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이제 곧 삼십대 중반이 되는 내 친구들 가운데 결혼을 한 친구들보다 안한 친구들이 더 많다.
그녀들은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이라 여기지도 않고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에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녀들도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진 못하다. 어디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을 동반한 염려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아무나 만나서 결혼할 수는 없다는 그녀들이 이미 결혼을 한 나로서는 부럽기도 하다.
이 책의 여주인공 또한 결혼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꽃집을 운영하면서 부모님과 오빠 부부, 조카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지우는 학원 강사인 사카에와 연애중이다. 돈 많은 남자에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지우는 사카에의 집을 조금씩 정리하고 그 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며 소소한 일상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두 사람의 연애를 보면 과연 저 나이에 저럴 수 있을까 싶다. 마흔을 넘긴 여자가 가진 것 없는 학원강사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어렵지만 그 남자가 과거에 결혼도 했었고 아이도 있다면 더 어렵지 않을까. 더구나 두 사람의 연애는 정말 물질적인 것을 초월한 듯 보인다. 적은 수입에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거리를 찾으며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마치 여행을 다녀 본 사람들처럼 즐기는 그들의 일상이 무척 부러웠다.
신랑이 직장생활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 그만두고 월급이 적더라도 조금 편한 곳으로 가라고 말하지만 과연 월급이 줄어들면 나는 그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지금은 물질적으로 힘들지 않기에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돈이 없는데 과연 우아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과연 타인의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살아갈 자신이 있을까.
이미 난 너무나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 버렸나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들의 삶과 연애가 부럽기도 하지만 내가 주인공이 되고 싶진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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