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 사계절 1318 문고 68
박선희 지음 / 사계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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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마당이 있는 이층집에서 살고 싶었었다.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주택이 관리하기 힘들다는 걸 알게 되었고 아파트에서만 살고 있지만 말이다.
이 책은 낡고 오래된 이층집과 그 안에서 살고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30년 된 집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할머니, 명예퇴직 후 피시방을 운영하는 아빠, 커피를 사랑하는 엄마, 얼마 전 분가한 오빠 내외, 직장생활을 하며 타로점을 보는 언니, 여고생 몽주. 남보기엔 지극히 평범한 가족이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할머니 생신때 보여드리기 위해 마술을 배우는 몽주는 마술연습을 하기 위해 집으로 초대 한 친구들로 인해 집안의 구석구석이 많이 낡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연히 읽게 된 언니의 일기장을 통해 엄마와 아빠 사이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도, 언니가 외국인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것도 알게 된 몽주는 집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가지 일들과 함께 자신의 연애문제로 힘들어한다.
예전엔 꿈과 희망을 주었던 집이 낡아 허물어질 지경이 되고, 엄마는 이 집이 견디기 힘들다며 아파트로 이사가자고 하고, 할머니는 독립하겠다고 하며, 오빠 내외는 아이를 입양하겠다고 하며, 언니는 외국인 남자친구에게로 도망가 버렸다.
과연 몽주는 이 난관들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머리가 아프고, 그녀만의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다시 행복을 찾아주고자 한다.
가족은 한 집에 살지만 늘 함께 한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혼자여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외롭다는 말이 그런 의미가 아닐까. 오래 되어 삐걱되는 집이나 오래 지내다 보니 틈이 생기는 가족관계나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틈을 메우고 고쳐 나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몽주의 노력에 모두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도 그런 틈이 작을 때 미리미리 막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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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에디션 D(desire) 2
제임스 발라드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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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나왔을 때 난 대학생이었다. 충분히 영화를 볼 수 있는 나이었음에도 선뜻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워낙 내용이 파격적이었던지라...
서른이 넘어 책으로 만나게 된 <크래시>는 역시나 파격적이었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아름답다거나 야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저 이런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는가가 궁금해질 뿐이었다.
발라드와 캐서린 부부는 평범한 성생활에선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서로의 외도를 통해 자극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발라드가 헬런의 차와 충돌하게 되고 헬런의 남편이 사고로 죽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다시 만난 발라드와 헬런은 차 안에서 성관계를 갖게 된다. 그리고 발라드를 쫓아 다니며 사진을 찍던 본을 만나게 된다. 자동차 충돌을 통해 성적인 쾌감을 추구하는 본은 발라드를 그의 세계로 이끌게 되고 발라드는 아무런 거부감없이 그가 이끄는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결혼을 한 유부녀로서 반복되는 성적행위가 때론 별 자극없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자의 외도나 자동차 충돌, 동성애 등으로 표현되는 이 책의 내용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발라드가 운전을 하며 백미러로 아내인 캐서린과 본의 성관계를 지켜보며 오히려 부추기는 모습을 어떻게 납득한단 말인가. 물론 다른 여러 책에서 이런 장면들이 묘사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난 책은 없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불편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이 책을 쓴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이 책에서 상징과 은유 또한 읽어내지 못했다. 아마도 기본적으로 불쾌하다는 생각을 깔고 책을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직 난 이런 내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나보다. 몇 년 후 다시 읽어보며 상징과 은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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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릴리언의 위대한 선물
지미 카터 지음, 에버리치홀딩스 편집부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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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엄마라는 존재는 각별하다. 전직 미국 대통령인 지미 카터에게도 엄마는 각별한 존재였나보다.
1976년 대통령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나를 키운 어머니 릴리언부터 만나보라'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책은 지미 카터가 어머니 릴리언을 회고하며 써 나간 책이다.
인종차별이 당연했던 미국 남부 조지아 주에서 흑인을 이웃으로 인정한 유일한 백인이라는 릴리언은 흑인을 비롯한 가난한 이웃과 노동자들을 돌보고 보살핀다. 간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던 릴리언은 일흔의 나이에도 인도로 자원 봉사를 떠나기도 한다. 늘 당당하고 열정적이었던 그녀는 인도의 남녀차별도 뛰어넘고 나병환자도 돌보며 자신이 가진 것을 남에게 배푸는 것에 조금도 주저함이 없다. 또한 남편이 먼저 떠난 후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자식들을 돌보며 집안을 이끌어 나가는 일에도 조금의 주저함이 없다.
그녀는 여장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미 카터가 대통령이 되는 데에도 많은 공헌을 했고, 그 후 국가적 행사에 있어서도 그녀는 힘없는 노인의 모습으로서가 아니라 당당한 여성으로서 자신의 품위를 지켜 나간다.
책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 보았을 때 릴리언은 정말 위대한 여성이다.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그녀의 모습은 이기적, 개인적으로 살아가는 많은 젊은이들을 반성하게 만든다. 아마도 그런 어머니 밑에서 자랐기에 지미 카터 역시 자원봉사와 국제 사회 평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릴리언이 죽음이 찾아오는 순간까지 타인을 위한 삶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삶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다.
나도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데 늘 현실에 안주하며 하루하루 살아나가는 것에 만족한다.
나도 엄마가 되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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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번이라도 뜨거웠을까?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9
베벌리 나이두 지음, 고은옥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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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은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 듯하다.
사람들의 의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흑인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심지어 외국인 강사가 많은 영어학원에서도 흑인은 채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2011년인 현재도 그러한데 1950년대 백인과 흑인의 인권 차별이야 상상만으로도 충분하다.
1950면대 케냐는 백인들이 흑인들의 땅을 빼앗아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었다. 흑인들은 노예는 아니었지만 백인들의 집에서 일을 해주며 겨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였다. 백인 농장주 저택에서 주방 심부름꾼으로 일하는 무고는 주인집 아들 매슈를 어릴적부터 형제처럼 돌보며 자라왔다. 한창 백인들에게 빼앗긴 땅과 자유를 찾겠다는 흑인들이 모여 마우마우를 결성했을 무렵, 매슈의 농장 울타리가 망가지는 일이 생기게 되고 경비는 한층 삼엄해진다. 
매슈의 아버지는 다른 백인들과 달리 오랜동안 자신의 집안일을 해온 흑인들을 믿어왔지만 점점 살벌해지는 마우마우의 공격으로 인해 신뢰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우마우 색출에 열성인 경관의 아들 랜스와 놀던 매슈의 실수로 농장에 불이 나게 되고, 그로 인해 모든 흑인 노동자들은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된다. 결국 매슈가 아버지에게 사실을 털어놓지만 이미 그들의 관계는 회복 불가능하게 되었다.
무고와 매슈는 인종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자라왔지만 세상은 그들이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매슈는 친구 랜스와 학교 아이들때문에 무고를 함부로 대하게 되고, 무고는 흑인이기에 주인을 배신하고 마우마우에 가입하라는 강요를 받게 된다. 과연 그 둘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서로에 대한 믿음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는 관계이기에 고뇌하고 갈등한다.
과연 그 아이들은 자라서 성인이 되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솔직히 제목이 왜 <나는 한 번이라도 뜨거웠을까?>인지는 모르겠다. 그 아이들이 가슴 속에 느끼는 감정이 뜨겁다는 뜻일까?
그럼 나는 그런 뜨거움을 느낀적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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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아이들 (양장) - 히로세 다카시 반핵평화소설, 개역개정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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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일본의 대지진을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진으로 입은 피해도 끔찍했지만 연이어 터진 원전으로 인해 방사능이 유출되고 사람들은 어찌할바를 모를 지경이 되었다.
이와 함께 거론되었던 체르노빌 원전의 이야기는 그 당시 어린아이였기에 몰랐던 원전 폭발의 끔찍한 모습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이 책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이야기를 1990년에 출간한 것이다. 하지만 그 끔찍한 상황은 2011년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크라이나에서 한밤중에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던 날, 발전소 책임자인 안드레이 세로프 가족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당국의 명령에 따라 피난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아버지 안드레이는 군의 명령에 따라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이 발전소로 돌아가게 되고, 엄마인 타냐는 원전 폭발로 실명하게 된 아들 이반과 시름시름 앓는 딸 이네사와 함께 살아남기 위해 군의 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 원전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사람들은 점점 여러가지 증상을 보이며 아프게 되고, 길가의 농작물은 모두 죽어있고 가축들도 살아남지 못한다. 결국 아이들은 치료를 한다는 명목으로 부모와 떨어져 병원에 수용되지만 아무런 치료를 받을 수가 없고 죽음에 이를 때까지 고통을 견뎌야만 한다. 이반과 이네사는 서로를 걱정하지만 아무런 연락도 취할수가 없고 타냐 역시 아이들을 찾아 나서지만 이미 아이들은 아버지 곁으로 가 버렸다.
이 책을 읽다보면 원전이 폭발하면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 지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정부에서 사람들이 동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얼마나 무서운 거짓말을 하는지도 잘 보여준다. 이번 일본 원전이 폭발한 것도 엄청나게 끔찍한 일이다. 원전 근처에 사는 사람들 뿐 아니라 방사능의 유출로 가까운 우리나라부터 시작하여 머나먼 미국대륙까지 그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렇게 무서운 원자력 발전소를 그래도 세울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참 가슴 아프다.
우리에게도 언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는 사실이 더욱 무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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