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의 심리학
에드 라이트 지음, 정미나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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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대화하는 것의 절반 이상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이다. 가까운 사람부터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 뿐 아니라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들의 이야기도 대화의 소재가 된다. 그래서 가끔 터지는 큰 스캔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거리일 수 밖에 없다.

이 책에 실린 서른 가지 정도의 스캔들은 역사 상 많은 이야기를 남긴 것들이다.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과 빌 클린턴의 유명한 섹스 스캔들, 왕좌를 버리고 사랑을 택한 에드워드 8세와 차이콥스키의 우울한 일생, 비운의 로스코 패티 아버클과 지금도 활동 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 등 내가 알고 있던 이야기도 있고 몰랐던 이야기도 있지만, 읽는 내내 흥미 진진하고 무척 재미있다. 아마도 나같이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책이 만들어지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는 각 인물들의 스캔들이 일어나는 이유를 분노, 시기, 고집, 탐식, 탐욕, 허망, 정욕, 교만, 나태의 9가지 인간의 욕망에 맞추어 이야기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일으킨 이유를 분노, 시기, 탐욕, 허망 때문이라고 말한다.

인간에게는 끊없는 욕망이 있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진듯한 이들 또한 한 순간의 욕망을 참지 못해 파멸로 이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책은 많은 것을 알려주는 듯 하다.

다만 한 권의 책에 많은 이야기들을 담다보니 정말 가십거리 정도 밖에 안되는 수준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보다 깊이있는 내용이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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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갑자기
차우모완 지음 / 엔블록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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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시댁의 작은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간암이셨는데 병원 치료를 거부하시고 자연의학으로 치료 하신다고 음식 조절도 하시고 산에도 다니시고 하시다 결국엔 오래 버티시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가셨다. 장례식장에서 작은어머님이 우시면서 병원 치료를 받았어야 했는데 괜히 시간만 낭비했었다고 하시던 말씀이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났다.

이 책은 소설이다. 하지만 의학책에 더 가까운 듯 하다.

유방암에 걸린 여자가 치료와 수술을 거부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죽음을 맞이하러 간 그 곳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게 된다.

남자와 함께 행복을 느낄 즘 죽은 줄 알았던 언니가 다시 돌아오고 뭔가 석연치 않은 언니의 행동을 보며 여러가지 의문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게 된다.

내용은 추리소설인 듯 하다. 의문의 남자와 죽은 언니의 관계 등 사건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추리소설의 그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 내용은 그것이 아닌 듯 하다. 의학에 대한 비판이 더 중요한 듯 하다.

환자의 삶의 질과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치료를 강요하고 젖가슴을 도려내는 수술을 강요하는 의사들. 암이라는 무서운 질병 앞에서 약자일 수 밖에 없는 환자와 그런 약자들을 조종하려 드는 강자인 의사와의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사실 나 역시 의학적 지식이 전혀 없기에 병원이라는 곳이 마냥 무서우면서도 한 편으론 의사들의 말을 100% 신뢰하지 못한다. 그들도 결국 신이아닌 인간이지 않은가.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려 들지 않는 인간 말이다.

하지만 난 운명론자라 그런지 병원이던 자연치료던 죽을 사람은 죽고 살 사람은 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죽음의 순간까지 열심히 살아가는 것만이 최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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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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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제 곧 삼십대 중반이 되는 내 친구들 가운데 결혼을 한 친구들보다 안한 친구들이 더 많다.
그녀들은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이라 여기지도 않고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녀들도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어디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을 동반한 염려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아무나 만나서 결혼할 수는 없다는 그녀들이 이미 결혼을 한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다.
이 책의 여주인공 또한 결혼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꽃집을 운영하면서 부모님과 오빠 부부, 조카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지우는 학원 강사인 사카에와 연애중이다. 돈 많은 남자에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지우는 사카에의 집을 조금씩 정리하고 그 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소소한 일상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두 사람의 연애를 보면 과연 저 나이에 저럴 수 있을까 싶다. 마흔을 넘긴 여자가 가진 것 없는 학원강사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어렵지만 그 남자가 과거에 결혼도 했었고 아이도 있다면 더 어렵지 않을까. 더구나 두 사람의 연애는 정말 물질적인 것을 초월한 듯 보인다. 적은 수입에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거리를 찾으며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마치 여행을 다녀 본 사람들처럼 즐기는 그들의 일상이 무척 부러웠다.
신랑이 직장생활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 그만두고 월급이 적더라도 조금 편한 곳으로 가라고 말하지만 과연 월급이 줄어들면 나는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지금은 물질적으로 힘들지 않기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돈이 없는데 과연 우아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과연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살아갈 자신이 있을까.
이미 난 너무나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나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들의 삶과 연애가 부럽기도 하지만 내가 주인공이 되고 싶진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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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
아케노 데루하 지음, 신주혜 옮김 / 작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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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이 있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의 삶이 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지만 어느 순간 내 자신이 초라해 보이거나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은 열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열망으로 시작된다.
자신의 사업을 운영하며 멋진 외모에 남부러울 것이 없는 아소 도코는 자신과 정반대인 여동생 히사에와 함께 살고 있다. 밖에서는 완벽한 아소가 흐트러짐을 보이는 유일한 상대인 히사에는 실연을 당해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아소의 집에서 집안일을 해주며 아소의 행동을 다 받아주고 살아가고 있다.
아소에게 남자란 단지 필요에 의해 만나는 상대일 뿐이며, 자신의 일에서 성공하는 것만이 중요하다. 그런 아소를 동경하는 히사에는 평생 둘이 함께 살아가길 바란다. 하지만 어느 날 아소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와의 삶을 꿈꾸자 아소와 히사에 사이에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검은 표지에 제목까지 추리소설임을 나타내 주고 있지만 초반부터 뻔히 결말이 보여 조금은 싱거웠다.
책의 첫부분에 등장했던 여주인공이 사라지고 나타난 새로운 여인으로 그녀가 누구인지 뻔히 보이고, 히사에가 제약회사 출신에 틈틈이 약에 관한 정보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의 내용이 그려졌다.
내가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편이어서 그런지 복선이나 반전이 다소 약한 듯하였지만 인간의 심리나 사회의 모습을 묘사하는데 있어서는 무척 잘 그린 것 같은 느낌이다. 쉽게 남의 이름을 빌려쓸 수 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롱하는 것쯤은 아무 일도 아니며, 외로운 노인들에게 쉽게 접근하는 모습 등은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씁쓸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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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하성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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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대양사건을 몰랐다. 책을 한권 한권 읽을 때마다 난 왜 이렇게 모르는 것이 많은지 좌절하게 된다.
이 책은 오대양사건을 모티브로 씌여진 소설이다.
시골의 한 시멘트 공장. 그곳에는 오랜기간 함께 살며 인부들의 밥을 해주는 일곱 명의 여인이 있다. 그리고 그들과 그들의 아이들을 지켜주는 삼촌과 공장의 모든 사람들이 '어머니'라 부르는 사장인 여자가 있다. 미혼인 채로 아이들을 키우며 함께 기숙 생활을 하는 그녀들은 자신의 삶과 사랑에 있어 당당하며 비밀이나 꾸밈이 없다. 다만, 같은 해에 태어난 네 아이들에 대해서만 침묵을 지킨다.
어느 날 그녀들과 다른 직원들이 모두 함께 교살되고, 그들의 시신에 저항의 흔적이 없었다는 이유로 종교집단의 집단 자살로 결론 내려지고 만다. 하지만, 그녀들의 자식들은 이를 인정할 수가 없고,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만나 예전의 공동체 생활을 꾸리고 신신양회를 재건하며 사건의 진실을 하나씩 파해쳐 나간다.
눈이 멀었다는 이유로 사건 현장에서 살아남은 '나'가 바라보는 엄마 세대의 이야기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절묘하게 얽힌 이 책은 과연 진실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하게 만든다. 왜 '어머니'는 눈 먼 '나'를 살려두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들은 현재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함일까.
추한 진실과 그것을 덮고자 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말없이 받아들이는 그녀들.
삶에 대한 집착이 없다 하여도 자식들을 두고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다 읽었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
과연 작가는 제목 <A>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함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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