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공룡 빵집
야마다 레이나 지음, 황진희 옮김 / 미세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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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진짜 대박!
최고의 빵 그림책이다.
책장을 덮자마자 빵 가게로 달려가고 싶어졌다.
야마다 레이나 작가의 빵 그림은 거의 실사에 가깝다.
아니, 실제보다 더 맛깔스럽게 잘 그렸다.
따뜻하게 잘 구워진 모양새에다 크기도 커서 매우 만족스럽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빵은 크루아상이다.
고소하고 담백하며 바삭거리는 감촉이 느껴지면서 입 안 가득 침이 고인다.

 - 여러분은 어떤 빵을 좋아하나요?
   좋아하는 빵을 알려 주면 만들어 놓을게요.
                                -빵집 주인 티라노사우르스-

드디어 마지막 페이지에서 작가표 크루아상을 만날 수 있어 기뻤다.
하나 더 즐거웠던 것은 베이컨에피빵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베이컨 빵에는 관심이 없어서 이제서야 내 눈에 띄었는데 스테고사우르스의 뾰족뾰족한 골판을 닮았다니 정말 재미있다.

 -"가지런히 줄을 맞춰 선 모양이
   마치 내 골판 같아서 아주 마음에 들어요.
   무척 아름다워요!"-

그렇다면 안킬로사우르스는 무슨 빵을 닮았을까?
궁금하지 아니한가?
안킬로사우르스의 단단한 망치 꼬리는 프레첼빵을 꼭 빼닮았다.
프레첼빵은 독일이 발원지로 알려져 있다.
뮌헨의 '옥토버페스티벌'에서 맥주와 함께 먹는 대표 음식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그 맛은 결코 감동적이지 못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너무 짜다.
표면에 묻어 있는 소금은 완전히 털어내고 먹어야 한다.
소스에 찍어 먹지 않는다면 무료하기 짝이 없다.
갓 만든 것이 아니라면 또 너무 딱딱하다.
그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 자체는 완벽하다.
안킬로사우르스가 단박에 구매할 만하다.

 -"나는 이거!
   프레첼빵이요."
   단단한 데다 생긴 게 꼭 내 꼬리 같아서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공룡은 단연코 티라노사우르스이다.
무시무시한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르스는 어떻게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거의 모든 공룡 그림책에서 티라노사우르스는 빠짐없이 등장한다.
여기서도 주인공이다.
작가는 티라노사우르스에게 나긋나긋한 빵집 주인 역할을 맡겼다.

 - "어서 오세요!
    어떤 빵을 드릴까요?"-

제빵사용 모자를 쓰고 능숙한 모습으로 빵을 만드는 티라노사우르스를 상상해보라!
이 그림책을 만나는 순간 아이들은 더 더욱 티라노사우르스에 열광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도 제빵사는 내게 있어 선망의 대상이다.
세상 맛있는 빵과 쿠키를 구워보고 싶은 로망이 있었는데...
그림책을 읽는 동안 티라노사우르스는 나의 소망을 실현시켜주는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처음 보는 공룡도 있었다.
파키케팔로사우르스이다.
박치기가 주특기인 듯 문을 부수고 등장한다.
동글동글 단단한 머리를 가진 파키케팔로사우르스와 딱 어울리는 빵은 호밀빵이다.
묵직하고 딱딱한 호밀빵의 매력을 아는가?
우리가 건강을 생각한다면 제대로 만든 호밀빵을 주식으로 먹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요즘은 호밀빵이 대세인 것 같다.
우리 동네에는 호밀빵 전문 빵가게가 있는데, 그날 그날 정해진 수량만 만들어 팔기 때문에 오픈하는 시간에 맞추어 서둘러 가지 않으면 허탕을 치기 일쑤이다.
이제는 호밀빵을 씹어 먹을 때마다  티라노사우스와 함께 파키케팔로사우르스가 생각날 것 같다.

공룡과 빵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눈빛을 반짝이고 환호성을 지를만큼 매력적인 그림책이다.
나 또한 그림책을 곁에 두고 서평을 쓰는 동안 행복한 마음이 지속되는 것을 알았다.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다.
눈에서 마음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내 책장 가까이 두고 자주 들여다 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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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곰과 빨간 꽃 다정다감 그림책 11
이윤우 지음 / 다정다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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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곰과 빨간 꽃을 담은 표지 그림이 참으로 화사하 다.
오래 바라볼 수록 자꾸만 빠져드는 듯 하였다.
무심한 듯 피어있는 빨간 꽃, 그리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하얀 곰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앞.뒤표지 그림을 펼쳐서 감상하면 더 예쁘다.

면지 읽기만으로도 흥미롭다.
빨간  꽃이 가득 피어 있던 들판에 불현듯 빨간 지붕을 이고 있는 작은 집 한 채가 지어진 사연이라니...
'하얀 곰과 빨간 꽃'
그들의 집 이야기를 빨리 들어보고 싶어서 서둘러 책장을 연다.

그림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하얀 곰에게는 꿈이 있었어요.-

하얀 곰의 꿈은 바로 멋진 집을 짓는 것이었다.
꽃이 가득 핀 정원과 정원이 한눈에 보이는 커다란 창문이 있는 빨간 지붕의 집을 상상하면서 꿈을 키우는 하얀 곰.
집을 다 지으면 좋아하는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었다.
우리는 누구나 꿈을 키우며 살아간다.
설령 현실적으로 꿈을 실현시킬 수 없다 하더라도 꿈을 꾸는 동안에는 행복하기에 절대로 포기하지 못한다.
하얀 곰도 그랬다.
그러다가 마침내 집을 짓기로 결심하는 그 날이 찾아왔다.
으쌰! 으쌰! 으쌰쌰!
집을 짓는 일은 힘들었지만 하얀 곰은 그래도 신이 났다.
그런데 방해꾼들(?)이 등장한다.
걱정이 많은 여우와 겁이 많은 친구 너구리가 다녀간 뒤로 하얀 곰은 금세 갈등에 직면하게 된다.

-여우가 가고 나서 혼자 남은 하얀 곰은 여우처럼 걱   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그게 끝이 아니다.

-집채만큼 커져버린 무서움 때문에 하얀 곰은 더 이상 집을 지을 수가 없었어요.-

이제 집 짓는 것을 포기한 하얀 곰은 하릴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다.
그런데 실의에 빠진 하얀 곰과는 대조적으로 원인 제공을 한 여우와 너구리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자신들의 일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었다.
봄에는 들판을 쏘다니며 곤충잡이를 하고, 여름에는 낚시를 하거나 수영을 즐긴다. 가을에는 경치 좋은 곳으로 소풍을 가고, 눈 내리는 겨울날에는 눈사람을 만들며 계절의 정취를 만끽한다.
하지만 하얀 곰은 그 모든 보석같은 순간들을 멍하니 보내고 만다.
안타깝고 속상하였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뭔가에 휘둘린 채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낙담한 나머지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린 사람들...
그렇다면 하얀 곰은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이 아름다운 그림책 속에서 모두가 꼭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오래 오래 기억하고 싶은 가장 멋진 장면은 역시 마지막 페이지다.
언젠가는 오일파스텔 그림으로 따라 그려보고 싶다.
꿈의 완성, 흙의 힘, 씨앗의 생명력, 깨달음의 순간을 자축하라, 자연에서 배우다, 행복의 원천, 내 안의 에너지를 깨우다, 그래도 친구는 소중해...
그림을 볼 때마다 내 삶의 좌표가 되어 줄 귀한 메시지들을 새삼 돌이켜보게 될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꿈을 이룬 하얀 곰의 이야기가너무도 사랑스러워서 두 손으로 책을 감싸고 가만히 품어 보았다.
눈을 감은 채로 하얀 곰의 마음이 되어 기쁨을 한껏 누려 보았다.
내게 허락된 즐거운 기억들이 마구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오래도록 여운을 즐길 수 있어 행복하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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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글부글 말 요리점 신나는 새싹 208
조시온 지음, 유지우 그림 / 씨드북(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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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지인으로부터 들은 칭찬 한 마디가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내가 말을 맛있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 그림책을 만나는 동안 불현듯 그 순간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나도 말 요리사?
곰곰히 따져보니 꽤 괜찮은 캐릭터인 듯하다.
그림책 뒤표지의 질문이 거시적으로 다가왔다.
"말이 요리라면 어떨까요?"
"당신은 어떤 말 요리를 먹고 싶나요?"
"당신은 어떤 말 요리를 만들고 싶나요?"

<부글부글 말 요리점>의 요리사는 말이다.
우리 말의 동음이의어를 유희적으로 해석한 재미있는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분도 놓치지 말고 즐기면 좋겠다.

어느 날 말은 소원동굴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이던 전설의 요리책을 발견하였다.
'부글부글 말 요리_비밀 요리법'
비장의 무기를 장착하고 야심차게 말 요리점을 오픈하였건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버렸다.
무엇이 문제였던 것일까?
메뉴? 음식 맛? 서비스?
독자라면 누구라도 단박에 눈치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말의 모습이 웃프다.
당신이라면 이런 음식을 먹기 위해 그 곳을 다시 찾고 싶겠는가?
이 그림책은 '먹는 이의 속을 뒤집어 놓던 부글부글 말 요리가 모두 줄 서 기다리는 맛있는 말 요리로 바뀐 비법'을 알려준다고 한다.
그런데 그 비법이란 것이 의외로 간단해서 더욱 놀랍다.

-부글부글 말 요리를 
 반대로 하면 
 맛있는 말 요리가 탄생합니다.-

일러스트가 내 맘 쏙이라 더 좋았다.
톤 다운된 색감 선택은 고급진 느낌을 자아내며, 단정한 선과 면으로 섬세한 디테일을 살린 묘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타이포그래피와의 조화로움은 압권이다.
언어의 힘과 국어의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고급진 발상과 스토리라인에도 경외감을 느꼈다.
말 요리라니...말과 음식의 콜라보는 처음 보는 것 같다.
말과 음식은 같은 듯 다른, 운명같은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한 마디 말이 상대의 심장에 구멍을 내어버릴 수도 있는 것처럼 음식 또한 그러하다.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것이 음식이 아닌가!

이제 그림책이 던지는 질문에 우리가 답할 차례이다.
말이 요리라면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
맛있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말 요리라면 시시때때로, 아무리 배가 불러도 사양하지 않겠다.
내가 만들고 싶은 말 요리도 있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면 재료가 가장 중요하다.
오늘 하룻동안 골라 본 때깔 고운 말들을 소개한다.
예뻐!
사랑해!
고마워!
다 괜찮아!
네가 최고야!
오늘도 수고했어!
우리 내일 또 만나자!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우리는 누구라도 말 요리사가 될 수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꺼이 맛있는 말 요리에 도전해 보자.
무시 말고 인정 한 술 넣고 푹 끓인 따끈따끈 말 탕.
변덕 말고 믿음으로 반죽해 가을 햇살로 구운 바삭바삭 말 부침개.
심술 말고 솔직 담백하게 진심을 뿌린 호록호로록 말 국수.
너와 내가 함께 어우러지는 말들로 만든 덩실덩실 비빔 말.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에게로 시선을 옮겨 둥글게 만 동글동글 말 김밥.
미움 말고 친절함으로 사려깊게 간을 한 가지런한 말 초밥.
마지막으로 나만의 특제 말 요리를 개발하고, 서로의 레시피를 공유한다면 더욱 좋겠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통하여 스스로의 언어 습관을 돌아보고, 말의 무게와 영향력을 체감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기 바란다.
흥미로우면서도 특별한 말 그림책을 찾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이 책을 만나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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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읽어도 괜찮아 미운오리 그림동화 11
허드슨 탤벗 지음, 허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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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이 있는 아이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그 아이의 어려움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었고, 그저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글을 읽을 때 발음이 명확하지 않으며 특정 단어를 빠뜨리고, 문장을 통째로 삼켜 버리거나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읽기도 하였다.
난독증 증세를 시각화시킨 그림책의 일러스트를 보면서 그 아이의 모습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이 정도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였다.
그 아이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이 그림책을 통하여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느리게 읽어도 괜찮아."
지금이라도 그 아이에게 이 말 한 마디 따뜻하게 건네고 싶어진다.
허드슨 탤벗 작가 또한 어린 시절에 난독증을 겪었다고 한다.

"제 이야기가 저와 같은 상처를 견디고 있는 아이들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길,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를 읽고 쓰는 어린 독자들에게 힘이 되길 바랍니다." (작가의 말)

-샬럿 시디에게,
 사랑과 존경과 감사를 담아.-

표제지에 실린 헌사이다.
'샬럿 시디'는 누구일까?
작가와는 어떤 관계일까?
두 사람의 이야기가 진심 궁금해졌다.

그림책 속 화자인 '나'는 난독증을 겪고 있다.
난독증이란 지능과 시력, 청력 등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뇌신경학적인 문제로 인해 음운인식능력이 부족해져 읽기에서 어려움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놀랍게도 전체 인구의 15%가 이에 해당한다고 한다. 
역사적 인물로는 에디슨과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리고 세계적인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있다.
그러고 보면 난독증의 이면에는 남다른 창의력이 깃들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우리 반에서 책을 가장 느리게 읽어.
 친구들이 다음 페이지를 넘길 때
 난 여전히 첫 번째 문장을 읽고 있어.
 이건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야.-

난독증으로 인하여 천천히 한 글자씩 자기만의 속도로 글을 배우는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짙은 감동과 긴 여운으로 가슴 한 쪽이 시큰거렸다.

-난 마음 속으로 낱말을 하나하나 그려 봐야 하거든.-

-긴 문장은 너무 어려워!
 문장이 길어지기 시작하면 마음이 금세 길을 잃고 말아.-

-수많은 글자와 페이지가 나를 잡으려고 쫓아왔어.-

-처음부터 책이 무섭진 않았어.-

-글자가 빼곡한 페이지는 나를 가로막는 벽 같았어.-

긴장감을 높이는 이런 문장들과 마주할 때는 독자 입장에서도 읽어내기 힘들었다.
그림책 속 가장 안타까운 장면이다.

-글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나 혼자 길을 잃고 말았어.-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자칫 절망에 빠진 채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게 될까 봐 조바심이 났다.
다행히 이야기는 반전의 급물살을 탄다.
주변을 돌아보며 더 많은 사람들과 너른 마음으로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이다.
이해와 관용, 도전과 극복의 빛나는 실천 의지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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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나눔 정원
조위 터커 지음, 줄리아나 스웨이니 그림, 주유미 옮김 / 행복한그림책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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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섭리를 알게 하고, 순리대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낸 그림책이다.
<우리 동네 나눔 정원>은 도시에 살면서도 베란다 또는 옥상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 빈터를 임대하여 주말 농장을 경작하는 사람들이 적극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한때 우리 가족도 주말 농장에 도전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결국 포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림책의 내용처럼 동네 안에 이런 공간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을 좋아하는가?
어떤 꽃을 좋아하는가?
그 꽃이 지고 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는가?
직접 꽃씨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가장 좋아하는 꽃의 씨앗을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이 있는가?
이듬해 봄, 다시 그 꽃씨를 뿌려본 적이 있는가?

질문에 대하여 어떤 답을 하였더라도 상관없다.
누구라도 이 그림책을 만나는 바로 그 순간 깨닫게 된다.
꽃이 피고 지듯이 계절도, 사람도 순환한다는 자연의 이치를...

이제 본격적으로 그림책을 만나러 가 보자.
먼저 표지 그림을 열심히 살피면서 내가 상상하는 '우리 동네 나눔 정원'의 모습과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세밀하게 그려진 꽃과 열매들이 정겹다.
내가 아는 이름들이 많아서 괜스레 뿌듯한 마음이 생겨나기도 했다.
주요 등장인물은 할머니와 화자인 나, 그리고 동네 아주머니 두 사람이다.
눈부신 봄날 아침에 시작된 이야기는 차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치고 해님도 빛을 잃는 겨울 어느 날을 지나고, 또 다시 따사로운 아침 햇살이 세상을 어루만질 때까지 이어진다.
그림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그야말로 마법같은 순간을 담아내고 있다.
상실의 아픔을 따스한 기억으로 간직할 수 있어 내 마음까지도 포근해지는 듯 하였다.

따라 그려보고 싶은 장면도 있다.
그림책 속 인물들 대신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려 넣으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할머니와 나는 진디밭에 담요를 깔고 누워
 꿀벌들의 노랫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이처럼 자연과 더불어 충분히 휴식하는 동안 우리의 몸은 밝은 에너지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놀라운 생명력을 바탕으로 하는 건강한 먹거리, 아름다운 생태계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생활의 지혜를 독자 스스로 발견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그림책이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은 고귀한 메시지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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