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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
이수정.김경옥 지음 / 중앙M&B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9]”극악무도한 범죄자의 심리를 우리가 굳이 알아야 하느냐고 질문할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범죄자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어야 할까?
범죄자의 목소리를 들을 때, 우리는 범죄자와 우리가 아주 다르다고 전제할 수도 있고, 반대로 그들과 우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전자의 시각을 취할 때 범죄자는 사회에서 추방해야 할 괴물이 된다.
한편, “역지사지” 비슷한 후자의 관점을 취한 나머지 피해자의 괴로움을 망각한 채 가해자에게 공감하고 연민을 느끼는 우를 범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나 자신이라는 거울을 상대방에게 비추는 것이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타인과 내가 공유하고 있으며 동의하는 사회윤리적 질서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라면 나 자신에 비추어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
이수정, 김경옥은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에서 전문가로서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함으로써 “괴물”과 “역지사지”의 딜레마를 다루는 방법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서 범죄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구분하는 관점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범죄의 동기와 원인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도 배울 수 있었다.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는 대중서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러나 흥미를 유발하는 태도는 지양한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 혼자 등교하는 것도 버거운 꼬맹이를 폭행해 죽음으로 몰고 간 끔찍한 사실 앞에서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5]처럼 가치판단의 언어를 배제하기 보다 적절하게 사용하는 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일반 독자가 흥미 위주로 범죄 이야기에 접근하고, 가해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고려한 저자들의 선택일 것이다.
이 책 말미에는 일반 독자와 프로파일러와 범죄심리학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부치는 에필로그가 달려 있다. 두 편의 에필로그는 이 책이 실제 범죄를 다루고 있으며,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를 다루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6개의 부록에서는 본문에서 사용된 범죄심리와 관련된 분석도구와 개념들을 소개하여, 범죄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전문가의 방법과 관점을 제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71] “혹자는 범죄자들을 위한 예산 집행이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정말 고민해야 할 것은, 그들이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 사회로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그들이 갱생되지 않으면 우리가, 우리 가족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 수 없다. 이 책의 목적은 바로 언젠가 다시 사회로 되돌아올 범죄자들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