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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껍질 수프
질 바움 지음, 아망딘 피우 그림, 박선주 옮김 / 바이시클 / 2022년 10월
평점 :
독특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끄는 그림책이다.
글과 그림의 완벽한 하모니는 이야기의 공간을 극대화 시키고, 상상과 환상과 모험의 세계가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신비롭기만 하다.
한 권의 그림책을 앞에 두고 이토록 경건해질 수 있다니...
앞.뒤면지 또한 예사롭지 않다.
일반적인 틀과 형식에 구애받지 아니하며 알짜배기 정보까지 담고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이를테면 앞.뒤면지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요정처럼 작아 보이지만 실제 아이들이 맞다. 어른들이 잃어버린 세계, 아이들만의 세상에서는 꿈과 현실이 경계없이 넘나들 수 있음을 말하고 싶었나보다.
채소껍질 수프라는 것은 어떤 음식일까?
궁금하다면 뒤면지를 주목하라!
콩닥콩닥 설레임 가득한 요리 레시피가 실려 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밤은 아닌 시간,
작은 델 안젤로 광장에
시장이 열렸어요.-
그림책의 서사는 광장 시장의 고단한 하루를 위로하는 마법같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 채소껍질을 사는 아이들.
흙구슬과 고양이 눈알 구슬 따위로 값을 치르면 채소 껍질과 함께 브라슈 할아버지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이 정말 기발하다.
작가는 어쩌면 이런 상상을 다 했을까?
껍질 벗긴 당근과 양파 알맹이, 잎을 떼어낸 순무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했던 아이들의 마음이 순수한질문으로 이어지고, 그것은 다시 신비로운 이야기가 되었다.
로즈메리 잎 열네 장과 바질잎 세 장, 펜넬 줄기 한 대, 타임 잔가지 하나가 들어있는 나무상자를 상상해본 적 있는가?
브라슈 할머니가 그 나무상자를 열자 갖가지 허브 향이 하늘로 날아올라 아이들의 온 몸을 감싸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이들 사이에 가득 퍼진 허브 향이 갖가지 이야기를 실어왔다.
그렇게 모아진 채소껍질은 어떻게 쓰였을까?
머리를 맞댄채 수군수군, 비밀스러운 아이들의 뒷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눈을 감아도 오랫동안 그 잔상이 지워지지 않았다.
내게는 영혼의 음식 한 가지가 있다.
몸이 안 좋거나 마음이 허할 때 이걸 해서 먹으면 에너지가 생긴다.
채소껍질 수프도 그렇게 힘을 주는 음식이다.
오늘 하루도 고단하였을 당신에게 그림책 속 아이들이 보내는 따뜻한 응원.
-맛있는 수프 드세요!
모두를 위해 넉넉히 만든
채소껍질 수프랍니다.-
그림책과 함께 채소껍질 수프 한 그릇의 마법을 전하고 싶다.
우리 모두에게...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