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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홀리 하비 지음, 하린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11월
평점 :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환상을 담뿍 담아낸 이 그림책!
완전 대박이다.
우리 모두의 크리스마스 전날 밤을 단번에 불러온다.
소원 양말, 새하얀 눈, 순록들이 끄는 썰매, 산타 할아버지, 굴뚝, 장난감 자루...
일러스트는 장면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들여다 보는 듯 축복이 가득하다.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순간이 아닌가!
이 맛에 그림책 한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밝혔듯이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고 하는 클레멘트 C. 무어의 시를 그림책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클레멘트 C. 무어가 자신의 아홉 자녀를 위해 지은 56행 시의 내용은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크리스마스 이야기 중 하나가 되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는 제목은 원제가 아니다.
원제는 그림책의 제목과 같이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가 맞다.
홀리 하비 작가는 시대를 초월하는 이 작품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작업에 임하였다. 그러면서도 기존 작품에 새로운 시각을 더하기 위하여 호기심 많은 아기를 등장시키게 된다.
표지 그림 속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말똥말똥 눈을 뜨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기다려 본 적이 있는가?
크리스마스 전날 밤에 아이들은 소원 양말을 걸어 놓고 눈을 부비며 산타클로스를 기다린다.
그 기다림의 끝에서 맛보는 달콤한 행복은 아이들의 작은 우주가 될 터이다.
어른이 된 내가 지금도 여전히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믿고 싶은 이유는 그 작은 우주가 너무나도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두 눈, 폭 파인 보조개.
발그레한 뺨, 앵두같은 코.
장난스런 미소를 머금은 입꼬리,
눈처럼 하얀 턱수염.
입에 문 파이프에서 흘러나온 연기가
화환처럼 머리를 감싸고,
움직일 때마다 둥그스름한 배가
그릇에 담긴 젤리처럼 출렁거렸어요.-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묘사하고 있는 본문 내용이 인상적이어서 원전을 찾아 비교해 보았다.
https://www.gutenberg.org/cache/epub/17135/pg17135-images.html
과연 무어의 시 속에 등장하는 산타클로스는 이전의 산타클로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모델은 어린이들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진 성 니콜라스뿐 아니라 자신의 집에서 일하던 네덜란드인 일꾼이었던 것이다.
-1822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무어는 이들을 하늘을 나는 썰매에 탄 유쾌한 요정 할아버지로 변신시켰습니다.- ( 그림책의 부록 페이지 )
여덟 마리의 순록이 끄는 썰매에 장난감 자루를 싣고 솜털처럼 가볍게 하늘을 나는, 재투성이의 다정한 산타 할아버지를 새롭게 창조한 클레멘트 C. 무어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우리가 그림책을 읽을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특별히 이 책은 글보다는 그림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시각적으로도 충분히 즐겨야 할 것이다.
매번 새로운 작업 방식을 발견한다는 홀리 하비 작가의 예술적 지향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나 또한 완벽한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발견한 것 같아서 더없이 기쁘고 뿌듯하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