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조작 사건 초등 읽기대장
임수경 지음, 히쩌미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묘하게 끌렸는데 가독성이 좋아서 정말 단숨에 읽었다.
주인공 상은이는 초등학교 5학년 여자 아이다.
요즘 아이들의 대세인 SNS와 인싸에도 관심이 많다.
두근두근 새 학년의 첫 날, 상은이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아린이는 인별그램 1만 팔로워 소녀이다.
솔직히 나로서는 짐작만 할 뿐 공감하기 어려운 숫자였지만 아이들의 세계에서 SNS가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다각도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차례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게다가 'SNS 조작 사건'이라니...
추리물을 좋아하다보니 개인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빨리 그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어졌다.

사건의 빌미가 되는 물건은 향초이다.
상은이가 향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아린이의 마음을 사기 위해서였다. 
우연하게 집 베란다에서 방치되고 있던 향초를 찾아낸 상은이는 그로부터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제부터 당신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인별그램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팔로워의 숫자와 댓글 수, 좋아요 수까지 모두 마음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또 원하는 상대와 맞팔도 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내용으로 게시물도 올릴 수 있습니다. 단, 촛불이 꺼지기 전에요.-

바야흐로 서사는 긴장감을 띄우며 더욱 빠르게 진행되는 듯 하였다. 
페이지를 넘기는 손길이 다급해진다.
상은이의 일상에는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여태껏 친하게 지내던 친구 도연이를 일부러 따돌리고, 엄마에게는 거짓말을 하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기심 때문에 다른 사람의 계정을 조작하기까지 했으니...
이제 상은이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임수경 작가는 현직 초등교사이다.
평소 교실 속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안타깝게 여기던 여러 문제들을 자신의 동화를 통하여 힘껏 구현해 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그래서 진심이 가득하다. 날것의 투명한 기운이 흐른다.
특히 이 작품은 고학년 여자 아이들의 심리와 친구 관계에 얽힌 갈등 상황을 세밀하게 묘사하였는데, 서사 구조가 탄탄하여 무척 매력적이다.
누구라도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이다.
다양한 개성의 인물들과 만나는 동안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사건의 전개에 따라서 스스로 SNS 생활 태도를 점검하는 소중한 기회로 삼을 수도 있겠다.
작가의 생각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여러분은 하루 중 휴대폰으로 무엇을 가장 많이 하나요? SNS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요? 상은이처럼 SNS에 푹 빠져 있지는 않나요?
SNS가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SNS는 삶의 재미를 더해 주는 도구가 되어야지, 일상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답니다.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SNS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을요!" (작가의 말)

SNS로 인한 폐해는 비단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과 만나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답을 구하시오 SOS 북멘토 그림책 16
강수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나라 초등학생의 10명 중 4명은 학업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으며 친구관계에 대한 어려움이 가장 크다고 한다. 
아동ㆍ청소년기의 행복감은 학업 스트레스에 의해 십분 좌우된다는 보고서도 있다.
실제로 우리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거의 최하위권이다.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은 한 쪽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해졌다.
"~의 답을 구하시오."
골치 아픈 문제의 답이 보이는 것 같아서 한결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 나는, 시험 스트레스로 시들어가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밭에 단비가 되어 줄 고마운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앞면지의 수많은 물음표가 풍성한 느낌표로 바뀌는 그림책의 마법 속으로 몸을 던지면 만화풍의 따스한 색연필 일러스트를 만난다.
섬세하고 역동적인 상황 표현, 그리고 문제 풀이 형식의 화면 구성에 매우 적합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교시 수학 시험 시간!
시험지를 받아든 아이들은 지끈지끈 골치가 아프다.

-문제 안으로 들어가면 답을 구할 지 몰라요.-

슬몃 웃음이 났다.
도저히 이해 안되는 행동을 하는 사춘기의 딸 아이를 바라보면서 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난 모르겠어. 지금 당장 네 머릿 속에라도 들어가 보고 싶은 심정이야."
답을 구하기 위해 문제 안으로 휘리릭 들어가는 놀라운 이 장면에 특별히 주목하라!

문제 안 세상에서 다행히 아이는 여유를 되찾은 듯 하다.
세상에!
다른 친구들도 벌써 와 있다.

-빗방울 하나와 하나가 만나면 몇 개인지 두 수의 합을 구하시오.-

-나무에 100송이 꽃이 피었는데 바람에 100송이가 모두 떨어지면 무엇이 남는지 구하시오.-

-물수제비를 가장 멋지게 뜬 사람을 구하시오.-

-만두가 한 개에 500원이에요. 모두 함께 먹으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값을 구하세요.-

-문제 밖으로 떨어진 아기 고양이를 구하시오.-

문제가 주어지면 친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쓴다.
동일한 문제인데 답은 모두 다르다.
답을 구하는게 점점 더 재미있어졌다.
마지막 문제는 어려웠지만 다 함께 힘을 모아 아기 고양이를 구할 수 있었다.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진실로 답을 구한다는 것은 삶에 가치를 더하는 일이라는 값진 교훈을 되새김질하며 늘 웃음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홀리 하비 지음, 하린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환상을 담뿍 담아낸 이 그림책!
완전 대박이다. 
우리 모두의 크리스마스 전날 밤을 단번에 불러온다.
소원 양말, 새하얀 눈, 순록들이 끄는 썰매, 산타 할아버지, 굴뚝, 장난감 자루...
일러스트는 장면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들여다 보는 듯 축복이 가득하다.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순간이 아닌가!
이 맛에 그림책 한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밝혔듯이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고 하는 클레멘트 C. 무어의 시를 그림책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클레멘트 C. 무어가 자신의 아홉 자녀를 위해 지은 56행 시의 내용은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크리스마스 이야기 중 하나가 되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는 제목은 원제가 아니다.
원제는 그림책의 제목과 같이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가 맞다.
홀리 하비 작가는 시대를 초월하는 이 작품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작업에 임하였다. 그러면서도 기존 작품에 새로운 시각을 더하기 위하여 호기심 많은 아기를 등장시키게 된다.
표지 그림 속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말똥말똥 눈을 뜨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아이들은 소원 양말을 걸어 놓고 눈을 부비며 산타클로스를 기다린다.
그 기다림의 끝에서 맛보는 달콤한 행복은 아이들의 작은 우주가 될 터이다.
어른이 된 내가 지금도 여전히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믿고 싶은 이유는 그 작은 우주가 너무나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두 눈, 폭 파인 보조개.
 발그레한 뺨, 앵두같은 코.
 장난스런 미소를 머금은 입꼬리,
 눈처럼 하얀 턱수염.

 입에 문 파이프에서 흘러나온 연기가
 화환처럼 머리를 감싸고,
 움직일 때마다 둥그스름한 배가
 그릇에 담긴 젤리처럼 출렁거렸어요.-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묘사하고 있는 본문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원전을 찾아 비교해 보았다.

https://www.gutenberg.org/cache/epub/17135/pg17135-images.html

과연 무어의 시 속에 등장하는 산타클로스는 이전의 산타클로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모델은 어린이들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진 성 니콜라스뿐 아니라 자신의 집에서 일하던 네덜란드인 일꾼이었던 것이다.

-1822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무어는 이들을 하늘을 나는 썰매에 탄 유쾌한 요정 할아버지로 변신시켰습니다.- ( 그림책의 부록 페이지 )

여덟 마리의 순록이 끄는 썰매에 장난감 자루를 싣고 솜털처럼 가볍게 하늘을 나는, 재투성이의 다정한 산타 할아버지를 새롭게 창조한 클레멘트 C. 무어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우리가 그림책을 읽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특별히 이 책은 글보다는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즐겨야 할 것이다.
매번 새로운 작업 방식을 발견한다는 홀리 하비 작가의 예술적 지향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나 또한 완벽한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발견한 것 같아서 더없이 기쁘고 뿌듯하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는 이사 중!
곽수진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라도 공간에 대한 고민은 다 있지 않을까?
어느 날, 자기가 머무는 공간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는 고양이의 독백에 적극 공감한다.
그리고 응원한다.
아무쪼록 고양이가 마음에 쏙 드는 자기만의 집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책장을 열었다.

디테일하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속속들이 챙겨보는 재미가 있다. 
전봇대에 붙여진 월세방 전단지, 낯선 골목을 기웃거리는 동안 고양이가 감당해야 할 불안감이 익숙하게 와 닿았다.
생각해보면 내게도 전봇대에 붙여진 월세방 전단지를 눈여겨보던 시절이 있었다.
살고 있던 집이 허술해서 남자 친구가 바래다 준다는 것을 끝까지 거부하며 버티던 때였다.

-늠름한 고양이가 되기 위해서는 츄르와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그림책 띠지)

당시의 나는 그래서 늠름하지 못했던 걸까?
잊혀졌던 시간들이 불현듯 떠올랐다가 다시 기억 저 편으로 달아난다. 
작심하고 지금부터는 고양이에게만 집중하기로 하자. 
어쩌면 그 속에 내 문제에 대한 답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방을 찾아 떠난 고양이의 좌충우돌한 모험- (그림책 띠지)

고양이가 처음 찾아간 곳은 하필 생쥐네 집이다.
하지만 이 방은 너무 작다.
이번에는 정말 진짜진짜 넓은 방을 찾았는데 정작 입구가 너무 작아 들어갈 수가 없었다.
다음으로 찾아간 기린의  방은 멋졌지만 모든 게 다 길쭉길쭉해서 고양이가 살기 힘든 구조였다.
너무 깜깜한 박쥐네 집, 엄청나게 시끄러운 딱따구리네 집, 물 속이라서 곤란한 문어네 집...
과연 이 세상에 완벽한 방은 없는 것일까?
고양이의 입장에 과몰입이 되었는지 책을 읽는 동안 나 또한 힘이 쭉 빠졌다.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환호성이 터졌다.
고양이가 마침내 완벽한 집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예요!-

그런데...앗!
예상 밖의 결말에 그만 멈칫하고 말았다.
아~삶이란 이처럼 끝없이 스팩타클한 것인가!
난감한 표정의 고양이와 시선을 마주치는 순간, '쿡'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고양이의 좌충우돌한 모험은 새로운 국면을 맞은 셈이다.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귀여운 그림책이라 여기고 가볍게 만났다면 분명 허를 찔린 듯 퍼뜩 정신이 들 법하다.
인생의 가치를 논하는 제법 묵직한 교양 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마음으로 이사 온 수수에게." -(그림책의 헌사)

앞ㆍ뒤면지에서는 작가의 고양이 '수수'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스무 마리의 고양이를 한꺼번에 만난다.
각자의 공간에서 모두가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둘이 되었다고?
브로콜리2호 지음, 윤지경 그림 / 춘희네책방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이 몹시 흥미로워할 만한 소재와 제목이다.
자기 세계가 점점 커지고, 엄마의 잔소리가 무조건 싫어진 아이들이 반드시 꼭 만나보면 좋겠다.

-"너 학교 가기 싫었잖아?  집에서 맨날 게임만 하고  싶지? 내가 너 대신 학교도 가고, 공부도 할게. 넌 놀기만 하면 돼."-

가짜 영우가 진짜 영우에게 그야말로 솔깃한 제안을 하고 있다.
아뿔싸! 이를 어째!
하지만 투명 인간이 된 영우는 신이 났다.
학교에 안 가도 되었고, 하루종일 게임만 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과자봉지를 아무렇게나 버려도 잔소리 들을 일도 없었다.
그러는 동안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엄마는 영우보다 가짜 영우를 더 사랑하는 것 처럼 보였다. 갑자기 짜증이 났다.
이제는 진짜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우의 몸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으악! 안돼!-

햄스터로 변한 영우는 다시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눈치껏 알겠지만 이 이야기는 전래 동화 '손톱 먹은 쥐' 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재구성한 내용이다.
원전이 급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다양한 버전이 여러 형태로 존재하는 듯 하다.
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니 그도 그럴 법 하다.
그렇다면 본 도서에서는 서사를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림책 속 열쇠 문장을 꼭 쥐고 이야기 속으로 더 들어가 보자.

-"근데 만약, 누군가가 네가 '진짜 영우'라는 걸 알아챈다면, 각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는 거야. 알았지?"-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는 각자 결말을 유추해보는 활동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써 준 엔딩이 '내 맘 쏙'이다.
영우가 가짜 영우와의 에피소드를 통하여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는 소중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별점 팍팍!
많은 아이들이 재미나게 읽을 수 있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