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나는 책을 좋아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집안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책읽기를 즐겼다. 책을 읽으면 재미가 있었기도 했지만 엄마의 사랑이 늘 필요했던 나는 책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줌으로써 부모의 관심을 끌고자 했다. 내 생각대로 책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을 엄마, 아빠는 유독 칭찬하셨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읽어댄 책들 중에 내 인생을 바꿔줄 만한 책이 있었을까... 그시절 나는 빨간머리 앤이나 마지막 잎새, 슬픔이여 안녕같은 문학작품들을 즐겨 읽었다. 특히 내가 좋아했던 책은 뚜렷하게 어느 한권이라고 기억나지 않고 이책 저책의 스토리들이 겹쳐지면서 내 기억속에 남아있다. 어느 한권이 내 인생을 확 바꿔주진 못했지만 책을 좋아했던 그 습관은 즐거운 기억이어서 오늘까지 쭈욱 책을 사랑하는 평생독자로 남게 해주고 있다. 우리집엔 책이 많다. 유독 책 욕심이 많아서 도서관서 빌려다 보기 보다 사서 읽고 소장하는 편이다. 아이 그림책도 그렇다. 우리집에선 사방에 널려있는게 책이요 발에 걸리는 게 책이다. 누군가는 유니세프 기증증서를 아이에게 남기고 싶다고 했지만 나는 책읽는 습관만은 아이에게 꼭 남겨주고 싶다. 인생을 바꿀 단 한권의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읽은 것들이 차곡 차곡 쌓여 어느 한 사람이 되긴 쉽다. <아이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책>은 그런의미에서 한번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이다.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엄마도 가끔은 명작동화를 아이에게 권해야 할지, 학습만화만 줄창보는 저 아이를 그저 두고 봐야할 지 도통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내가 자라던 시절과 달리 요새 흔한게 책이라서 아이에게 좋은 책, 그렇지 않은 책을 구별하기가 버거울 때도 있다. 그럴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달라진다는 전제하에 여러가지 주제를 놓고 책을 소개하고 있다. 책의 내용에 관해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시하기도 하고 아이연령에 맞는 책들을 추천하기도 했으며 때에 따라 필요한 책을 따로 묶어 실었다. 예를 들면 ’어린왕자’에 대해 소개할 때 어린왕자를 통해 얻게될 책임감에 대해 설명한다가나, ’셜록 홈즈’를 읽으면 발달하게 될 추론능력 같은 것들에 대한 설명들이 그렇다. 책을 잘 알고 있는 엄마나, 책을 잘 모르고 있는 엄마에게나 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책을 모르는 사람이야 권해주는 책을 아이에게 읽히면 될 것이고, 비교적 책을 잘 아는 엄마들도 책을 읽을때 엄마가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의 막막함을 해소해준다. 요새 아이들은 다 똑똑하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좋지 않은지 구별이 확실한 엄마 밑에서 자라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아이가 해야 할 경험을 빼앗어 엄마들만 똑똑해 지고 있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또 책읽기를 논술의 연장선에서만 해석할 때 나는 슬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람은 읽은것으로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아이의 지적수준을 높이고, 인정받는 인재가 되도록 하기 이전에 분명 독서는 아이의 인생을 풍요롭게 해줄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