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리들 - 미래의 최고 경영자
김성재.구본준 지음 / 해바라기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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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한국의 아무개들 시리즈의 하나라고 해야 할 듯.

직장에서 딱 중간에 끼이고, 인생에서도 이제 뭔가 해야하지 않나 하는 대리들의 처지와 고민을 나름대로 잘 분석한 책.

선배들과 혹은 동기들과 술자리를 통해 얻을 수도 있을 이야기들을 모아서 단돈 1만원에 볼 수 있다는 건 분명 장점이다. 그런 점에서 술자리 몇 번의 값어치는 하는 책.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리들을 모두 과로사 시킬 듯한 업무에의 드라이브와 이직에 대한 약간 과한 듯한 부정적 시각은 너무 사용자의 측면에서만 바라 본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  중간에 일 잘하는 대리들의 예로 나온 박스 내용은 내 기억이 맞다면 '한국의 기획자들'에 나온 예와 똑같은 것 같다. 아무리 본문이 아닌 박스 내용이라고 해도 다른 책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쓴다는 건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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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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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 90%.

과연. '은하영웅전설', '삼미슈퍼~'의 전설적인 입소문과 평단의 찬사. 왠만한 재기발랄함은 다 자신의 아류로 만들어 버리는, 현대한국소설사를 자신의 출현 전후로 나눠 버릴 정도의 대단한 작가의 책 답다. 리뷰만도 90개나 달려 있다니.

하지만, 왠지 꺼림칙하다. 사실 나처럼 그의 전작 2편도 보지 않고, '핑퐁'을 처음으로 보고 이제 겨우 '카스테라'를 읽은, 거꾸로 가는 독자의 입장에서 그를 제대로 평할 수 있을까마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핑퐁'의 기억을 더듬으며 든 생각은, 그의 소설이 주는 즐거움이란 게 읽는 재미가 아닌 보는 재미가 아닐까 하는 거다.

김영하가 그렇게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박민규의 문장들. 재밌다. 톡톡 튀고, 발랄하고 잘 읽힌다.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는 그럴 지 몰라도 그의 이야기 전체가 그렇지는 않다. 한 줄 한 줄 문장을 보는 재미가 이야기 전체, 책을 읽는 재미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낫고, 작가 자신도 왠지 그쪽으로 기울어가는 느낌이 든다.

머, 그렇다는 거다. 작가는 발랄하고 재미있는 글을 보여주고 있고, 독자들은 그것에 열광하고 있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닌가.

그리고, 어쩌면 다음 번에는 보란듯이 '보는 재미' 보다 '읽는 재미'가 더한 더 그럴듯한 장편을 떡 하니 써 낼 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 전에 그의 전작들, '은하~'와 '삼미~'나 빨리 읽어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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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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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몰입도 95%

오랜만에 또라이 의사 이라부를 다시 만났다.

별로 만나고 싶지도 않은데, 이상하게 마주하게 되고 마는 극중 환자들처럼 이번에도 이라부를 마주 하고, 그가 하는 짓에 휘말리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공중그네가 왜 그렇게 오래 베스트셀러가 된 걸까?'라는 의문에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단순명쾌의 힘'.

가진 게 많고, 아는 게 많고, 할 게 많을수록,  아니 가지고 싶은 게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을수록 우리는 복잡한 생각, 복잡한 생활 속에 빠져들고 만다. 이라부의 말대로 그냥 흐르는 대로, 마이 페이스로 산다는 게 어느 새 이렇게 어려워 졌나 싶다.  이라부가, 이라부 시리즈가 인기를 얻고 있는 건 일본이나 여기 한국이나 사람들이 그만큼 복잡하고 답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 아닐까.

평범한 사람들, 특수한 사람들, 유명한 사람들을 넘어 마지막으로 일본 사회라는 집단을 비꼬는 이라부 시리즈는 그래서 읽는 사람에게 단순명쾌함의 힘과 쾌감을 안겨 주는 것이다. 그게 바로 똘아이 의사 이라부가 세상에 놓는 즐거운 주사 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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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달러 티켓 - 비행기에서 만난 백만장자 이야기
리처드 파크 코독 지음, 김명철 옮김, 공병호 해제 / 마젤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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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성공 비법과 자기 계발 서적들이 나오고 왠만하면 베스트 셀러가 되는 요즘.

인터넷만 뒤져도 처세술, 성공 비결, 인맥 관리... 수백개나 되는 비결들이 나오고 그것들만 다 지키면 성공이 문제가 아닐테고, 그 열기 만큼 성공한 사람들도 많이 나와야 할 터인데 그건 꼭 그렇지 만은 않은 것 같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아무리 비결과 법칙들이 많아도 실제 생활에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실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비행기에서 우연히 백만장자를 만나, 성공에 대한 집중 강의와 멘토링을 받으며 성공의 법칙을 자기의 것으로 만든다. 이런 특별한 기회는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고, 거기서 얻은 귀한 가르침은 이 사람이 사업을 하면서 언제나 큰 힘이 되어 줄 것이 분명하다.

단돈 만원짜리 책을 읽으면서 몇십억 짜리 기회를 간접 경험하는 우리도 결국 이런 자세가 필요한 것 아닐지.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것을 취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 어차피 모든 법칙은 결국 자기가 실천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의미가 있는 것이니.

I Belive. 8가지 원칙 보다도, 얼마나 많은 성공 서적을 읽느냐 보다도, 그 내용을 얼마만큼이나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정작 게으르고 잘 잊는 나 같은 사람들은 잊을만하면 또 이런 책이나 꺼내 읽는 걸로 자기 만족을 삼는 건 아닐까.

그게 이런 책을 읽는 사람보다, 이런 책을 쓰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이유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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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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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몰입도 60%

상당히 난해한 리듬을 가진 책으로 거의 마지막, 2부 끝날 때 쯤에야 겨우 리듬을 느꼈다고 할 정도.

하지만, 이 책에 대해서만큼은 몰입도가 상당히 낮은 것과 평점은 별도의 기준이라고 하고 싶다.

이슬람, 특히 이 책의 배경이 된 터키, 오스만 제국의 문화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총체적인 사고 체계와 문화를 이야기 하는 이 소설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시작한 르네상스 사상과 달리, 동양과 이슬람에서는 여전히 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우세했었고, 이 책에서 소재로 삼은 세밀화, 화풍, 원근법 등을 통해서 작가는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패러다임의 변화, 문화와 문명의 충돌 등 엄청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 '이중적인 의미가 담긴 표현들, 은유들, 언어 유희와 다양한 암시들, 그리고 풍자가 무성한'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미약하나마 그들의 삶과 사상과 문화에 조금 다가간 듯한 느낌이 든다.

몰입은 어렵고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덜하지만 - 주인공의 능력이 너무 떨어진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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