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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번인.생
조대연 지음, 소복이 그림 / 녹색문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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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무엇인가?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는 사람은 요즘처럼 돈벌기 바쁜 세상에서는 한심한 인간으로 분류된다. 한심한 인간은 능력이 없는 인간이고, 따라서 돈벌이도 제대로 못하면서 불만만 많은 인간이다. 
불만만 많은 주제에 사유랍시고 하는 생각은 불온하고 열심히 살려는 사람들을 현혹시켜 게으른 낙오자를 양산시키는 주범들이므로 되도록 이들과는 거리를 둘 것! 이라고 권유하는 세상이 곧 올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사람들은 돈 벌기에 바쁘고, 돈 쓰기에 바쁘다.  그리고도 모자라 자식들에게 돈 잘버는 사람이 되라고 부추긴다. 그래서 아이들은 오늘도 돈 잘버는 직업인이 되기위해 공부하느라 바쁘다.

요즘 사람들, 한마디로 돈 벌려고 사는 것 맞죠? <딱 한번인.생>의 시작글에 이 한마디는 오늘날 우리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를 돌이켜 보게 하는 날카로운 비수와 같이 내 가슴에 꽂혔다. 누구만큼 잘 살면, 누구만큼 있으면, 누구만큼 성공하면 참 행복할텐데. 참 많이 나누면서 살텐데... 하는 내 속마음을 들킨것 같아 낯이 뜨거워졌다. 

’너는 네 인생을 살아. 네가 행복하다면, 네가 부끄럽지 않다면 노숙자가 된다해도 엄만 괜찮아.’ 정말 괜찮아서 아이에게 그렇게 말했을까.... 아니다. 속마음은 아이가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어느정도의 위치가 되어주길 바라면서 겉으로는 대범한 엄마인척 가장하고 진정 행복한 네가 되라고 아이에게 압력을 넣었다. 영특한 아이는 내말을 액면그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알아서 걸러 듣기 때문에 시험점수를 속이고,  학교생활을 속이고, 친구사이를 속이고, 게임할 때마다 그토록 죄책감을 갖었으리라.......
그렇지만, 아이에 관해서라면 아직도 자신이 없다. 이다음 내가 없을때 아이만 남았을 때 혼자서 헤쳐갈 아이의 삶이 눈물겹도록 안스러워 지레 포기하지 못하고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이대로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자라도 후회하지 않을 생을 아이가 살 수 있을까......

반면, 나는 지금 진심으로 행복하다. 아파트는 부어야 할 이잣돈이 아직도 수두룩이고, 혹시라도 가족 중 누가 아프면 들어야 할 병원비가 걱정이고, 다음학기 학비가 걱정인 나이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 이상태로 행복하다.  누군가와 비교우위에 따라 행복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의 내 위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내 생각이 아닌것을 내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포기했기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 누군가 내 머릿속에 주입시켜놓은 행복에 대한 가치관을 거부했기 때문에 나는 지금 행복하다.  행복은 있다.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버릴때 바로 그 자리에 행복이 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알기 시작한 아이가 마지막 장에 병원에 누운 늙은 평범씨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나는 아이에게 묻는다. 죽음이 왜 필요한 건지 아니..?  엄마 생각에 죽음은 살아있을 동안 더 행복하라고 있는 것 같아. 만약 죽지않고 영원히 산다면 너하고 나하고 이렇게 사랑하진 못할꺼 같거든..... 아이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그렇지..’라며 동의한다. 슬쩍 나는 미소짓게 된다. 벌써 이만큼 자라서 내가 읽는 책을 훔쳐보며 공감하기도 하는 건강한 내 아이... 이런 장면에서 나는 행복하다라고 혼자 독백한다.

삶과 죽음에 대해 한 편의 동화처럼 펼쳐져 있는 평범씨의 평범한 이야기 <딱 한번인.생>은 아이와 내가 함께 공감하며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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