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지구에서 무역하라 - 무역은 사라지고, 연결만 남는다
양송이.최건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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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나라는 상품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참 제한적이었다. 시장에 나라는 상품의 존재를 알려야했고 일대일의 교섭과 협상을 거쳐 계약이라는 과정으로 나아갔다. 오프라인에서 상품들이 모여 있는 박람회 같은 곳에서 시장의 바이어들이 상품을 둘러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기회였다. 그래서 박람회에, 요즘 직업선호도1위인 아이돌 지망생이라면 오디션장에 찾아가야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로 시장은 급격히 변했다.
박람회에 여전히 목숨을 걸어 상품을 준비했지만 더이상 바이어들은 박람회를 찾지 않는다.
열심히 시간과 돈, 노력을 들여 기술개발을 했지만 소비자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시장에서, 무역에서 더이상 기술이 최우선순위가 아닌 것이다.

#초연결지구에서무역하라 (#양송이 #최건식 지음 #21세기북스 출판)은 디지털무역시대의 수출에서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 해준다.
이 책에 적혀있는 모든 것들을 따라가면 결국 무역은 ‘연결’, ‘관계’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바이어들은 더이상 박람회에 가지 않는다. 디지털 세상에서 수많은 유사상품을 만들어내는 회회사들을 비교분석한다. 그 뒤에 자신들의 기준에 부합하는 회사에 문의메일을 보낸다.

그렇다. 이제 박람회에 맞춰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꺼지지않는 회사인 인타넷 상에서 자신을 어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충분한 수량이 없어도 상관없다. 지적재산권, IP라고 불리는 아이디어만 있어도 충분하다.
하지만 딱딱한 전문용어로 학위논문같은 특허권을 그대로 올려놓는 것은 시장의 선택을 받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다. 그것을 이해하기 쉽게 보기 좋게, 발표를 위해 내용만큼 보기 좋게 만드는 프리젠테이션 파일 처럼 잘 가공해야 한다. 친절하고 다정한 자기소개.
그것이 필요한 것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들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상품이 어디까지 퍼져나가서 소비가 될지 예측하기 쉽지않다. 디지털 무역 그 이전의 시대에는 퍼져나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각 나라의 통이라 여겨지는 사람들이 직접 넘어가서 발품을 팔아도 될까말까한 시대였다. 하지만 이제는 검색만 하면 전세계를 대상으로 상품목록을 볼 수 있다. 그러니 누가보더라도 이해하기 쉽고, 신뢰가 갈 수 있고, 호감을 얻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해 둬야한다.

사람 대 사람으로 관계를 맺듯이 인터넷 속에서의 판매자와 소비자도 그렇게 만나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모두 소비자이기에, 생산자, 판매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전 경제학 시간에 배웠던 생산자와 소비자가 합쳐진 현명한 소비자를 뜻하는 프로슈머가 더이상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채널들이 생겨나면서 IP들이 전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 조건이 너무나 잘 갖추어져있다.

<초연결 지구에서 무역하라>에서도 강조하지만 이 책에서 알려준, 수록된 실제성공사례로 본 방법들을 당장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식, 금, 전자화폐가 아무리 오르면 무엇하나.
실행에 옮기지 않았으면 나랑 아무 상관없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가만히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조금씩 뒤로 밀려나는 것이다.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같은 경우 뒤로 밀려나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나 포함 많은 사람들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실천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책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기꺼이 가는 용기.
그것이 필요한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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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절한 미술책
페런 깁슨 외 지음, 박영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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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게 되면 꿈의 책이 되는 예술서가 한 권 있다. 바로 곰브리치의 <서양예술사>이다. 두꺼운(심지어 지면이 크면서 두껍다)페이지로 펼치기도 전부터 겁을 먹게하는 책이지만 그래도 이것만 다 읽으면 예술에 대해 뭔가 알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나 같은 경우에도 올 한해 나의 제1의 조력자님께 책을 선물받아 소장하고 있다. 언젠가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라는 핑계로) 책상에 앉으면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두고 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도, 미술도 그렇듯 공부하듯 지식으로 접근하게 되면 어려움은 물론 거부감도 드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나도 미술이 그랬다.
클래식음악은 그렇지 않았던 이유가 어릴적 엄마와 함께 책방에서 빌려 본 <피아노의 숲>,<노다메 칸타빌레>와 같은 만화책으로 시작하면서 부담감도 없고 내적 친밀감이 한껏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 클래식도 여전히 지식은 많이 없다. 좋아하는 음반을 그냥 반복해서 들을 뿐.

예술은 그렇게 접근해야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 유명한 인류 대표 예술가 중 한명인 피카소가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라고 말했듯이, 예술성은 우리의 안에 본능처럼 남아있다. 어릴수록 작품을 보고 평가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솔직하다. 배운다라는 지식의 습득이 사회화 되고 나서 예술을 접하면 그만큼 뭔가 잘해야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는 것이다.

나도 잘은 모르지만(아마 평생 그렇지 않을까)예술이 철학과 함께 인류의 오랜 역사를 함께해온 분야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인간과 가장 닮은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한 예술가의 삶의 한 때, 또는 전체를 관통하는 사유가 담긴 예술을 지식이라기 보다는 우리도 감정으로 받아야들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말은 그렇지만 그래도 수백 수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예술을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 정도는 도움을 받아야하지 않을까라는게 내 생각이다.

앞에서 말했던 예술서의 바이블, <곰브리치의 서양예술사>를 편찬했던 세계적인 아트북 출판사#파이돈 이 만든 #나의친절한미술책 (#페런깁슨 #어맨다렌쇼 #길다윌리엄스 지음 #을유문화사 출판)이 시작점의 길라잡이가 되기에 아주 훌륭하다.

예술에 관심이 없어도 들어봤음직한 백남준, 바스키아, 살바도르 달리, 반 고흐를 포함한 60명의 100여점의 작품이 아주 고퀄리티로 쨍하게 담겨있고, 그들의 작품의 특징과 어떤 점에 주목해야하는지 간략하게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처럼 간략하고 보기 쉽게 담겨있다.

더 자세한 이야기들은 빠져있긴 하지만 이렇게 100여점의 작품을 보고 호기심이 동하거나 좋아보이는 것을 좀 더 찾아보는 식으로 능동적으로 미술에 입문 할 수 있다는 것이 아주 큰 매력이다.
한명의 예술가에 대한 설명이 한장을 넘어가는 것이 잘 없어 부담없이 술술 볼 수 있어 심적 부담감도 낮춰준다.

예술은 사람이 함의를 담아 만들어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아는 만큼 보인다. 루이즈 브루주아의 9미터짜리 거미의조각상의 작품이 왜 프랑스어로 엄마를 뜻하는 ‘마망’인지, 엘리자베스 캐틀렛이 왜 판화 형식으로 값싼 종이에 최대한 많이 자신의 작품을 찍어냈는지, 단순히 폭풍우가 갠 뒤에 뜬 무지개를 그린 풍경화인데 왜 이 그림이 미국의 남북전쟁과 노예제도를 담고 있는지를 알게된다면 그 작품을 대하는 마음이 달라진다.
그것이 예술이 감추고 있는 함의이자 전하고자 하는 진의이다.

손바닥도 부딪혀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듯, 말도 서로 주고받아야 대화가 되고 흥미로워지듯, 예술작품도 회화, 조각, 조형, 설치미술과 같은 다양한 형식의 ‘언어’로 관람객들과 대화, 소통이 이루어져야 흥미로워진다.

어느정도 정답으로 여겨지는 견해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말로 분명하게 밝히는 예술가는 거의 없다.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것이 더 중요하다 판단한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받아들이든 부담가질 필요없다.
아이들처럼 슥슥 지나가다 왜때문인지 마음에 드는, 눈에 들어오는 작품앞에서 한참 구경하고, 작가의 이름이 뭔지, 재료가 뭔지 스윽 보다가 더 알고싶고 다른 작품도 보고싶어지면 그 때 더 알아보면 된다.
선 경험, 후 지식이 올바른 미술을 대하는 방식이라 생각한다.

각자의 삶에 미술을 공기처럼 받아들일 선경험의 부담없는 안내자로 손색없는 책이다.
이 책과 함께라면 분명 취향 하나 정도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술애호가가 된 것을 미리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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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그림 찾기 -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
박천기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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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그림 찾기. ⠀
어릴적 만이 아니라 지금도 휴대폰 게임으로 간간히 하고 있는 가끔 사람 아주 열불나게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틀린 그림’이 아니다. ‘다른 그림’이지. 다른 부분을 찾는 것이지 틀린 부분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둘을 비교하며 차이점을 찾는 것을 틀린 점 찾는 것이라 말한다. ⠀
실제로 일상 속 대화에서 다르다와 틀리다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매번 그것을 지적하는 것도 좀 그런가 싶어서 놔뒀지만 #틀린그림찾기 (#박천기 씀 #디페랑스 출판)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

우리는 실제로 다름을 틀림으로 배워왔다. ⠀
대다수가 만들어놓은 정형적인 모습과 본인, 자녀, 배우자 등을 비교하며 다르면 안된다고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고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침받았다. ⠀
그러다 보니 다른 두 개 사이에 지위적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고 하나가 다른 하나를 내리누르게 되었다. ⠀
이것이 ‘차별’이다. ⠀

이처럼 차이가 차별이 되는 것은 인류 역사에 꾸준히 존재해왔다. 남성과 여성, 백인과 흑인(황인도 마찬가지). 명확한 기준없이 그어놓은 차별은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 사이 누가 더 존중받느냐의 문제와 같은 모순들이 발생할만큼 터무니없는 것들이 많다. ⠀

사회가 어떻게 인식하느냐, 그 사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배우고 느꼈느냐에 따라서 절대적인 기준없이 둘 사이에 선이 그어져 발생하는 차별은 어떻게 해야 없어질까?⠀

역사와 사회화를 통해 우리 뇌의 작동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차별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당연하게도 노력이다. ⠀
마음에서 순수하게 우러나서 어느것도 차별하지 않고 대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사실 차별 자체도 마음에서 우러나서 한다기 보다는 우러나는 것 처럼 보일 만큼 조건 반사처럼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발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

이렇게 깊게 뿌리박힌 것을 바꾸려면 인위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차별로 여겨질만한 것들을 뱉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때껏 그렇게 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차별이라니까’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진심이 우러나지 않더라도 차별적 언사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내 안에서 튀어나오는 차별이라는 조건반사의 반사속도를 늦추기 시작 할 것이다. ⠀
그렇게 애쓰다 보면 차별에 대한 거부감이 뇌에 장착 될 것이고 그 후에는 차별에 대한 거부감과 바로잡고 지적하고 바꾸려해야한다는 마음이 새로운 조건반사로 자리잡을 것이다. ⠀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행하고 있는 작은 악행들(침뱉기, 작은 휴지 버리기 등)을 고치는 것도 제법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

하지만 악은 악함에서가 아니라 악에 대한 무사유에서 시작된다라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서 말하듯, 악임을, 차별임을 깨닫고(사유) 그것을 실천에 옮겨 체화시키는 과정이야 말로, 사회화라는 이름아래 무사유로 우리몸에 장착시킨 차별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세상의 어느것도, 심지어 자기자신 조차도 함부로 재단하여서는 안된다. 무언가를 평가한 것은 시대에 따라 언제든지 다르게 다시 평가될 수 있다. ⠀
차별도 상대방이 잘못된 것이라 말하던 것이 어떤 시대에는 그 화살이 내쪽으로 돌아올 때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내가 화살을 맞지 않기위해 차별을 하지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불손해보이는 이유로도 일단 차별의 무의식을 따라가지 않으려는 시도를 시작하는게 어떨까. ⠀
완벽하게 하지못한다면 시작도 하지않는 게으른 완벽주의자가 나이긴 하지만, 작은 무언가를 지금 당장 시작해야 완벽한 일들이 있음을 이제는 안다. ⠀
분명히 인식하고 지금 당장 시작해야한다. ⠀
선의 평범성. 작은 실천들이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여전히 남아 결국 세상을 바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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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민정준 지음 / 꿈꿀자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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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내게가르쳐준것들 (#민정준 씀 #꿈꿀자유 @ 출판)을 보며 팔방미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콩쿨에서 우승할 만큼의 바이올린 실력(수상 경력보다 바이올린이 자신의 모태신앙이었다 고민없이 말 할 수 있는 그 열정과 애정)과 대학병원 원장까지 할 수 있는 두뇌와 인간적 매력, SCI급 논문 200여 편을 작성하면서도 의대의 관현악반 지도교수로 연주하고 듣고 격려하는 도저히 한사람의 인생이라 할 수 없을만큼 촘촘한 필모를 보고있노라면 절로 혀가 나온다.

내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오히려 좋다)있는 시간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포기않고 버티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은 무엇일까? 어떠한 결과를 얻는 것?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도 버텨냈다는 과정의 훌륭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이다. 물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마지막 성적은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나의 노력과 더불어 모든 것들이 우주의 기운으로 한 곳을 향했을 때 얻어지는 것이지 성적만을 보고 달려왔다면 의학을 배우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의대 본과생들이 시간을 내서 악기 연습을 해서 의대음악회를 할 이유가 있을까. 그것도 70년동안 말이다.
딸이 생사가 걸린만큼 아팠던 와중에도 저자를 병원으로 불러 레슨을 해주시던 은사님, 논문과 의학저널에서의 글쓰기와는 전혀다른 수필을 쓰는 것을 알려주시고 이 책의 모든 글을 감수해주신 또 다른 은사님을 보면서 누군가를 이끌고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성과를 본 방법이라고 다른 사람도 이 방법이 통할리 없다. 나도 10년정도 과외를 하면서 제법 많은 학생들을 만났었지만 원하는만큼의 성적을 얻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도 수능에서 실패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그들의 3년은 실패한 것일까. 수능에서 무언가 하나를 더이상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스스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만큼 해봤다는 것(과제가 많은 편이었다.), 과정에 매순간 충실했던 그 기억하나만 가지고 성인이 되어도 어떤 어려움도 해낼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길 것이다. 그런것이 가르침이지 않을까 싶다.

좋은 가르침과 과정의 즐거움을 알았기에 저자는 음악을 평생 놓지 않았다. 그로인해 업무와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었고, 혼자서만 잘 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오케스트라를 보며 의료진들의 하모니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안위보다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알게되었다.

글쓰기와 바이올린을 알려준 스승들만큼, 음악 그 자체에서도 많은 것들을 배운 것이다.

우리도 각자 위치에서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바쁜 것도 맞고. 하지만 일이 자신의 전부가 되는 것은 옳지 않다. 일이 삶의 목적이 될 수 없을 뿐더러, 하나에만 너무 몰두하다보면 오히려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속한 세상에서 강요받는 일들 말고, 해보고 싶었던 무언가를 떠올려내고 실제로 해보라. 처음이라 어색하고 잘 못해도 마냥 즐거운 그런 일들이 분명 누구에게나 하나씩은 있다. 그것이 각자에게 숨통이 되어줄 것이다.
그 숨통이 점점 커지고 호흡이 편안해지면, 쉽기 지치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건강하게 기분전환 할 수 있게 된다. 그로인해 내 주위가 보이고 누군가를 돕고 함께하게 된다. 그렇게 내 주위에서부터 세상이 조금씩 더 살기 좋은 환한 곳이 된다. 우리 각자가 그렇게 세상을 밝히다보면 온 세상이 밝아지고 살기 좋아질 것이다.
악기 하나하나가 모여 오케스트라를 이루듯이, 목소리 하나하나가 모여 합창을 이루듯이 말이다.

내 안의 내면의 조화와 나와 세상과의 조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가파르게 발전해가지만 그로인해 못지않게 빠르게 삭막해져가는 이 사회에 어떻게 하면 위안과 따뜻함이 다시 돌아 올 수 있을지 그 실마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쥐었던 두 손이, 그리고 마음이 아직도 온기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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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당신의 죽음을 허락합니다 - 이토록 멋진 작별의 방식, ‘간절한 죽음이라니!’
에리카 프라이지히 지음, 박민경 옮김, 최다혜 감수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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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인간의 존엄이란 무엇일까.
인간이라는 종의 품격을 잃지 않는다는 것 아닐까.
그럼 인간의 품격이란 무엇일까.
아마 자신의 자유의지를 매순간 제약없이 발휘하는 것이지 않을까. 물론 같은 인간들이 합의해 만들어 놓은 법의 테두리도 지키면서 발휘해야 ‘품격’이라 인정받을 테지만.

살아가면서 인간의 존엄성이 가장 절실하고, 지켜져야하는 순간이 언제일까. 아마 생의 마지막이지 않을까.
아무문제 없고 건강한 몸을 가졌으나 중력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화를 통해 배우지 못해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태어난 직후만큼, 수십년의 생을 통해 명확한 자기만의 기준과 행복을 정립하였는데 갓 태어난 태아처럼 자신의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더이상 나아지지 못하고 악화만 될 것이 예정된 상황이 (어쩌면 더) 괴롭고 불편하고 불안하지 않을까.

불치병이나 말기암 같은 더이상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상황유지만이 전부인, 고통을 경감시켜주기위한 마약성진통제나 투여하고 폐에 물이 차서 호흡이 괴롭고 몸 밖으로 폐 속의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날 때까지, 의식이 끝내 놓여지는 순간까지 어떻게 해서든 버티는 것이 존엄일까.

#아빠당신의죽음을허락합니다 (#에리카프라이지히 씀 #스마트비즈니스 출판)은 인간의 마지막 존엄으로 조력존엄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실제로 더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 순간 조용히 누워 숨이 멎기만을 기다리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연명치료를 하지마라는 말을 문득문득 내뱉으시는 부모님을 겪은 경험 대부분 있을 것이다.

조력존엄사도 연명치료거부의 일종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인 저자는 본인의 아버지와 조력존엄사로 마지막 인사를 한 순간 이후 존엄사 기관인 디그니타스에사 근무하며 다양한 환자들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해 자신이 오롯이 선택한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정한 장소에서 품위를 잃지 않고, 젊었던 그때같은 안광을 빛내며 그 순간을 행복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며 전세계가 존엄사를 합법화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덤덤하게 그러나 사실적으로 적혀있는 글을 따라가면서 최근에 짝꿍과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가족을 떠나보내며 우리의 죽음의 순간을 생각해 본 것인데, 결국 아픈 스스로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병수발드느라 고생하고, 혼자 남겨질 상대방에 대한 걱정이었다. 혼자 남겨지는것은 안타깝지만(부부가 한날 존엄사를 택한 기사를 본 기억이 있지만 오롯이 삶을 누릴 건강이 남아있다면 더 누리기를 바란다) 병수발을 들게 하는 것은 정말 싫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다다라 씻지도 못하고 몸은 바짝말라 의식도 없이 고통스럽게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싫고(평생 잊혀지지 않는다)나도 내가 그런모습이 마지막인 것은 싫다.
이모습이 정말 인간의 존엄이 맞는가?

인간의 생명은 소중하고, 의사들은 법적구속력은 없지만 의술을 사람을 살리는 일에만 쓰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키며 살아간다. 그래서 더이상 손쓸 방법이 없으면 여명을 이야기하고 호스피스병원을 추천한다.
그러나 호스피스 병원도 만원이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려야한다.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병원에 입실해도 할 수 있는 것은 진통제를 맞는 것 뿐이다.
치료적 의술을 행하지 않는다. 알부민같은 병세회복을 위한 약은 쓰지않는다. 그렇게 저무는 것이 맞는가.
그렇기에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나의 모습으로 평화롭게, 그러면서 존엄성을 유지하며 마지막을 누릴 수 있는 존엄사가 말기 환자들의 선택지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찬반이 매우 뜨거운 논제라는 것을 안다.
나도 디그니타스의 운영자처럼 건강한 사람도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반대한다.
그리고 선택지가 된다고 모두가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그런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만으로도 남은 삶을 더 의미있게 살려는 의지를 갖게되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 내가 나일 수 있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남아있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어 줄 것이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갖기 전에, 각자가 원하는 마지막 순간을 생각해보고, 존엄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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