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
...기억이란 사건과 시간을 합친 것과 동등하다고. 그러나 그것은 그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이하다....시간이 용해제에 가깝다는 사실을 우리는 명백히 알아야만 한다.
한 남자의 방어 본능에 대한 이야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더 이상 상처받지 않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는 사람도 있다. 이들이야말로 피도 눈물도 없는 부류이자, 가장 조심해야 할 부류이다.
한 남자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
시간이란...처음에는 멍석을 깔아줬다가 다음 순간 우리의 무릎을 꺾는다.
그리고 남자의 찌질함, 단순함에 대한 이야기.
'아직도 전혀 감을 못 잡는구나, 그렇지? 넌 늘 그랬어, 앞으로도 그럴 거고'
그래서 제목이 'Sense of an Ending'이 아닐까?
처음엔 이게 '파국의 예감' 정도 아닐까 생각했으나 다 읽고 나니 '마지막까지 못 잡은 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
아무튼 토니의 찌질함은 변명으로 일관하는 델리 스파이스의 이 노래의 가사와 묘한 공감을...
무얼 잘못한 거죠
착한 사람 착한 사람이 무슨 소용있나요
내 감정조차 속여 온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일 뿐인걸요
이제는 난 몰라요
잘하려고 잘해 보려고 내 딴엔 노력한 건데
어쩌다 한번 불평으로
그랬구나 그게 너의 본 모습이었구나 이런 말은 너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