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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민정준 지음 / 꿈꿀자유 / 2025년 9월
평점 :
#음악이내게가르쳐준것들 (#민정준 씀 #꿈꿀자유 @ 출판)을 보며 팔방미인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콩쿨에서 우승할 만큼의 바이올린 실력(수상 경력보다 바이올린이 자신의 모태신앙이었다 고민없이 말 할 수 있는 그 열정과 애정)과 대학병원 원장까지 할 수 있는 두뇌와 인간적 매력, SCI급 논문 200여 편을 작성하면서도 의대의 관현악반 지도교수로 연주하고 듣고 격려하는 도저히 한사람의 인생이라 할 수 없을만큼 촘촘한 필모를 보고있노라면 절로 혀가 나온다.
내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오히려 좋다)있는 시간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포기않고 버티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은 무엇일까? 어떠한 결과를 얻는 것?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도 버텨냈다는 과정의 훌륭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이다. 물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마지막 성적은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나의 노력과 더불어 모든 것들이 우주의 기운으로 한 곳을 향했을 때 얻어지는 것이지 성적만을 보고 달려왔다면 의학을 배우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의대 본과생들이 시간을 내서 악기 연습을 해서 의대음악회를 할 이유가 있을까. 그것도 70년동안 말이다.
딸이 생사가 걸린만큼 아팠던 와중에도 저자를 병원으로 불러 레슨을 해주시던 은사님, 논문과 의학저널에서의 글쓰기와는 전혀다른 수필을 쓰는 것을 알려주시고 이 책의 모든 글을 감수해주신 또 다른 은사님을 보면서 누군가를 이끌고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성과를 본 방법이라고 다른 사람도 이 방법이 통할리 없다. 나도 10년정도 과외를 하면서 제법 많은 학생들을 만났었지만 원하는만큼의 성적을 얻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도 수능에서 실패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그들의 3년은 실패한 것일까. 수능에서 무언가 하나를 더이상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스스로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만큼 해봤다는 것(과제가 많은 편이었다.), 과정에 매순간 충실했던 그 기억하나만 가지고 성인이 되어도 어떤 어려움도 해낼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길 것이다. 그런것이 가르침이지 않을까 싶다.
좋은 가르침과 과정의 즐거움을 알았기에 저자는 음악을 평생 놓지 않았다. 그로인해 업무와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었고, 혼자서만 잘 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오케스트라를 보며 의료진들의 하모니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안위보다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알게되었다.
글쓰기와 바이올린을 알려준 스승들만큼, 음악 그 자체에서도 많은 것들을 배운 것이다.
우리도 각자 위치에서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바쁜 것도 맞고. 하지만 일이 자신의 전부가 되는 것은 옳지 않다. 일이 삶의 목적이 될 수 없을 뿐더러, 하나에만 너무 몰두하다보면 오히려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속한 세상에서 강요받는 일들 말고, 해보고 싶었던 무언가를 떠올려내고 실제로 해보라. 처음이라 어색하고 잘 못해도 마냥 즐거운 그런 일들이 분명 누구에게나 하나씩은 있다. 그것이 각자에게 숨통이 되어줄 것이다.
그 숨통이 점점 커지고 호흡이 편안해지면, 쉽기 지치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건강하게 기분전환 할 수 있게 된다. 그로인해 내 주위가 보이고 누군가를 돕고 함께하게 된다. 그렇게 내 주위에서부터 세상이 조금씩 더 살기 좋은 환한 곳이 된다. 우리 각자가 그렇게 세상을 밝히다보면 온 세상이 밝아지고 살기 좋아질 것이다.
악기 하나하나가 모여 오케스트라를 이루듯이, 목소리 하나하나가 모여 합창을 이루듯이 말이다.
내 안의 내면의 조화와 나와 세상과의 조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가파르게 발전해가지만 그로인해 못지않게 빠르게 삭막해져가는 이 사회에 어떻게 하면 위안과 따뜻함이 다시 돌아 올 수 있을지 그 실마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쥐었던 두 손이, 그리고 마음이 아직도 온기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