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일레인 맥아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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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다음 날인 1월 25일 일요일, 우리는 북쪽의 보스턴으로 향한다.”

[89]”미레크와 카시아, 샤이엔, 비테크는 나와 함께 계속 북쪽으로 달리고, 제이크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뒤에 남는다. 그는 나중에 우리와 합류할 것이다. 다시 쏟아지는 눈 속에서 우리는 두 가지 색으로 된 황량한 풍경을 달린다. 희디흰 길과 들판, 그 들판을 가르는 검은 강, 흰 종이 위에 그린 연필 자국 같은 가지를 달고 있는 검은 나무둥치들. 얼어붙은 세상.”

북쪽 보스턴을 향하고 있는 이 가족의 목적지는 보스턴의 브리검여성병원이다. 2015년 1월 29일 목요일, 63세의 바버라 립스카는 브리검여성병원에서 뇌종양 수술을 받는다. 폭설로 이틀 연기된 날의 늦은 오전이었다. 뇌종양 수술 후 면역 치료 중 전두피질과 두정엽 기능을 상실하며 정신질환을 겪기 시작한다. 길을 잃어버리고, 먹을 것에 집착하고, 저녁으로 먹은 피자에 플라스틱이 섞여 있었다고 의심하고 믿어버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끔찍한 말과 행동으로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바버라 립스카는 병과 무관한 사람은 아니었다. 뇌종양이 발견되기 전에도 2009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투지 넘치는 성격의 바버라 립스카는 수술후 회복하여, 달리고, 자전거를 타고, 수영을 하며, 2013년에는 국립정신보건원 산하 뇌은행원장으로 임명된다.

바버라는 유방암에서 회복된 경험을 다시 떠올리며,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뇌에 전이된 흑색종 문제도 헤쳐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가 30년 이상 정신질환을 연구해 온 신경과학자였음에도, 자신이 뇌종양이 유발한 정신질환을 겪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몇 주간의 정신질환을 통과하는 동안 다정하고 유대감이 강한 가족에게 상처를 남긴다.
정신질환을 겪는 동안 바버라에게 세상은 낯설고 불안한 곳으로 바뀐다. 한편, 바버라의 가족들에게는 바버라가 낯선 사람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181]”그들이 느끼기에 나는 그들이 알던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니었다. 나는 늘 화가 나 있고 과도할 정도로 비판을 일삼는, 이기적인 버전의 나였다. 나의 기본적인 특질은 대체로 전과 다르지 않았지만 그것들의 심하게 확대되어 있었다. 마치 나 자신을 과장되게 표현한 캐리커처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182]”그렇게 해서 나의 끔찍한 행동은 별다른 제지 없이 이어졌다. 내 쪽에서는 뭔지 잘못된 점이 있다는 사실조차 아예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됐다.”

2015년 7월 21일 바버라 립스카는 종양이 사라진 MRI사진을 확인한다. 그리고 2015년 여름 몇 주간 지속되었던 정신질환에서 돌아온다. 바버라는 자신의 경험을 고통스럽게 서술하면서도, 객관적으로 치료과정을 서술한다. 완치라는 말을 사용해도 되는 지 주저하며, 계속 자신의 정신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또한 가족들에게 여름 몇 주간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으며 가족들이 받았던 상처를 확인하는 중이다.

책은 가족과 함께 트라이애슬론에 참가한 바버라가 2km수영을 완주하고 자전거 경주를 맡은 남편 미레크와 배턴을 터치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362]”인생은 팀 스포츠야!”

라고 미레크가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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