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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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도 90%.

과연. '은하영웅전설', '삼미슈퍼~'의 전설적인 입소문과 평단의 찬사. 왠만한 재기발랄함은 다 자신의 아류로 만들어 버리는, 현대한국소설사를 자신의 출현 전후로 나눠 버릴 정도의 대단한 작가의 책 답다. 리뷰만도 90개나 달려 있다니.

하지만, 왠지 꺼림칙하다. 사실 나처럼 그의 전작 2편도 보지 않고, '핑퐁'을 처음으로 보고 이제 겨우 '카스테라'를 읽은, 거꾸로 가는 독자의 입장에서 그를 제대로 평할 수 있을까마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핑퐁'의 기억을 더듬으며 든 생각은, 그의 소설이 주는 즐거움이란 게 읽는 재미가 아닌 보는 재미가 아닐까 하는 거다.

김영하가 그렇게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박민규의 문장들. 재밌다. 톡톡 튀고, 발랄하고 잘 읽힌다. 하지만 문장 하나하나는 그럴 지 몰라도 그의 이야기 전체가 그렇지는 않다. 한 줄 한 줄 문장을 보는 재미가 이야기 전체, 책을 읽는 재미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낫고, 작가 자신도 왠지 그쪽으로 기울어가는 느낌이 든다.

머, 그렇다는 거다. 작가는 발랄하고 재미있는 글을 보여주고 있고, 독자들은 그것에 열광하고 있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닌가.

그리고, 어쩌면 다음 번에는 보란듯이 '보는 재미' 보다 '읽는 재미'가 더한 더 그럴듯한 장편을 떡 하니 써 낼 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 전에 그의 전작들, '은하~'와 '삼미~'나 빨리 읽어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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