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는 정말 싫어! 마음가득 그림책 4
로닛 파르잠 지음, 보니 루이 그림, 이연진 옮김 / 소르베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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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열면 가장 먼저 헌사를 만난다.
그림책의 헌사를 읽는 동안 마음이 반짝거리며 기분이 좋아졌다.
본문은 어떤 내용일까?
몰입하고 공감하며 즐겁게 읽었다.
나 또한 세상의 그 누구에게라도 이 책을 권하고 싶어졌다.

등장인물은 딱 두 사람, 양육자인 엄마와 그림책의 화자인 아들이다.

-'안 돼'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말이에요.
그 말을 들으면 내 기분이 어떤지 아세요?-

일상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상황들 속에서 아이들은 시시때때로 자신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양육자들을 시험에 빠뜨린다.
그럴 때마다 양육자들은 '안 돼'라고 말하지만 마음은 지극히 혼란스럽다.
떼 쓰고, 화 내고, 심술 부리고, 고집 부리고, 울고, 소리 지르고, 집어 던지고, 부수고, 심지어는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등...
그러다가 한계에 이르면 서로간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아이를 키울 때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아이에게 행동의 경계를 명확하게 짚어 주고 바람직한 태도를 알려주는 일이라고 하였다.
임상 심리학 박사로 상담 센터에서 부부 및 가족 치료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로닛 파르잠 작가는 그림책 이야기를 통하여 이 점을 분명히 강조하고 있다.
양육자들을 위한 상세 가이드는 그림책의 부록 페이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STEP 1. 감정의 폭풍이 몰아칠 때는 먼저 연결과 공감을 쌓으세요.

STEP 2. 감정의 폭풍이 지나간 뒤 가르쳐 주세요.

이 책은 '안 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이들이 어떤 감정에 휩싸이는지를 다각도로 보여 주고 있다.
용이 되어 화르륵 불을 내뿜기도 하고, 심술쟁이 마법사로 변하여 주위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단단한 산처럼 버티고 서서 꿈쩍도 하지 않으려 하거나 또 때로는 풀 죽은 거북이가 되어 껍질 속으로 숨어버린다는 것이다.
아이가 이러한 감정의 폭풍을 겪고 있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엄마가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어요.
"엄마가 '안 돼'라고 하는 건 네 행동에 대한 말이지,
널 미워한다는 의미가 아니란다.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너는 엄마의 소중한 아이라는 걸 꼭 기억하렴."-

나 또한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아이가 감정을 쏟아낼 때에는 마음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먼저 마련해 주세요. 감정이 휘몰아치더라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아이는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 '임상 심리학 박사(Ph.D.)' 로닛 파르잠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준 그림책 읽기로 마음이 한껏 웅장해지는 듯하다.
오늘 하루도 홧팅!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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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자라나는 말 나무자람새 그림책 35
로라 에동 지음, 이현아 옮김 / 나무말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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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저절로 미소가 피어났다.
작은 잎새가 커다란 숲이 되는 이야기, 자연의 경이로움을 그 무엇보다도 사랑스럽게 표현한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책의 화자는 작은 잎새이다.

-나는 작은 잎새
여긴 내 동물 친구들이야.
우린 하루 종일 신나게 뛰어놀아.-

탄생과 돌봄, 성장, 더 나아가서는 공존의 아름다운 가치를 품고 있는 그림책의 문장들을 소리내어 읽다보면 즐거움이 배가된다.
혼자라도 좋고, 함께 읽는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작은 잎새의 성장 이야기는 우리네 삶의 모습과 똑 닮았다.

-이제 내 꿈을 이루러 떠나야겠어.
새로운 친구들이 나를 기다릴 거야.-

여정은 길게 이어졌다.
깊은 정글을 지나고, 바닷속 깊은 곳까지, 그리고 하늘 끝에 닿을만큼 높이 올라가는 동안 작은 잎새는 자라고 또 자라났다.

-나는 자라고 또 자랐어.
언덕만큼 높아지고
마침내 산만큼 커졌지.-

어느새 친구들을 따뜻하게 품어 줄 수 있을만큼 자라난 작은 잎새!
과연 작은 잎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내어주는 작은 잎새의 이야기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정성이 가득한 일러스트는 또 다른 매력이다.
그림만 보아도 충만한 행복감에 젖어 드는 듯하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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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빅터 D. O. 산토스 지음, 안나 포를라티 그림, 신수진 옮김 / 초록귤(우리학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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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기억'이라는 두 글자에 담긴 의미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오늘날, 암보다도 더 무서운 병이 있다면 그건 치매일 것이다.
맞다!
그렇지만 그림책은 치매와 치매 가족의 이야기를 평범하고 일상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우선 부드럽고 따스한 색감의 일러스트가 딱딱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듯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클레어 할머니의 손편지와 물망초 꽃이라는 두 오브제는 그림책 속에서 사랑과 기억으로 형상화 되고 있다.

-우리 가족에게 토요일은 평소와는 좀 다른 날이다.
아빠는 나를 특별한 곳으로 데려간다.
늘 같은 곳이다.-

책 속 화자인 클레어와 함께 할머니의 손편지를 함께 읽으며 가슴이 너무 아파서 두 번씩이나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허공을 응시하는 동안 눈물이 고였다.
이상한 일이다.
나는 치매 환자도 아니고 치매 가족도 아닌데...
그렇다.
우리는 그 누구라도 치매라는 병으로부터 명백하게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치매 환자 수는 인구 고령화로 인하여 2026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치매 위험군인 경도인지장애는 2033년까지 40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나 또한 치매가 찾아오면 별수 없이 모든 기억이 사라지고, 지적인 능력을 상실하게 되리라!
나를 잃어버리고,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능력조차 지키지 못하여 무조건 돌봄에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는 상상은 그야말로 끔찍하다.
그렇다고 해서 나와 우리 가족만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래서일까?
부록 페이지에 실린 신수진 번역 작가의 말이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기억이 사라지더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억해 주는 한, 인간적인 존엄만큼은 사라질 수 없습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나는 쉽게 책장을 덮지 못하였다.
마치 도돌이표라도 있는 악보처럼 다시 돌아가기를 몇 번인가 반복하였다.
그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물건들이 확실하게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 토끼 인형, 담요, 추억 사진들 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 하나를 떠올려본다.

-오늘은 낯선 남자가
어린 여자아이를 데리고 여기 불쑥 들어왔단다.
그 남자는 끝끝내 내 방에서 나가지 않고 버텼어.
어린 여자아이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고.

누군가 그 남자에게 묻던 말이 기억나.
"당신이 누군지 기억 못하셔도 계속 찾아오실 건가요?"
그 남자의 대답도 기억나.
"이분이 누구인지 내가 기억하는 걸요."-

그림책을 읽는 동안 지금은 돌아가신 나의 부모님이 사무치게 그리워졌다.
오래된 사진첩을 뒤적이다가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보석같은 기억들을 만난 것처럼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엄마~
아주 오랫만에 불러보는 이름이다.

손편지의 마지막 문장은 나에게도 힘들 때마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는 축복의 기도가 되어 줄 것이다.

-우리의 사랑은 이 은하계보다 더 크단다.
그 사실을 나는 절대 잊지 않을 거야.-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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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해적
시모다 마사카츠 지음, 봉봉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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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다는 건 뭘까?
죽음은 삶의 끝에 존재하며 모든 생명체는 결국 죽는다.
죽고난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죽음 이후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그림책이 궁금하였다.

이 책은 '2024 볼로냐 라가치상 특별부문 [바다] 분야 우수상 수상작!'이라는 띠지를 달고 세상에 나왔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구라도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일러스트가 다소 자극적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해적의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하는 동안 독자로 하여금 관조적 자세를 배우게 한다.
또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양한 바다 생물들이 죽은 해적을 찾아오는 설정은 마치 반복되는 노랫말의 후렴구처럼 매혹적이었다.

초승달이 뜬 어느 깜깜한 밤, 배 위에서 싸우던 해적은 칼에 찔려 바다로 던져진다.
풍덩!
시작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이르는 바닷속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죽은 해적을 시종일관 똑같은 표정과 자세로 똑같은 위치에 고정시켜 놓고, 바다 밑바닥까지 가라앉는 동안 수심에 따른 바닷물의 색깔만으로 시공간을 분리시키고 있었다.

죽은 해적은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내가 지금 가라앉고 있는 건가?
아니면 공중에 떠 있는 건가?'

'이크, 저 상어한테 잡아먹히겠군.'

'싫어, 내 모자는 절대 못 줘!'

그렇지만 몸이 제 생각대로 말을 듣지 않으면서 해적은 비로소 자신의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되는 듯하였다.

'내 멋진 모자도, 이도, 손톱도, 눈도, 머리카락도 다 없어졌지만, 이제 그딴 건 다 필요 없지 뭐. 난 정말 죽은 것 같으니까.'

-어느새 해적은 수많은 물고기에게 둘러싸여 있었어요.
그 중 한 물고기가 해적에게 물었어요.
"우린 배가 너무 고파.
널 먹어도 괜찮을까?"
해적은 물고기들에게 대답했어요.
"날 먹어도 좋아.
난 지금까지 너희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먹었으니까."-

해적은 이제 어떻게 되었을까?
뜻밖의 반전, 마지막 페이지는 정녕 잊지 못할 판타스틱한 장면으로 오래도록 기억되리라!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오히려 삶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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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을 주세요 - 북극곰 홀리의 험난한 월급 받기 이야기숲 4
이귤희 지음, 김현영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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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이 책 또한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장면!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북극곰 홀리가 얼음 공장 사장을 고소하여 열리게 된 재판정의 모습이다.
원고측에 홀리와 조나단이 앉아있고, 피고측에는 얼음공장 사장과 그의 변호인이 배석하였다.
일러스트로 만나는 재판정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각 인물들의 법정에서의 역할과 표정을 살피는 재미가 쏠쏠하였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재판이 열렸을까?
재판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구상에서 가장 이기적이고 사악한 생명체는 인간이라더니 과연 그러하다.
인간 활동으로 과도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이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북극곰 홀리의 가족은 살 곳을 잃어버리게 된다.
홀리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하여 고향을 떠나 얼음 공장에 취직을 하였다.
얼음 공장에서 북극 여우 사티를 만난 홀리는 무척 반가웠다.
하지만 사티는 웬일인지 까칠하다.
반면에 얼음 공장 사장은 홀리에게 친절하게 굴었다.
얼마 후에는 다른 직원들을 다 잘라버리고 얼음 공장의 마스코트라며 홀리를 추켜 세우고는 너무 많은 일을 시켰다.
그 댓가로 아주 큰 얼음을 홀리의 가족에게 보내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알고보니 권모술수로 홀리의 노동력을 착취한 악덕 사장이었던 것이다.
홀리는 사티와 함께 이 문제를 의논하고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힘없는 동물들을 도와준다는 변호사를 만나게 된다.
그가 바로 조나단이다.
북극곰이 사람을 고소한 사건은 처음이라 재판을 구경하러 온 동물과 사람이 많았다.
모두들 판결이 어떻게 날 지 궁금하였다.
홀리는 결국 재판에서 졌다.
처음부터 불공정한 계약서에 홀리가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조나단이 말했다.
"정신 차리고 고향에나 돌아가. 인간들과 어울려 살 생각 말고. 그들은 너희와 함께 살 생각이 없으니까."
홀리가 되받아쳤다.
"넌 그 넓은 섬에서 혼자 살아. 난 사람들과 함께 살 테니까. 넌 실패할 게 뻔한 일을 하는 내가 우습겠지만, 난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래서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고 말 거야."

재판은 다시 한 번 더 열렸다.
이번에는 조나단의 활약이 눈부셨다.
엔딩 장면은 그동안의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을 천천히 가라앉히며 위로와 평화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동화가 끝난 후에도 부록 페이지를 통하여 이야기는 계속된다.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림책 속 조나단은 멜로미스라는 이름의 꼬리가 긴 쥐이다.
호주의 어느 작은 산호섬이 고향이다.
그곳에 수백 마리의 멜로미스가 살고 있었는데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산호섬이 바다에 잠겨 버렸다.
공식적으로 멜로미스는 멸종됐지만, 사실은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은 멜로미스 한 마리가 있었다.
땅굴 속으로 바닷물이 밀려 들어올 때 죽기 살기로 헤엄쳐 나와 간신히 육지에 도착한 마지막 멜로미스가 바로 조나단이라고 밝혔다.
조나단은 오늘도 법정에서 동물들의 최저 임금인 자연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지구라는 법정에 우리가 피의자로 서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 피의자가 아닌 약자들 편에 서서 싸우는 조나단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 동화 작가 이귤희

우리 아이들, 그리고 주변의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만나고, 작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하여 함께 힘껏 나아갈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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