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엄마>를 리뷰해주세요.
고마워, 엄마! 마음이 자라는 나무 21
유모토 카즈미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가족의 죽음을 맞게 되면 남은 가족은 어떤식으로든 일종의 죄책감을 갖게 되는가보다. 병으로 인한 죽음이었든 우연한 사고이었든 혹은 자살이였을지라도.
내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조금더 마음을 썼더라면, 혹은 전혀 엉뚱하게 양심에 걸렸던 일이 발목을 잡아 꼭 나때문에 이런 불행이 생겼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내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아빠가 병으로 돌아가셨을 때 암으로 병원에 입원하실 때 마지막으로 피우시던 담배를 힐책했던 기억이 자주자주 떠나지 않고 머릿속에 남아서 마치 나의 그 힐책때문에 아빠가 가신것 같은 죄책감에서 벗어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가족의 죽음은 일종의 트라우마가 되어 무의식중에 잠겨있다가 전혀 엉뚱하게 발현되고는 한다. 더구나 여섯살 치아키에게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 되어 치아키의 영혼을 잠식해갔다. 강박증이 생기기도 했고 꼬마답지 않은 조숙증도 있었다. 
무의식중에 잠겨있는 트라우마는 의식으로 떠올려 객관화 시키고 나면 치료될 수 있다고 한다. 치아키는 죽은 아빠에게 편지를 쓰면서 그 작업을 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치료되고 있었던 거다. 거기에는 치아키의 마음을 치료해주는 보이지 않는 손, 하숙집 할머니의 돌봄이 있었다. 
성년이 되어 사랑에 실패한 치아키는 자살을 준비할때 고인이 된 할머니의 장례식을 통해 다시 한번 태어나게 된다.  할머니의 관에는 죽은이들에게 전해줄 편지가 한가득이었다.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한 가득 담아 떠나가는 영혼의 치유자라고나 할까...
그리고 치아키는 알게 되었다. 아빠의 죽음으로 갖었던 죄의식은 엄마의 행복을 비는 마음과 비례해 커졌다는 것을. 엄마 역시 아빠의 자살로 힘에 겨웠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어쨌거나 재혼해 행복해 보였으므로 그러므로 치아키는 말할 수 밖에 없다. 고마워, 엄마 라고.
우리는 모두 죽기위해 산다.
죽을 그날을 향해 하루하루를 살아 간다. 그렇지만 후회와 원망으로 보내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다.
중요한 것은 언제가 될 지 모르는 죽음이 아니라 살고있는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자유롭게 보내야 하다는 거다. 그것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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