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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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소설을 읽다 보면 역사와 실제 상황을 가끔 혼동하고 혼란 속에서도 흥미진진하게 몰입되곤 한다. ‘의왕’, ‘의친왕’, ‘이강’, ‘하란사’, ‘김란사’ 등은 역사 속의 인물들 같기도 하면서 소설 같기도 하다. 조선시대 말기 근대로 넘어오면서 일제 압제 시대는 우리 민족에게는 나라의 운명과 백성의 생사가 풍전등화에 놓였던 최악의 암흑시대였던 것 같다. 시대의 격변기에는 원칙을 지키고 자신을 희생해 가며 대의를 실천하는 사람과 자기의 이해관계를 쫓아 아첨, 아부하며 오로지 자신의 사익만 추구하는 사람으로 나눠지는 것 같다.

 

안중근 의사는 일제 총독 이토 히로부미를 단죄하고 1910년 2월 14일 사형 언도를 받고 3월 26일 뤼순 감옥 형장에서 순국하셨는데 순국 직전 다음과 같은 남겼다고 한다. “내가 대한 독립을 회복하고 동양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3년 동안 해외에서 풍찬 노숙하다가 마침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노니 우리들 2,000만 형제자매는 각각 스스로 분발하여 학문에 힘쓰고 실업을 진흥하며 나의 끼친 뜻을 이어 자유 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여한이 없겠노라."라는 시대를 지나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던져 준다고 하겠다. 안중근 의사처럼 자기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 걸고 헌신하신 애국열사가 그들의 후손들에게 응당 충분한 보상과 대우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는 목숨을 구걸하는 것처럼 보일 염려가 있으니 아예 항소를 포기하라고 권유했다고도 한다. 신념도 중요하지만 당장 사는 것이 중요할 것인데, 사랑하는 자식이 살기 위해 신념을 굽히는 것보다는 당당히 죽음을 맞이하라고 권유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한 어머니이자 또 한 명의 열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화군이 즐겨 듣고 싶어 하는 시창 <관산융마>는 “추강(秋江)이 적막어룡냉(寂寞魚龍冷)하니 인재서풍중선루(人在西風仲宣樓)를 매화만국청모적(梅花萬國聽暮笛)이요 도죽잔년수백구(桃竹殘年隨白鷗)를......가을 바람이 적막하니 물고기도 찬데, 쓸쓸한 가을바람에 한 나그네 중선루에 오르는구나, 황혼에 옛 소리 담은 피리 소리 들려오고, 지팡이 짚은 늙은 나그네 갈매기 따라 흐르네......”다. 일제 억압에 저항하다 투옥된 자들을 위하여 감방에 면회를 간 미국인 선교사가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 너희도 아는 바니 만일 집주인이 도적이 어느 경점에 올 줄을 알았더라면 깨어 있어 그 집을 뚫지 못하게 하였으리라. 이러므로 너희도 예비하고 있으라. 생각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기도란 믿음이 있는 자에게는 유용한 것이며, 인간의 믿음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라고 한다는 글이 내 가슴에 와닿았다.

 

“ ......진흙 색 일복 입고 두 무릎을 꿇고 앉아 하느님께 기도할 때, 접시 두 개 콩밥 덩이 창문 열고 던져줄 때, 피눈물로 기도했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일제에 저항하다 감옥에 갇힌 죄수들의 한 서린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고 나라 잃은 서러움에 모진 고난과 핍박을 받았을 처절한 모습 등이 아프게 아프게 상상된다. 당시의 처절했던 상황이 선연히 상상됨과 더불어 현재까지 과거의 역사적 치부를 왜곡하고, 희생자들에게 아직까지도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분노가 느껴진다. 일본은 하루빨리 자신들의 역사왜곡에 반성하고 일본이 식민시대의 일제에 의해 희생당하신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책임 있는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에 협력하며 호의호식한 자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단죄(?),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에게는 마땅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역사의 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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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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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명상 살인'을 처음 봤을 때 심신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명상과 타인을 죽이는 살인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책 내용에 대해 상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의 주인공 40대 형법 전문 변호사 비요른은 큰 집무실, 고급 책상과 함께 소중한 딸과 아내, 10만 유로의 월급을 버는 나름 잘나가는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러나 과중한 업무 때문에 딸 에밀리와는 거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아내와는 매번 다투며 결혼 생활의 위기까지 내몰리게 된다. 이에 비요른은 현실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요쉬카 브라이트너의 명상 센터를 찾아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푸른 하늘, 4월 말, 토요일 오전 딸과 함께 소풍을 가기 위해 출발하는 찰나 마피아인 비요른의 오랜 의뢰인이자 딸과 가는 목적지 호숫가 별장의 주인인 드라간의 연락이 온다. 드라간과의 통화 내용은 수년간 도청당해 왔기에 그들은 둘만 아는 암호 2개를 정했다. 하나는 '타이타닉 보기', 다른 하나는 '아이스크림 먹기'! 암호부터 이 책의 전반적인 블랙 유머 코드와 잘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딸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러 호숫가를 향해 가다가 돌아와 의뢰인과 은밀하게 접선하고,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위급한 상황인 의뢰인을 트렁크에 싣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딸과 다시 세 명이서 불편한 동승을 하여 호숫가 별장에 도착하는 비요른! 비요른이 어떻게 195cm의 거구 마피아 두목 드라간을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으나 호숫가에 도착해서 딸과 호수에서 수영하고 모래사장 성 만들기를 하고 낮잠을 자고, 마시멜로를 구워 먹는 행복한 시간 동안 트렁크 온도는 59.7도까지 올라가며 드라간은 트렁크 속에서 글자 그대로 burn out 상태에서 사망하며 주인공은 첫 번째 살인을 한다.


드라간이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고 계속해서 드라간 조직원들에게 지령을 내리기 위해 시신을 토막 내면서 드라간의 엄지손가락을 획득하려 고군분투하는 비요른이 너무 웃겼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느닷없이 도둑 까치가 드라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반지를 낀 손가락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하는 장면에서는 살인, 시신 훼손, 유기의 잔인한 상황에서 독일식 유머(?)가 느껴졌다. 드라간의 직접적인 경쟁자 보리스, 드라간 조직의 조직원 토니 등 만만치 않는 인물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만 그때마다 목요일 명상 수업에서 배운 명상을 통해 순간순간을 잘 헤쳐나간다.


의뢰인을 살해하고,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인물 토니를 포함해 남자 넷을 죽여야 사는 변호사 된 비요른!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유치원 입학을 위해 KOTZ라는 사이트에 31개의 지원서를 썼지만 모두 탈락하여 유치원 문제를 해결하라는 아내의 닦달을 견뎌야 하는 현실 상황! 비요른처럼 아들의 유치원 문제 해결이 긴급하여 드라간 살해의 유력한 용의자인 비요른을 모른척하는 형사 페터! 보스의 죽음과는 상관없이 유치원 대표가 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사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어리숙하고 이해불가의 행동들을 해서 작가의 아이디어가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마지막은 드라간의 직접적인 경쟁자 보리스를 주인공의 차 트렁크에 실으며 마무리된다. 현재 명상 살인 2,3권도 발행되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니 이어지는 속편에서는 비요른이 누구를 살인하고 그 과정에서 명상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에밀리가 '바닷물고기처럼' 유치원은 잘 다니는지 빨리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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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켰을까? 혁명 시리즈
칼렙 에버레트 지음, 김수진 옮김 / 동아엠앤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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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생존은 쉽지 않다. 인간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문화 속에 이어져 온 지식이고, 이 지식에 우리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언어라는 사실이다. 일상적인 삶에서 의존하는 지식이 다른 사람들의 정신에만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지식은 쉽게 공유될 수 없다. 하지만, 인류는 그러한 지식을 수천 년에 걸쳐 치밀하게, 때로는 부지불식간에 습득해왔다. 우리는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끊임없이 언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생활에 필요한 행동양식을 배운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을 통해 흡수한 정보로 우리는 식사, 수면과 같은 기본적인 활동을 포함한 모든 일상을 채워간다. 그런데 내가 보고 배운 주변 사람들의 행동 또한 다른 사람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생존을 위해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도 있지만, 이러한 필요를 다루는 접근 방식을 구축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속한 문화이다. 우리 삶에 편의를 더하는 거의 모든 물질적, 행위적 발명은 또 다른 사람, 또는 다수의 사람을 통해 혁신을 거듭한 결과 때문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화적으로 구체화한 지식이 축적되는 것은 공동체이지, 구성원 개인이 아니다. 실제로, 공동체의 지식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개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축적된 지식이 사라졌을 때 전체 문화가 급속히 소멸 상태에 이르기도 하는 점을 볼 수도 있다.


학자들은 언어와 같은 문화적인 혁신이 우리 종의 인지와 행동의 측면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 과소평가되어 온 ‘숫자’라는 개념 도구(특정한 양을 가리키는 단어와 기타 부호)를 언어적 혁신의 핵심으로서 인류라는 종을 구별짓는 척도로서 제시한다. 또한 숫자의 역할은 과거에 충분히 주목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며 숫자가 인류를 변화시킨 숫자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숫자와 밀접한 관계를 살펴보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 몇 살? 하고 물으면 손가락을 하나하나 펴서 대답을 했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물건을 셈할 때에도 열 개 이하면 왼손, 오른손을 꼼지락거리며 답을 하고 열을 넘을 때는 당황하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숫자’는 세계의 거의 모든 언어의 공통적 요소로 기본적인 숫자 단어가 세계 전 지역에 널리 퍼져 있는 서로 무관한 언어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고 한다. 서로 관련이 없는 언어들의 숫자 단어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패턴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는 대부분의 언어들이 신체 부분을 참조하여 단어를 구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언어학적 증거에 따르면 신체 부분 모델은 전 세계 숫자의 혁신에 동기를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기반을 둔 숫자 단어들이 우리가 현재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역사적으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손가락에 암묵적으로 또는 명시적으로 기초한 수 체계는 전 세계에 존재하지만 숫자는 다른 요소에 기반을 두는 것일 수도 있다. 5진법과 10진법 외에 2진법 등이 있다.


숫자는 인류의 이야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간의 정신을 담고 있다고 한다. 숫자는 수량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변화시켰으며, 우리의 인지 능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경험을 형성해 왔고 앞으로도 형성할 거라고 주장한다.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들고 내려온 석판에는 열 가지의 신성한 도덕적 의무, 즉 십계명이 새겨져 있었다. 10은 가장 완성된 느낌을 주는 숫자이다. 그래서 우리 삶을 지배하는 규칙을 열 개로 가름한다는 생각은 상식적으로 다가온다. 신성한 개념이 본래 10개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손가락이 10기이기 때문이라는 글이 마음에 와닿는다. 그간 우리 삶 어디에나 존재하는 숫자를 당연시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숫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인류의 능력을 수량으로써 발전시킬 수 없었다는 것을 인지하며 숫자의 중요성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수학, 과학, 인류학, 논리학 등의 내용이 뒤섞여 책을 이해하기가 다소 힘들었으나,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면서 다방면으로 지식을 넓혀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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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에디션 코린이를 위한 코인의 모든 것 - 한 권으로 끝내는 암호화폐 투자가이드 MK에디션
매경이코노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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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커뮤니티에서 비일비재하게 쓰는 인터넷 용어를 살펴보면 코린이는 '코인 + 어린이'의 합성어로 코인 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빗코는 비트코인 단위 BTC를 한국어로 부르는 말, 이더는 이더리움 단위 ETH를 줄여 부르는 말, 알트코인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모든 코인, 잡코인은 시가총액도 적고 거래소에 상장한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코인, 김치코인은 한국 코인 사업자가 상장한 코인, 엽전은 1코인 가격이 원화로 10원 미만인 암호화폐, 동전은 1코인 가격이 원화로 10~999원 사이에서 형성된 암호화폐, 지폐는 1코인 가격이 원화로 1,000원이 넘는 암호화폐, 사토시는 비트코인을 세는 단위, 투더문(To the moon)은 코인 가격 급등을 기원하는 구호 등을 알 수 있다. 진성 코린이인만큼 책을 읽으며 위의 단어들이 너무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단어 하나하나가 모두 암호처럼 느껴져서 화폐 이름이 '암호 화폐'인 것이 크게 공감이 되었다.


암호화폐는 탄생부터 심오한 철학이 담겨있다고 한다. 즉 ‘화폐의 탈국가화’와 ‘개인의 프라이버시 존중’이다. ‘화폐의 탈국가화’를 살펴보면, 화폐는 아무나 발행할 수 있지 않다. 각국 화폐는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다. 치명적인 문제로 화폐를 발행하는 주체인 국가가 화폐를 남발할 수 있다. 기축통화 발행국인 미국 역시 마음대로 달러를 찍어낼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후 연합국은 패전국 독일에 어마어마한 전쟁 배상금을 물린다. 이는 화폐 발행량 증가 → 초인플레이션 → 히틀러의 부상이라는 연결 고리로 이어졌다. 당시 무시무시한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어떻게 망가지고 또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어떤 고통을 겪는지를 목격한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국가의 화폐 남발이라고 생각했고 국가의 화폐 발행권 독점 때문에 오히려 경제가 불안정해진다고 본 하이에크는 1976년에 쓴 책 ‘화폐의 탈국가화’에서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민간 주체 누구나 화폐를 자유롭게 발행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했고 “중앙은행이 없는 세계야말로 바람직한 세계”라는 그의 결론이었다 한다. 그 주장은 경제 전반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사점을 우리에게 던져주었으며 일면 수긍할 수 있다고 본다. ‘화폐의 탈국가화’에 동조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달러 주도 금융’에 반기를 든 이들이 시도한 화폐 혁명의 결과물이 암호화폐라 볼 수 있다.


다음은 ‘개인의 프라이버시 존중’이다. ‘사이퍼펑크(Cypherpunk)’라는 단어는 ‘암호(Cypher)’와 ‘저항(Punk)’의 합성어다. ‘사이퍼펑크’란 ‘사회적, 정치적 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 기술과 이와 유사한 방법을 활용하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한다. 사이퍼 펑크 운동은 히피 운동 이후 대표적인 반체제운동으로 평가받는다. 사이퍼 펑크는 커뮤니케이션 자유와 정보 평등을 통해 해방의 도구가 될 것으로 여겨진 인터넷이 오히려 전체주의의 도구가 됨으로써 인류 문명을 위협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실제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개인이 어디를 방문하고 무엇을 사고 어떻게 돈거래를 하는지가 모두 노출되기 시작했다. 직접적인 실시간 감시가 아니더라도 인터넷 생태계를 지배하는 정부나 기업 등이 개인의 인터넷 이용 정보 혹은 흔적을 고스란히 축적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관련 업체뿐 아니라 정부도 말 그대로 ‘빅브라더(정보를 독점해 사회를 관리하는 권력)’가 됐다. 필요에 의해 개인의 인터넷 이용 정보나 흔적은 정부나 기업 등이 원하는 형태로 얼마든지 추출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가전면적인 감시의 일상화’가 가능해진 셈이다.


저자의 글처럼 ‘화폐의 탈국가화’, ‘개인의 프라이버시 존중’ 등과 부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결합하여 암호화폐에 대한 열풍이 바람직하든 바람직하지 않든 여러 방향으로 전 세계경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코인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준 책을 한 권 완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코인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했다. 코인 투자는 코인 관련된 몇 권을 책을 더 읽어 보고, 책 속에서 소개한 코린이가 알아야 할 필수 사이트들을 방문하여 코인의 세계를 탐험한 후 결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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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드라큘라 - 황홀경과 광기를 동반한 드라큘라의 키스
브램 스토커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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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카르파티아 산악 지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오늘 저녁은 편안히 주무십시오. 내일 3시에 마차가 부코비나로 출발할 것입니다. 선생을 위해 자리를 미리 예약해 두었습니다. 보르고 고개에서 제가 보낸 마차가 대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마차를 타고 이리로 오십시오. 런던에서 이곳까지 즐겁게 여행하셨기를 바랍니다. 또한 제 아름다운 땅에 머무는 동안에도 즐거움을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친구 드라큘라”라는 편지를 조나단 하커는 호텔 주인에게 전해 받으며 무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나 뮤지컬 등에서 묘사된 <드라큘라>하면 사람의 목에서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가 먼저 연상된다. 대략적인 특징은 어두운 밤에 활동하고, 마늘과 십자기를 싫어하며, 밤의 자식들인 늑대를 조종할 수 있으며,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으며, 뾰족한 송곳니의 입에서 심한 악취가 나고, 밝을 때는 관에서 죽은 듯이 자고, 인간에게 최면을 걸거나 유혹을 할 수 있으며, 흡혈귀로부터 피를 빨리면 그 사람은 죽게 되고 그 이후에 흡혈귀로서 살아가게 되고, 머리를 베고 심장을 찌르면 흡혈귀의 존재가 사라지게 된다는 조금은 으스스한 특징으로 묘사된다.

 

조나단 하커는 백작의 관상이 매우 특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백작의 얼굴은 독수리와 매우 흡사했다. 코가 가늘고 콧마루가 높았다. 또한 콧구멍은 양옆으로 벌어져 있었다. 둥근 이마는 앞으로 툭 튀어나왔고 관자놀이 근처는 머리숱이 별로 없고 두꺼운 눈썹은 미간에서 거의 일자로 이어졌다. 빽빽한 콧수염 아래로 보이는 입은 단호했고, 조금은 잔인해 보이기도 했다. 특이하게 생긴 날카롭고 흰 이가 입술 밖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그런지도 몰랐다. 그는 눈에 띄게 새빨간 입술 때문인지 나이에 비해 대단히 원기 왕성한 사람으로 보였다. 또한 귀는 핏기가 없으면서 끝이 매우 뾰족했다. 턱은 넓고 강인했고 뺨은 홀쭉하면서도 탄력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피부색은 대단히 창백했다. 무릎에 손가락은 짧고 투박했으며 손바닥 한가운데에 털이 나 있었다. 손톱은 길고 아름다웠는데, 끝이 뾰족하게 깎여 있었다.” 연극의 포스터에 그려진 모습을 그대로 묘사해 놓은 것과 같았다. 책 속 드라큘라를 묘사하는 모습 중 백작의 집에 거울이 하나도 없고, 조나단의 눈에는 보이지만 거울 속에는 비치지 않았던 백작의 모습, 도마뱀처럼 성벽을 타고 은밀히 성을 빠져나가는 모습 등이 가장 기억에 남았고 소름이 끼쳤다.

 

등장인물 중에서 인상 깊었던 사람들은 일기를 통해 모든 것을 기록하고 탁월한 기억력과 분석력으로 사건을 풀어가는데 거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조나단 하커, 또한 루시를 치료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반 헬싱 박사와 그를 도와 전력을 다해 치료를 도운 존 수어드다. “인간이란 조금씩 미쳐있어. 세상은 미치광이 아니면 신의 미치광이, 둘 중의 하나지. 훌륭한 농부는 때가 되면 말해 준다. 즉, 심어놓은 옥수수가 잘 자라는지 보려고 땅을 파보는 농부는 훌륭한 농부가 아니야. 존? 나는 옥수수씨를 뿌렸고, 자연이 알아서 싹을 튀어 줄 것이네 싹이 튼다면 그때는 말해줄 수 있지. 나는 옥수수가 부풀 때까지 기다릴 거야.”라고 반 헬싱 박사가 존 수어드에게 말한 대사도 뭔가 깊은 여운을 준다.

 

루시를 살려내기 위해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자신의 피를 그녀에게 수혈하며 헌신하기도 하고 그녀를 위해 복수를 결심하기도 했다. 드라큘라 백작에 심한 트라우마와 공포를 겪었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조나단 하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백작을 처단하게 된다. 절망에도 포기하지 않고 서로 용기를 북돋워주었던 그들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고, 자신의 목숨과 귀중한 것들을 기꺼이 내놓을 줄 아는 이들의 행동은 제아무리 무시무시한 드라큘라라도 당해낼 수 없을 정도로 고귀한 가치를 지닌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00여 년 전에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대작이 탄생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앞으로도 명불허전 고전들을 종종 찾아보며, 고전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나 영화 등도 감상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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