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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의 제국
김재석 지음 / 문학수첩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백혈병이 걸린 16살 소년 호야는 할머니가 계신 부산으로 요양을 하러 떠난다. 꿈결에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은 호야는 기분이 이상해진다.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에 실려간 호야에게 의사는 ’이미지요법’을 권하고 호야는 아빠를 따라간 박물관에서 ’백발도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 가야시대의 대장장이 범종, 고선지의 부하 무신, 고려시대 의녀 초희의 혼을 받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몸속 전쟁을 치르게 된다.
박물관을 놀이터 삼아 자라난 호야에게 과거의 조상들을 만나는 일은 아주 자연스러워보인다. 그리고 조상들이 우리를 돌봐주고 있다는 설정도 나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나역시 제사때마다 절을 하며 조상님께 건강을 빌어달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판타지를 그닥 즐기지 않는 나에게는 이 책이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난해하게 느껴졌다. 환상적인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아서 그런건지 이미 아이같은 순수함을 잃어서 그런건지 역사소설도 판타지도 아닌 느낌이라고 할까.
세 혼령들을 만나는 과정도 그들이 펼치는 전투도 별로 가슴에 와닿지가 않았다. 차라리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오히려 가족들이 호야를 걱정하는 마음이나 어린시절 친구인 연이를 다시 만나서 느끼는 감정들이 더 진실되게 느껴졌다.
1억원에 당첨된 책이라는데 아마도 남들이 느끼는 것을 나는 느끼지 못하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