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드라큘라 - 황홀경과 광기를 동반한 드라큘라의 키스
브램 스토커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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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카르파티아 산악 지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오늘 저녁은 편안히 주무십시오. 내일 3시에 마차가 부코비나로 출발할 것입니다. 선생을 위해 자리를 미리 예약해 두었습니다. 보르고 고개에서 제가 보낸 마차가 대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마차를 타고 이리로 오십시오. 런던에서 이곳까지 즐겁게 여행하셨기를 바랍니다. 또한 제 아름다운 땅에 머무는 동안에도 즐거움을 만끽하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친구 드라큘라”라는 편지를 조나단 하커는 호텔 주인에게 전해 받으며 무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화나 뮤지컬 등에서 묘사된 <드라큘라>하면 사람의 목에서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가 먼저 연상된다. 대략적인 특징은 어두운 밤에 활동하고, 마늘과 십자기를 싫어하며, 밤의 자식들인 늑대를 조종할 수 있으며,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으며, 뾰족한 송곳니의 입에서 심한 악취가 나고, 밝을 때는 관에서 죽은 듯이 자고, 인간에게 최면을 걸거나 유혹을 할 수 있으며, 흡혈귀로부터 피를 빨리면 그 사람은 죽게 되고 그 이후에 흡혈귀로서 살아가게 되고, 머리를 베고 심장을 찌르면 흡혈귀의 존재가 사라지게 된다는 조금은 으스스한 특징으로 묘사된다.

 

조나단 하커는 백작의 관상이 매우 특이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백작의 얼굴은 독수리와 매우 흡사했다. 코가 가늘고 콧마루가 높았다. 또한 콧구멍은 양옆으로 벌어져 있었다. 둥근 이마는 앞으로 툭 튀어나왔고 관자놀이 근처는 머리숱이 별로 없고 두꺼운 눈썹은 미간에서 거의 일자로 이어졌다. 빽빽한 콧수염 아래로 보이는 입은 단호했고, 조금은 잔인해 보이기도 했다. 특이하게 생긴 날카롭고 흰 이가 입술 밖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그런지도 몰랐다. 그는 눈에 띄게 새빨간 입술 때문인지 나이에 비해 대단히 원기 왕성한 사람으로 보였다. 또한 귀는 핏기가 없으면서 끝이 매우 뾰족했다. 턱은 넓고 강인했고 뺨은 홀쭉하면서도 탄력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피부색은 대단히 창백했다. 무릎에 손가락은 짧고 투박했으며 손바닥 한가운데에 털이 나 있었다. 손톱은 길고 아름다웠는데, 끝이 뾰족하게 깎여 있었다.” 연극의 포스터에 그려진 모습을 그대로 묘사해 놓은 것과 같았다. 책 속 드라큘라를 묘사하는 모습 중 백작의 집에 거울이 하나도 없고, 조나단의 눈에는 보이지만 거울 속에는 비치지 않았던 백작의 모습, 도마뱀처럼 성벽을 타고 은밀히 성을 빠져나가는 모습 등이 가장 기억에 남았고 소름이 끼쳤다.

 

등장인물 중에서 인상 깊었던 사람들은 일기를 통해 모든 것을 기록하고 탁월한 기억력과 분석력으로 사건을 풀어가는데 거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조나단 하커, 또한 루시를 치료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반 헬싱 박사와 그를 도와 전력을 다해 치료를 도운 존 수어드다. “인간이란 조금씩 미쳐있어. 세상은 미치광이 아니면 신의 미치광이, 둘 중의 하나지. 훌륭한 농부는 때가 되면 말해 준다. 즉, 심어놓은 옥수수가 잘 자라는지 보려고 땅을 파보는 농부는 훌륭한 농부가 아니야. 존? 나는 옥수수씨를 뿌렸고, 자연이 알아서 싹을 튀어 줄 것이네 싹이 튼다면 그때는 말해줄 수 있지. 나는 옥수수가 부풀 때까지 기다릴 거야.”라고 반 헬싱 박사가 존 수어드에게 말한 대사도 뭔가 깊은 여운을 준다.

 

루시를 살려내기 위해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자신의 피를 그녀에게 수혈하며 헌신하기도 하고 그녀를 위해 복수를 결심하기도 했다. 드라큘라 백작에 심한 트라우마와 공포를 겪었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조나단 하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백작을 처단하게 된다. 절망에도 포기하지 않고 서로 용기를 북돋워주었던 그들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고, 자신의 목숨과 귀중한 것들을 기꺼이 내놓을 줄 아는 이들의 행동은 제아무리 무시무시한 드라큘라라도 당해낼 수 없을 정도로 고귀한 가치를 지닌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00여 년 전에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대작이 탄생했다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앞으로도 명불허전 고전들을 종종 찾아보며, 고전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이나 영화 등도 감상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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