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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사회 - 폭력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볼프강 조프스키 지음, 이한우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흔히,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을 한다. 법 앞에 시시콜콜 하소연을 하기에는 법의 문턱은 너무 높고 그보다는 손쉬운 해결책으로 주먹이 빠르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주먹을 쓰는 폭력이나, 법의 심판이나 개인에게 행해지는 폭력은 매 한가지란 생각이다. 
국가는 자국민의 안녕을 위해 이바지할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헌법 제1장 2조 2항에는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국민은 국가에 복종할 의무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또, 대한민국헌법 제2장 1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도 되어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의로서의 의무를 져버리지 않는 국민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로 ’모든 국민’에게 해당되는 조항이 아니다. 국가의 정책에 반하는 사상을 표하는 국민은 국가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까.. 없을까..  헌법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나는 이것이 참으로 궁금하다. 왜냐하면 국가는 국민에게 때로는 무자비하게 폭력적이기도 하니까.

폭력사회. 나는 단순하게도 사회의 악, ’조폭’을 떠올렸다. 그러나 폭력은 조폭들의 주먹다짐 정도의 미시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폭력은 도처에 만연해 있고, 폭력은 국가의 질서를 잡는 틀이기도 하다. 하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조폭들은 때때로 국가를 위해 일하기도 한다(어느때냐고..? 그야 국가가 필요로 할 때, 차마 국가의 이름으로 행할 수 없는 일을 국가가 해야 만 할 때.....)
저자는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 사회를 형성하는 것은 인간이 본시 사회성을 지닌 동물이라서가 아니라 폭력으로 부터 해방되기 위해 단합하게 된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그럴듯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또, 폭력을 피해기 위해 형성한 사회는 폭력으로 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하고, 그 폭력은 사회적 규범을 형성한다. 평상시 국가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 저항할 수 없는 개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나로서는 ’아하 그렇구나’하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폭력’을 역사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조명한다. 고문, 무기, 사냥... 등등 평소 폭력과 결부시켜 생각해 보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읽다보면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얼마나 끔찍하고도 잔인한 존재인지 혐오감이 든다. 저자는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본능을 능가하며 고정되어 있지 않는 정신력, 그리고 인간이 갖은 파괴력이 인간으로부터 폭력을 무한히 행하게 하며, 폭력은 인류의 숙명이라고 한다. 생각할 수록 암담한 이야기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타적 존재, 문화적 존재인 인간관과는 한참이나 동떨어진 이야기이다. 너무나 섬뜩해서 받아들이기 힘든,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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