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고심해서 책을 사곤 하지만 가끔은 전혀 아닌 책을 고를 때가 있다. 

읽지도 않은, 그렇다고 나중에 읽을 것 같지도 않은 책이라 미련 없이 알라딘에 되팔았다. 

박스에다 넣고 (그래 예스24 박스이긴 했다...) 지정 택배로 보낸 후 며칠 있다가 문자가 왔다. 메일도 왔다.

책을 받았는데, 상태가 불량해서 반송한단다. 

도대체 넉넉한 서류 봉투에 넣어 박스로 포장해서 보낸 책이 어떻게 가면 상태가 불량해 질 수 있을까. 







반송된 책을 받아 보면 알겠지. 

일주일 정도 지난 오늘 책이 왔다. 

꺼내 본 책 상태는 내가 보낼 때의 상태와 거의 동일하다. 그리고 내가 보낼 때의 상태는 알라딘에서 처음 받았을 때의 상태와 동일하다. 

불량한가?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 봤다. 아니란다. 내가 봐도 매입이 거부당할 정도로 불량해 보이진 않는다. 

왼쪽은 몇주 전 알라딘에서 산 책, 오른쪽이 반송 처분된 책이다. 

상태 불량의 이유는 조금 운 것 때문인가? 처음 받았을 때도 저렇게 울고 있었다. 그리고 띠지 상태를 보니 배달가면서 비라도 맞은 건 아닌지 의심된다. 

그럼 왼쪽의 새 책은 양호한가? 

알라딘에서 책을 한 권만 살 때 보내는 비닐 포장에 담겨 오다가 택배 아저씨가 한 번 놓쳤는지 구석이 크게 눌리고 깨졌다. 그래도 이 정도로 반송하고 새 책 요구하는 건 좀 심한 거 같아서 그냥 보고 있다. 

그런데 오른쪽 책을 상태 불량으로 반송 처분 당하고 왕복 택배비 3000원까지 부담당하고 나니 왠지 억울하다. 

도대체 어느 책이 더 상태 불량인가?

알라딘에 중고책을 팔려면 얼마나 깨끗해야, 얼마나 철저하게 포장해서 보내야 하는 건지... 


당신들이 중고책 검사하는 기준으로 새 책도 확실하게 포장해서 보내라.

한 권이라고 비닐 포장, 에어캡도 제대로 안 되는 포장으로 보내서 한번만 떨어지면 귀퉁이가 다 찌그러지는 포장으로 보내지 말고. 뭐, 읽어 보기나 하겠냐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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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앨범에서는 22살짜리 청년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음악적 깊이를 보여준다.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섬세한 감각, 통찰력 있는 가사, 소울풀한 보이스, 잘 다듬어진 사운드로 평론가는 물론이고 대중까지 사로잡았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세련되고 완전한 느낌을 주며, 앨범 전체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요즘 장안의 화제인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들을 듣고 있자니 생각난 사람.

장범준의 목소리도 특이하지만, 22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파올로 누티니의 목소리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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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차가 개봉한다는, 그것도 감독이 변영주라는 소식을 듣고 소설 화차를 읽기 시작했다. 

근 2달만에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내린 결론은 미안하게도 영화는 안 보는 게 낫겠다는 거였다. 

어차피 2시간 안 되는 시간동안 이 소설이 하고자 한 모든 것을 표현하기는 불가능한 일이고, 그러면 당연히 감독이 취사선택한 방식과 스토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데 결국 그건 소설 화차라는 텍스트 자체 뿐만 아니라 그 텍스트를 읽으면서 경험한 총합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사는 게 다 맘대로 되는 게 아니듯, 정신없이 보낸 주말에 영화까지 보게 되었다. 


고스톱에서야 쓰리고면 최고지만 영화 시나리오의 각색이란 게 10고는 기본이고 20고도 남의 얘기가 아닌데, 과연 변 감독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인물과 사건과 그 감정들을 조율하느라 보냈을까. 그것도 본인이 7년만에 메가폰을 다시 잡는 영화에 미미 여사의 사회파 고전이니... 그 마음 고생은 안 봐도 뻔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전체적으로 과잉의 기운이 느껴진다는 것. 많은 부분을 솎아내고 캐릭터의 추가, 변형을 거치고 나서 꽤나 속도감 있게 밀어부치는 데도 불구하고 이런 과잉의 느낌은 시종일관 계속되었다. 주인공들이 찾아다니는 인물들은 경선/쿄코의 비밀을 말해주지 못해 안달인 것 같고, 토막난 시체는 딱 필요한 시점에 턱 떠올라 주고... 심지어 주인공들조차 자기 감정과 행동을 친절하게 합리화 해주는... 


결국 영화 화차는 감독이 읽은 소설 화차에 대한 감상문이 아니었나 싶다. 텍스트의 빈 곳을 채우는 것이 본인의 감상이기에, 인물들은 선영에 대한 이야기들을 경쟁하듯 던져 주고, 주인공들은 그렇게 설명적이고 말이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감독은 양파 껍질처럼 겹겹이 숨겨진 경선/쿄코 라는 인물에 여성으로서의 공감이라기 보다는 남성적 시선으로서의 사랑/연민을 더 느낀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소설과 달리 본인이 유추해서 만들어 낸 용산역 시퀀스에서 문호가 왜 그런 짓을 저질렀냐며, 날 사랑하긴 한 거냐며 하나마나한 물음을 던지지는 않았을 거고, 선영 역시 그러면 행복해 질 줄 알았어 같은 하나마나한 변명은 안 해도 되지 않았을까. 이러한 감독의 시선은 펜션씬에서 본인이 직접 잡은 보조 카메라로 김민희라는 배우를 훑는 카메라 워크에서도 드러난다. 이 때 카메라의 시선은 완벽히 남자의 시선이니까. 

 

김민희가 현장에서 행복해 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조성하, 이선균, 그리고 변영주 까지 3명에게서 무한의 사랑과 경배를 받았을 테니...


어찌 됐건 무려 20년이나 지난 한국 사회에서 선영은 뱀이 허물을 벗고 다리가 돋아나는 기적을 행하지 못한다. 힘들게 허물을 벗고 다리가 돋아나지 않은 걸 확인하고 다시 숲속으로 숨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 하물며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꿈은 말해 무엇하랴. 비상 혹은 현상 유지를 위한 애절한 욕망의 날개짓의 끝은 추락일 뿐이다. 


덧.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은, 빛나는 순간이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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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팝 시장을 오가며 활동중인 배우 겸 싱어송라이터.

그의 두 번째 정규 앨범 [Rob Me Blind]는 2008년 빌보드 Heatseekers Albums 차트 10위까지 올라갔던 EP앨범의 타이틀곡 Beautifully과 지난해 싱글로 먼저 공개해 큰 인기를 얻었던 Greatest Hits 등을 수록해 흥행동력을 높였다. 최근 쏟아져 나오는 싱어송라이터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음악과 정서를 보여주고 있지만 귀에 감기는 멜로디를 잡아내는 작곡센스와 부드러운 목소리는 리스너를 끌어당기고 남을 만큼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얼굴은 미소년에 노래도 그닥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오늘처럼 일할 때 듣고 있으면 아무 신경 안 써도 좋을 정도의. 

딱 그 정도로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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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lean & Dirty’로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던 하바드. 2003년 하바드의 첫 번째 앨범 [Lesson]이 국내에 발매되고, 수록곡인 ‘Clean & Dirty’가 엄청난 인기를 모으며 당시 일본에서 사라져가고 있던 ‘시부야계’에 대한 재해석까지 일어났다. 한국에서 방송과 영화 등에서 그들의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었고 하바드 열풍이라고 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인기를 누렸으나, 2007년 5월 3일 갑작스런 해체를 선언하였다. 매번 감각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선보였던 그들은 자신들의 해체에 대해 "하바드라는 이름으로는 더 이상의 음악적 실험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졸업했다"라고 표현했다.

해체 그리고 부활, 5년 만의 신보로 돌아오다
2007년 일본에서 돌연 해체를 선언했던 하바드(HARVARD)가 2011년 다시 활동을 재개하며 신작 [HAHVAHD]를 발표하였다. 하바드는 2010년 국내 대표 페스티벌로 꼽히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10’에 출연하며 국내 팬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었고, 이것을 계기로 활동 재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새 앨범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돌아오는 사람들이 반가운.... 상큼한 봄이다. 요 며칠 날씨는 전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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