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망가져도 고!
김지룡 지음 / 글로리아출판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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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대형서점이 좋은점은 책을 사지 않고서도 그 내용을 읽을수 있다는 점에 있다. 물론 서점에서 하루종일 책 읽는것도 고역이고 읽고나면 괜시리 돈도 안낸 도둑놈 같은 느낌도 들긴 하다. 하지만 좋은 책이라면 대체로 몇페이지 읽고 돈내서 사던가 최소한 도서관에서 빌려읽게된다. 대형서점의 존재로 인해 우리는 쓰레기같은 책을 저자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고서도 그 정체를 알수 있다.

김지룡은 참 대단하다. 세월이 지나도 그 뻔한 레퍼토리를 계속 울거먹다니. 웬만한 사람은 이런짓 못한다. 부끄러우니깐.나는 김지룡이 B급 생활 어쩌고 하면서 행복하게 살자는 말 하는것에 혐오를 보낸다, 다름이 아니라, 이인간이 별 시덥잖은 글을 쓰면서도 잘살수 있는것은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과 일본 게이오대수학이라는 간판때문이 아닌가? 왜 그것을 부인하는가?

그러고서 항상 인생은 재미있게 살자. 성실하게 살필요 없다..이런 말을 되뇐다. 그런데 김지룡처럼 살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물론 삶의 태도가 문제라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김지룡은 얄팍한 환상을 사람들에게 불어넣고(아동바동 살지마렴! 세상은 편히 살수 잇는 것이야!) 자신은 돈을 벌어간다. 자본주의자인 나는 돈버는 것 자체에는 뭐라고 하지 않는다.상업주의가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상업주의를 거부하는 척하며 돈을 벌어가는것은 저열하다.

제발 나는 이자가 앞으로는 책을 쓸데 좀 다른 책좀 읽고 썼으면 하고 바란다. 김지룡은 자기는 어려운책 읽기 싫다고 자백하는데 한가지 확실한것은 지식이 없는것은 전혀 부끄러운것이 아니며 지식을 자랑하는것은 천박한 것이지만 무식을 자랑하는것처럼 위험한것은 없다는 것이다.

김지룡이 도무지 문화를 읽을때 제대로된 틀을 가지고 한적이 있나? 단순히 '재미'뿐이다. 문화읽을때야 그럴수 있다고 보더라도(나는 여기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인생자체가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재미를 추구하는것이 과연 얼마나 가능한가? 그것은 전술한 바와같이 김지룡이 서울대출신이라는 딱지에 의지하기 때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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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보기
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소연 외 옮김 / 시각과언어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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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이 번역이 될때는 우리나라에 막 라캉이 소개되기 시작할때였다고 보입니다. 주로 우리나라에서 라캉을 공부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마르크시즘에서 한계에 부딪히자 이론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하여 알튀세르를 읽기 시작하고 그러다가 알튀세르이론의 기초가 된 라캉에 입문하게 되는 식이지요. 이 책의 번역자도 비슷한 경로를 밟은것 같고, 지젝 자신도 포스트알튀세르주의자라고 자칭하고 있읍니다

이 책은 정말로 재미있읍니다. 물론 영화의 이론적인 분석과 평론에 체질적인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그때보고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웬 분석이람!)에게는 아무런 관심이 없겠지만 영화라는 것을 어떻게 읽는가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라캉의 후기이론을 기본으로 자유자재로 영화를 요리하는 지젝의 재주가 정말로 경이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정확히 말해 이 책은 개별 영화의 평론이라기보다는 각각의 영화에서 나타나는 라캉이론에 대한 해설서입니다. 지젝의 책은 이것이 나온 후에 두권이 더 번역되었는데 전 세권을 다 읽어보았는데 영화 자체에 대한 이론서로는 이책이 가장 탁월하다고 보입니다. 나머지 두 책은 영화이야기는 철저히 라캉이론의 해설의 보조수단으로 나오지만 이 책은 영화 자체의 구조의 이해에도 분명히 도움이 되며 내용도 이해가 쉽습니다.

한가지. 국내에 소개된 라캉이론서는 거의 다 전기의 라캉사상. 즉 상징계를 강조하는 구조주의적인 라캉인것에 반하여 지젝이 기대는 라캉사상은 60년대 중반부터 죽기전 70년대에 전개했던 실재를 강조하는 라캉사상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라캉이론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나가면 이해가 힘든부분이 꽤 됩니다. 이책은 국내에 잘 소개가 되지 않은 후기라캉사상의 입문서로도 좋은 역할을 합니다. 이후에 소개되는 할리우드의 정신분석이나 향락의 전이는 완전히 후기라캉이론의 틀로서 이론이 전개됩니다. 지적 쾌감을 위하여 반드시 읽어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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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주의의 사유체계와 사상 - 레비-스트로쓰, 라깡, 푸꼬, 알뛰쎄르에 관한 연구
김형효 지음 / 인간사랑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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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사조가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읍니다. 여기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용어의 적절성에 대하여 문제를 삼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어찌되었건. 기존의 이성우위의 철학, 즉 칸트에서 헤겔로 이어지는 독일 관념론의 전통과 칸트에서 분석철학으로 이어지는 전통에 대항하여 비합리성, 욕망등을 강조하는것을 넓게보아 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본다면. 무엇보다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사조의 모태이며 근간을 이루는 구조주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이 책은 92년경에 나온 책인데 그때에는 현대프랑스철학 자체가 소개가 되지 않았을때이며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선구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읍니다. 10년이 다되가는 지금에 봐도 내용의 충실함은 감탄할만 합니다. 구조주의에 대한 입문서로는 영어권의 학자가 쓴 책도 있고 일본인이 쓴책도 있고 최근엔 프랑스인이 쓴 책도 나오지만 내용의 풍부함에는 이 책에 미치지 못합니다.

바르뜨를 제외한 구조주의의 4인방에 대한 소개가 충실합니다. 사실 구조주의를 소개함에 있어서 그 학문의 깊이가 엄청난 4인을 소개하는것은 책 한권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며 가급적 중요한 내용을 위주로 요약할수밖에 없읍니다. 여기에서 문제는 간단한 이론나열에 그칠 위험인데, 김형효교수는 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해갑니다. 내용의 튼실한 설명과 요약이라는 두가지 토끼를 잡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저자가 우리나라 사람이라서 외국 서적을 읽을때의 난해한 문체가 별로 없읍니다. 외국 인문서적은 저자들이 현란한 문장을 구성하면 그것을 직역하면 굉장히 이해하기 힘들어집니다. 어순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이런 문제가 이 책에는 없읍니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글씨가 너무 작아서 요즘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는 눈에 잘 안들어올수도 있다는것과 알튀세르의 경우 저자의 알튀세르의 반감이 투영되어 주로 비난 위주로 흐른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단점은 이 책의 장점에 덮혀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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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소년이 좋다
남승희 지음 / 해냄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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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서 난 느낌은, 저자에게 글쓰기에 기본이나 갖추라고 말하고 싶다. 최소한 국문학을 전공한다면 글을 쓰는데 좀 잘써야 하지 않겠는가?

마광수만하더라도(난 이자가 자유의 화신 어쩌고 하는것도 웃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자는 한국의 성의 일그러진 상징적 질서에서 철저히 잉여향유를 누리는 자이다.) 글을 정치하게 쓰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구어적인 기분으로도 읽기 무난하게 쓰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저자는 뭐냐. 마광수를 따라하려면 좀 제대로 하란 말이다.

나는 미소년이 좋은 이유 어쩌고 해서 인류학적, 사회학적인 내용이 나오는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고작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그냥 늘어놓는것은 누가 못하나? 이건 길거리에 가는 어떤 남자 잡고 '전 예쁜 여자가 좋아요'라는 글을 써보라 하는것과 다름이 없다. 성의 자유화니 어쩌니 하는 다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것은 누가 못하는가? 최소한 책을 낼 정도면 정밀한 지식 혹은 그것의 독창적 접근은 있어야 하지 않는가?

나의 이런 태도가 로고스 우월적이라고 저자는 반박할지 모른다.(이자의 지적 능력으로 볼때 데리다를 읽었을리도 없다. 그냥 귀동냥으로 들었기나 할까?) 하지만 이런 멍청한 책을 용인하느니 난 로고스주의자라는 비난을 기꺼이 들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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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사기 - 포스트모던 사상가들은 과학을 어떻게 남용했는가
앨런 소칼, 장 브리크몽 지음 | 이희재 옮김 / 민음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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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내 자신은 프랑스의 현대사유에 대하여 관심은 많지만 그에 대해 전부 동의하는것은 아니라는 것을 먼저 밝히고자 한다. 합리적 보수주의를 자임하는 나로서는 프랑스 사유의 독창성과 참신함, 화려함에 마음이 끌리면서도 특히 후기구조주의에서 나타나는 지나친 상대주의(그것이 미적이건, 윤리적이건, 인식론 적이건)와 비합리주의에 동의할수 없기 때문이다.

몇년전 과학철학수업을 들으면서 과학사회학이라는 분야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쿤의 상대주의보다 더욱 과격한 블루어나 라투르의 이론을 접하고서 상당히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엔 푸코나 데리다가 본격적으로 소개될 때였고 그들의 사유중 내가 동의할수 없는 부분들(지나친 상대주의라는 느낌)이 많다는 생각을 하던 중 미국에서 소칼이란 사람이 장난을 쳤다는 글을 읽었다. 몇년후 이 책이 번역된 것을 발견하고 그날 즉시 구입하였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이 책을 읽었고 처음에 받은 느낌은 꽤 글이 재미있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사실 그렇다. 소칼은 프랑스철학자들을 조롱하는데 소질이 있는듯하다. 단순히 잘못을 논증하는것을 넘어서 재치있는 문체로 조롱하고 있으며 이는 번역자의 실력이 뒷받침되어서 더욱 재미있다.

그런데 이 책은 문제가 심각하다. 많은 분들이 지적했듯 이 책은 처음부터 논리실증주의적인 입장에서 '논증되지 않은건 무의미한 헛소리다'라는 전제로 시작한다. 당연히 이런 입장에서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영미철학은 그 결과 굉장히 공허해진다-그들에게는 헛소리가 된다. 그런데 콰인이 지적한 논리실증주의의 모순을 굳이 지적하지 않더라도 검증이란것 자체가 모든걸 결정한다는 사고방식이 얼마나 웃긴가? 저자의 이런 입장은 구조주의에 대한 글중 '얄팍한 인문학적 지식에 과학의 합리성의 껍질을 씌우려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이란 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소칼은 자신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인문학 자체를 헛소리로 보는 것이다.

그리고 논증 자체도 상당히 문제가 많다. 이정우선생의 비판을 참조할 것까지도 없다. 들뢰즈의 경우 몇페이지에 걸쳐 인용해 놓고 고작 '모두 헛소리다'라는 식으로 때운다. 이리가레이나 보드리야르의 경우 조목조목 짚어낸 것과 대조적이다. 라깡의 경우 틀린점이 생각보다 많지 않자 '연관성을 왜 설명 안하냐?'라는 식으로 트집을 잡는다. 물론 라깡의 경우 특히 현학적인 면이 강하긴 하지만 라깡의 이론을 공부하면 오히려 그의 수학적 모델의 설명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는 것을 느낄수 있다. 그의 이론체계의 3개의 계의 관계가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칼은 이런걸 알수 없을 것이다. 우선 이쪽에 관심이 없고 자기가 이해안된다면 헛소리로 볼테이니.

마지막으로 한가지 추가. 나는 미국의 PC운동가들이나 해체주의자들의 극단적인 상대주의에는 짜증이 난다(소칼의 책에 보니깐 미국의 프랑스사상 수용자들은 본토보다 더 극단으로 나간다는 식의 서술이 있는데 그건 맞는거 같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것은 미국식 상대주의의 원조라고 할 푸코와 데리다에는 아무 말이 없다. 물론 두사람이 과학적 은유를 잘 안썼을 테니깐 그런것 같은데 정말로 미국의 괴상한 상대주의를 비판하려면 사실 두사람에 대하여 언급하는게 필요하지 않는가 생각되는 것이다.

이 책은 한번 볼만은 하다. 우선 이책을 보면 첫번째는 읽는데에 재미가 있고. 두번째 보면 미국식 사상의 폐해를 알수 있으며 어찌되었건 프랑스 사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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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비니 2005-03-01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수를 안심하고 자임할수 있다는 것...... 정치 선진국에서는 보수라는 말자체가 모욕이라는 것을 볼때, 별로 달가운 소리는 아닌것 같다

쿠자누스 2006-05-25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리실증주의주의>야말로 영미철학의 주류라 알고 있는데 그 입장에서는 '영미철학이 공허해진다'는 논리는 이상하다

fucking french 2011-08-02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하하하. 논리실증주의 입장이 문제가 아니라, 라캉등은 '논증'이란 것 자체가 없지 않나요?
그리고 그게 수학적인 모델입니까? 제가 보기엔 펜으로 싸질러 놓은 설사로 밖에는 안 보이던데요.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