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Sex & Sensibility
한승억 지음 / Socks Puppets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포토에세이집인 <여자>는 초반부의 강함을 넘어서면 비교적 잔잔하게 전개되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난 아무것도 모르고 20대를 보냈다. 야동을 본 적도 없고 자위는 커녕 남자와 잠자리를 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의 첫날 밤. 우린 첫날 밤을 치르지 못했다. 너무나 무서워하는 나를 보고 신랑은 무척 당황했었고 나중에 말하길 그 땐 정말 자기가 평생 독수공방해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눈뜨기 시작한 성은 내게 낯설기에 어려웠다. 물론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이젠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오르가즘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모르겠다. 내가 느끼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닌지. 
이 책에선 여자들이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능동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위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을 스스로 알고 있어야 남자를 리드할 수 있고, 그래야 즐거운 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른이 넘은 나는 아직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인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조금 낯뜨겁기도 했고 부끄럽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넘어서면 평범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자들의 경제력, 남성을 알아보는 방법, 이성관계, 동성연애, 자녀의 성교육 등 성과 관계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약간은 두서없이 정말 친구에게 이야기 하듯 편안하게 전해진다. 물론 그런 이야기들 속에도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이 곳곳에 숨어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은 결혼 한 사람들 보다는 결혼하지 않은 싱글 남녀가 읽기에 좋은 책인 듯하다. 성격차이로 이혼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성(姓) 격차때문에 이혼한다는 말이 있듯 성은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문제다. 그렇기에 성에 눈뜨기 시작할 어린 사람들에게 오히려 적합한 것이 아닐까. 결혼을 앞둔 커플이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연구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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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es 2010-04-27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의 저자입니다.
좋은 평에 감사합니다.
이 책은 결혼을 앞둔 커플보다는 결혼 후에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커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 전에는 저희들이 절로 즐거울 때입니다. 하지만 부부가 신혼같은 삶을 영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정작 여성이 성에 눈을 뜨는 시기는 자녀가 자기 나름데로 학교를 갈 수 있을 때라고 합니다.
서평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