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시 에디션 D(desire) 2
제임스 발라드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나왔을 때 난 대학생이었다. 충분히 영화를 볼 수 있는 나이었음에도 선뜻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워낙 내용이 파격적이었던지라...
서른이 넘어 책으로 만나게 된 <크래시>는 역시나 파격적이었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아름답다거나 야하다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저 이런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는가가 궁금해질 뿐이었다.
발라드와 캐서린 부부는 평범한 성생활에선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서로의 외도를 통해 자극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발라드가 헬런의 차와 충돌하게 되고 헬런의 남편이 사고로 죽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다시 만난 발라드와 헬런은 차 안에서 성관계를 갖게 된다. 그리고 발라드를 쫓아 다니며 사진을 찍던 본을 만나게 된다. 자동차 충돌을 통해 성적인 쾌감을 추구하는 본은 발라드를 그의 세계로 이끌게 되고 발라드는 아무런 거부감없이 그가 이끄는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결혼을 한 유부녀로서 반복되는 성적행위가 때론 별 자극없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자의 외도나 자동차 충돌, 동성애 등으로 표현되는 이 책의 내용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발라드가 운전을 하며 백미러로 아내인 캐서린과 본의 성관계를 지켜보며 오히려 부추기는 모습을 어떻게 납득한단 말인가. 물론 다른 여러 책에서 이런 장면들이 묘사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적나라하게 드러난 책은 없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불편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작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이 책을 쓴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이 책에서 상징과 은유 또한 읽어내지 못했다. 아마도 기본적으로 불쾌하다는 생각을 깔고 책을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직 난 이런 내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나보다. 몇 년 후 다시 읽어보며 상징과 은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찾아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