아야 오늘의 세계를 통찰할 수 있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의 세계를 예측할 수 있다. 역사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 인류에게 반복되는 교훈을 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기본을 무시하는 권력은 스스로 망할 수 밖에 없고, 지혜로운 집권자라도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을 구분하지 못했을때 그 결과는 참담했다는 것,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스러지고, 적까지도 포용하는 관용은 무력을 이기는 진정한 힘이라는 것이다.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 본 책에는 로마의 전성기에 대한 이야기 보다 쇠락의 길로 떨어지는 과정을 테마로 적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역사서 최고의 테마는 전성기서부터 시작되는 퇴락의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 권으로 읽는 로마제국쇠망사에는 시오노 나나미의 책에서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카이사르 시대 등 로마의 전성기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역사는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되는 사실이다. 따라서 따로 떨어진 쇠망사는 역사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방대한 로마사의 요약본인 이 책은 중요한 사건과 거기에 따른 간단명료한 해석이 지루하지 않고, 그렇다고 읽기에 흥미가 떨어지지도 않게 기번의 방대한 <로마제국쇠망사>를 읽어보고픈 욕구를 자극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창부에서 황비가 된 테오도라가 사회복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자신을 비난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그럴수 없게 잔인했던 처사가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폭로라는 점에서 특히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