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흑조의 호수

[전자책] 흑조의 호수
베넘 / 벨로체 / 2020년 2월

아주 매력적인 여성주인공 판타지였어요. 백조의 호수를 재해석해서 오딜과 오데트의 관계를 새로 그려낸 게 인상적이에요.

[GL] 시엘레 시엘리아

[전자책] [GL] 시엘레 시엘리아
김파란 / 그래출판 / 2020년 3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변명도 옹호도 허락되지 않는 쓰레기의 폭력 이야기지만 사랑은 사랑이었다는 이야기... 서두부터 인상적이었네요. 

화재가 난 마을에서 마녀 비슷한 걸로 몰려 죽기 직전까지 끌려다니던 이베르는 고귀한 귀족연구자 집안의 로엘의 눈에 들어 그 시종으로 가게 됩니다.

로엘은 어머니가 강간당해서 낳은 딸입니다. 그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딸을 사랑하며 새 남편을 얻고 학자로서의 업적도 이루어낸 빛나는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과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 있어요. 그에 대한 비뚤어진 마음을 이베르에게 풀어냅니다. 이베르는 처음 봤을 때부터 로엘에게 반해서, 로엘만을 사랑하고요. 로엘은 이베르를 폭력적으로 대하며 어머니를 증오하지만 가끔 고대어를 읋고 이베르는 그 말들을 마음속에 간직합니다. 시엘레 시엘리아, 오래 남는 울림이었어요.

발밑의 황제

[전자책] 발밑의 황제
은서예 / 문릿노블 / 2020년 3월

제대로 된 여공남수물이었어요. 키워드만 여공남수지 낮이밤져가 되는 내용들이 너무 많은데ㅠㅠ 그중 한줄기 오아시스와도 같은 작품이었네요.

주인공이 말 그대로 황제인 남자를 발밑에 두고 꽉꽉 밟고 굴려줍니다~ 멋지고 호쾌한 주인공이 앙칼진 쓰레기남 길들이는 과정이 재미있고 즐거워요. 다른 여캐들도 좋았고요. 좋은데 여캐들이 남캐들한테 너무 아까워라... 저도 기왕이면 gl보고 싶네요. 그리고 기왕이면 호위무사도 취했으면 했는데 것도 아까웠어요ㅋㅋ연작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작가님 다른 작품들이 기대돼요. 기왕이면 일처다부제도 보고 싶네요ㅋㅋㅋ

[GL] 악마는 신세를 입는다

[전자책] [세트] [GL] 악마는 신세를 입는다 (총4권/완결)
봄쌀 / 누보로망 / 2020년 3월

주인공인 단태연은 선천적으로 한쪽 다리를 접니다. 그걸로 고등학생 때 짝사랑하던 사람에게 심한 언행을 들었던 기억이 남아있죠. 성인이 된 후에는 대형학원의 연구실에서 교육자료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악마라 불리는 스타강사가 태연을 개인연구원으로 영입하겠다고 들이댑니다. 예 말그대로.. 개무섭게 들이대는 바람에 악마의 계약을 하고 말아요. 그 스타강사의 이름은 신세진, 고등학교 때 짝사랑하던 상대입니다.

뷰어로 읽는 내내 줄간격이 너무 커서 불편했어요(이북으로 이렇게 읽으니까 상당히 가독성이 떨어져요. 다른 플랫폼에 출간할 때도 이런 형식인가요. 웹 연재 하던 텍스트 그대로 가져온 것만 같은데 줄간격 교정 좀요ㅠㅠ 아니면 뷰어로 조절이 가능하게 해주세요.).

본문 자체는 술술 읽히고 부드러우면서도 톡톡 쏘고 즐거웠습니다. 인기작인 이유가 있네요. 주인공인 태연이는 작고 안쓰러워 보이지만 상당히 강단 있는 성격이에요. 능력도 있고 부지런해서 주변인들에게 호감을 삽니다.

초반에 세진의 내면 서술은 태연에 비해 부족하지만 첫 등장부터 두번째 등장 그리고 그 뒤의 파격적인 행보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1권부터 사보셔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1권 다 읽었을 즈음에 개꿀잼! 외치면서 재빨리 2권으로 넘어갔어요ㅋㅋㅋ

초반은 주로 태연과 또다른 스타강사 문지나쌤, 그리고 태연의 조카 은수 등 여러 인물을 만나고 세진과 어울리며 겪는 헤프닝으로 이어지다가,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세진의 심리와 시점이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눈물이 고일 만큼 설레고 아프고 재미있었어요.

톡톡 쏘면서도 아프고 부드러운 사랑이야기 좋아하시면 강추예요. 후회녀 키워드 진짜 좋다 진짜ㅋㅋㅋ전 후회남 싫어하는데 후회녀는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네요. 이 책이라서 재미있는 건지ㅋㅋㅋㅋ지나쌤과 은수라는 캐릭터도 재미있고 매력적이었어요. 

흐드러지는 달

[전자책] 흐드러지는 달
앰버진 / 조아라 / 2020년 2월

용병 주인공과 절세미남 납치범이 서로에게 빠지는 이야기예요. 토속적이고 호전적인 북부민족들 배경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런데 몽골리안 북아시아인들인지 북유럽계 백인들인지 헷갈려요. 

주인공은 귀족출신이고 약혼남의 가문에 의해서 멸족당한 후 용병일을 하고 지냅니다. 그러다 웬 남자한테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납치를 당해요. 밑도 끝도 없이 납치당해서 끌려가는데 되게 열받는 와중에 섹텐 터져요. 열받는 상황이지만 남자 외모 묘사가 개연성이 되어줍니다.

남자가 자기네 여자 가신한테 여주 시중 들게 시키는 부분이 별로였어요. 무사일 하던 가신보고 너 여자니까 같은 여자 돌보라고 갑자기 시중드는 일 시켰다는데 보는 제가 다 빡쳐ㅎㅎ 돌봄노동을 직접 하지 않고 다른 여자에게 떠맡기는 남자들은 지뢰예요.

주인공은 약육강식을 말하는 강한 무사인데 전 약혼남이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사실은 무른 면이 있어요(좋게 말하면 온정적인). 그리고 남자 쪽이 더 강하대요. 납치범 주제에 더 강한 게 얄미워서 한번쯤은 신나게 패는 장면이 있었으면 싶었어요. 대체적으로 즐겁게 잘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