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지의 눈물
김연정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인에게 백두산이란 정말 거대한 의미로 다가온다. 애국가에도 가장 먼저 나오고, 죽기 전에 한 번 가 보기를 원하는 곳.
그런 백두산이 다시 화산 활동을 시작하여 머지 않아 폭발할거란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백두산과 남북의 분단 상황, 중국의 동북 공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발해의 멸망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무척 흥미진진하다. 재난 영화를 좋아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책 속의 내용은 백두산 폭발이라는 재난을 두고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백두산에서 지진이 자주 일어나면서 이도백하에 한국, 북한, 중국, 일본의 지질학자과 그들을 수행하는 일행들이 모여든다. 각자 조국의 입장을 대변하면서도 백두산의 위험을 알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백두산 가이드를 하며 백두산의 지진을 연구하는 정선화라는 여인이 있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백두산의 위험을 한국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한 친구 리서희가 있다.
백두산의 위험을 알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어떤 연구도 할 수 없는 한국, 백두산보다 체제 유지를 위해 핵개발이 더 중요한 북한, 백두산이 폭발하여 북한이 잿더미가 되면 자연스러 그 땅을 가질 수 있을거라 기대하는 중국, 그리고 이 모든 분단의 원인이 된 일본. 그리고 학자로서의 사명과 정치적 제한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 실감나게 전개되는 이 책은 물론 달달한 연애사 덕분인지 무거운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고 있다.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고, 미소짓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만약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일본의 대지진과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의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사실에 섬뜩함을 느끼기도 했다. 과연 백두산은 인내심을 갖고 우리를 더 지켜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