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 넘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단순한 서사구조이지만 문장이 화려해서 프릴 장식이 달린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듯 화사한 느낌을 받았다.독서대에 그림책을 올려놓고 아이와 눈을 맞춘다.반짝거리는 두 눈동자에 우주가 담겨 있다.상기된 두 뺨은 꽃잎 같고, 벙글어진 입 모양만 보아도 두근두근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내 마음 속 궁금증은 상자에 담아 놓을 수가 없어요. 한번 부풀기 시작하면 점점 커져서 빵 터져요.-주요 등장인물은 엄마와 아이다.시종일관 쉴새없이 터지는 아이의 질문 공세에도 여유만만한 엄마의 대처는 허를 찌른다.유난히 질문이 많았던 큰 아이 키울 때가 떠올랐다.솔직히 고백하자면 나의 경우에는 점점 멘탈이 붕괴되어 완력 진압으로 마무리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어쨌든 그림책은 언제나 옳다.맨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면 또 한 명의 중요 인물이 등장하면서 닫혀버린 질문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는데, 조금씩 긴장되었던 마음들이 여기서 한꺼번에 해소되면서 모두가 즐거워진다.두려움을 품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이렇게 재미난 시소 게임처럼 풀어내다니...-엄마, 은행잎이 제 어깨에 떨어졌어요! 저한테 인사하는 걸까요? 아니면,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까요?--글쎄, 쌀쌀한 바람이 부니까 얼른 걸으라는 거 아닐까?-엄마와 아이가 길을 걷고 있다.두 사람은 어디로 가는 걸까?엄마는 앞장서서 종종걸음을 하고, 아이는 자꾸만 뒤를 돌아다본다. 핑계가 생길 때마다 멈추어 서서 온갖 질문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엄마, 껌을 밟은 거 같아요. 걸을 때마다 신발이 잘 안 떨어져요. 이러다 길에 딱 붙어 버리면 어떡해요?-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아이는 두려운 나머지 그 앞에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아이 엄마는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를 했을까?완전 대박!그림책을 통하여 꼭 확인하기 바란다.그러고보니 내게도 불현듯 떠오르는 에피소드 하나가 있다. 그날따라 산에 가지 않겠다며 실랑이를 벌이던 아들 아이를 억지로 데려갔는데 중간에 얘가 일부러 넘어져서는 다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너무 기가 막혔지만 모른 척하고 대답하였다."오늘은 원래 여기까지만 걸으려고 했어. 이제 돌아가자. 집까지 걸을 수 있겠니?"육아의 근본 또한 결국에는 마음과 마음의 연결이 아닐까?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루만져주는 것이 어른의 참된 지혜라고 말해주는 고마운 그림책이다.엄마와 아이가 함께 도란도란 읽어도 좋지만 모든 세대에 걸쳐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더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