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 - 백년의 꿈과 현실, 시진핑의 중국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
임명묵 지음 / 에이지21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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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언제부터인가 늘 빠른 속도로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행보로 거침없이 움직이는 중국은 하나의 강력한 의지를 지닌 단일한 행위자로 보였다. 뉴스를 통해 전인대회니, 삼중전회니, 태자당이니 라는 단어가 눈에 익을 정도로 중국 국내정치의 사건들과 관련된 단어에 익숙해졌지만 언제나 파편적인 이해를 넘어서기 어려웠다. 때문에 나같은 일반 독자로서는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 서문에서 “거시적인 역사의 흐름 속에서 바라본 중국 사회의 현안”을 알고자 했다는 저자의 집필의도 자체가 반가웠다.

임명묵의 <<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은 1976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현대 중국의 국내외적 동학을 역사적 배경과 전개 위에서 설명한다. 선부론, 집단지도체제, 도광양회로 요약되는 덩샤오핑 체제의 성립과정과 작동 양상을 살펴보며, 이를 바탕으로 포스트-덩샤오핑 체제(공부론, 일인지도체제, 당의 절대영도 또는 디지털 레닌주의, 일대일로)로서의 시진핑의 부상과 일대일로를 설명한다. 책을 읽으면서 파편적으로 돌출하는 것처럼 보였던 중국의 모습들이 갖는 나름의 논리를 이해할 수 있었고 아주 유익한 독서였다.

한편, 이 책을 읽고 중국 중산층의 망탈리테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1989년의 천안문 사태가 폭압적 진압으로 해결되고, 동구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혼란을 지켜보면서 덩샤오핑 체제와 중국 시민사회 사이에 암묵적 합의가 형성되는 모습도 이 책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암묵적 합의에 대해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이 암묵적 합의의 발전 양상을 추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논리와 배경 설명을 제공한다.

[59] “누군가는 경주에서 추락했고 누군가는 파멸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제 불만을 터트리지 않았다. 그저 숙명일 뿐이었다. 훨씬 많은 사람이 절망적인 빈곤에서 빠져나와 중산층으로 진입했다. 다른 이들을 신경 쓰는 것보다 그 경주에 올라타는 게 급선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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