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보
심포 유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민서각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몰입도 75%

이제는 디카도 똑딱이가 아니라 DSLR 하나씩은 메고 다녀야 폼이 나는, 만인의 포토그래퍼화가 진행되고 있으니 사진에 대해 머라 말하거나, 아는 척 하는 게 참으로 부담되는 시절이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사진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보다 그냥 취미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사진 한 장이 가지는 힘이란 어떤 것일까.

문득 앨범을 뒤져보고, 파일을 열어보고, 거기에 찍힌 사람들과 풍경들과 디테일을 살피다 보면 사진 한 장이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파장이 참으로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가 주는, 피사체와의 관계 맺기라는 즐거움도 빼 놓을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적어도 사진으로 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스스로에게 사진이란, 인생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부끄러워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한 장의 사진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드러나기 전에는, 마치 가 보지 않은 골목길에 늘어선 집들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수많은 사연처럼 인생의 미스테리이며, 작가는 사진에 얽힌 주인공의 추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가며 인생의 단면들을 드러낸다. 현상액 속에서 나타나는 그림처럼...

담담하지만, 정겨운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몰입도 99%

잠 자는 걸 무엇보다 좋아하는 나를, 잠도 안 자고 책을 잡고 독파하게 만든 책.

일반적인 추리 소설의 재미와는 다른, 제 3자의 입장에서 '그래 어떻게 되어가는지 보자'하는 심정으로 책장을 넘기게 하는 책. 하지만, 두근두근 거리는 기대감은 충분하다.

어려운 문제를 내는 사람과 그 어려운 문제를 푸는 사람. 스스로 해답을 내는 것과 남이 내 놓은 해답을 검증하는 것.

작가는 위 두가지 상반된 작업을 혼자서 다 하면서 독자에게 자랑을 하는 듯 하다. 헌신이니 사랑이니 하는 것들로 독자의 눈을 어지럽히면서도 결국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쉬운 문제지만 약간 비틀어서, 선입견에 빠진 시각을 바꿔주고, 본질을 꿰뚫게 하는 , 작가 자신의 '헌신'적인 작업의 어려움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읽기는 순식간이지만, 두고두고 생각할 게 많은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참
성석제.윤대녕 외 지음 / 북스토리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몰입도 70%

재미나 만족도에 비해 몰입도가 높은 것은 그 분량이 너무도 짧아 집중이고 머고 좀 읽다 보면 끝이 나는 꽁트들로 이루어졌기 때문.

퇴근길 지하철에서 이틀만에 읽었으니, 다 읽은 시간은 한시간 남짓 되려나.

먹은 듯 안 먹은 듯, 간에 기별도 안가는 새참을 먹은 기분. 오죽했으면 읽어 놓고도 리뷰 쓰는 걸 잊을 정도일까.

나름대로 한다하는 작가들의 글들을 모아 놨지만, 주정부리 보다는 제대로 된 한 끼를 먹는 게 좋다는 생활의 지혜를 새삼 느끼게 하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몰입도 90%

고속버스 속에서 읽기 시작해 밤에 잠들기 전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힘.

'환상적 리얼리즘'이라는 말보다는 '하드보일드 디스토피아'가 더 어울리는 표현 아닐지. 환상이라는 말은 말그대로 잘못된 '환상'을 연상케 할 수도 있으니.

이 글은 시력을 잃고, 이성을 잃고, 살 곳과 가족과 사회와 정부를 잃은 인간들의 어두운 모습을 너무나 비정하게 -'환상'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리고 있다. 그리고 중간에 드러나는 작가 캐릭터의 말처럼 작가는 그저 기록할 뿐이다.

그의 소설은 처음 읽는 것이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과 사회라는 것, 특히 눈을 뜨고 있건 감고 있건 간에, 볼 수 없는, 보기를 거부한 맹목적인 사회와 인간들에 대해 철저하게 비판적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인간에 대한 미련을 놓지 않았다는 것은, 아예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으로 묘사하기까지 하는 의사 아내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으며, 끊임없이 사람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 내고 연대를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의사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어쩌면, 이들 부부는 눈 먼 자들로 가득찬 디스토피아에서 인간들을 구원하는 노아의 방주 같은 존재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교 아시아의 힘
KBS 인사이트아시아 유교 제작팀 엮음 / 예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몰입도 60%

방송으로 한 내용을 책으로 엮어 낸 것으로 사진과 그림도 많고 자료도 풍부하다.

1년반의 준비를 통해 만들었다고 하더니, 공을 들인 흔적이 느껴진다.

하지만, 내용은 왠지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전역의 사상적 바탕이 된 유불교의 전통 중 특히, 유교의 인의예지를 새롭게 해석하여 미래의 사상적 틀로 삼겠다는 야심은 좋으나, 그 예시와 전개 방식이 -방송의 특성일수도 있으나- 너무 주관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유교에 대해서는 안 그래도 많은 논란이 있어왔고, 책 속에서도 그러한 입장을 언급하기도 하지만, 사례와 인물들을 너무 자기 편한대로 해석하고 정해놓은 결론으로 몰아가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분명히 우리의 과거를 지배했고, 현재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물질과 자본에 대한 지나친 경도로 다시 정신에 대해, 인간에 대해 새롭게 돌아보게 되는 현시점에서 공자의 가르침은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유교라는 커다란 사상 전체를 다시 떠받드는 형태로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좀 더 면밀하고 냉정한 반성과 비판, 자기 인식이 뒷받침 된 후에 취할 것을 취해야 되지 않을지. 그것이 온고지신의 현대적 의미에 맞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