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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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소설을 읽다 보면 역사와 실제 상황을 가끔 혼동하고 혼란 속에서도 흥미진진하게 몰입되곤 한다. ‘의왕’, ‘의친왕’, ‘이강’, ‘하란사’, ‘김란사’ 등은 역사 속의 인물들 같기도 하면서 소설 같기도 하다. 조선시대 말기 근대로 넘어오면서 일제 압제 시대는 우리 민족에게는 나라의 운명과 백성의 생사가 풍전등화에 놓였던 최악의 암흑시대였던 것 같다. 시대의 격변기에는 원칙을 지키고 자신을 희생해 가며 대의를 실천하는 사람과 자기의 이해관계를 쫓아 아첨, 아부하며 오로지 자신의 사익만 추구하는 사람으로 나눠지는 것 같다.

 

안중근 의사는 일제 총독 이토 히로부미를 단죄하고 1910년 2월 14일 사형 언도를 받고 3월 26일 뤼순 감옥 형장에서 순국하셨는데 순국 직전 다음과 같은 남겼다고 한다. “내가 대한 독립을 회복하고 동양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3년 동안 해외에서 풍찬 노숙하다가 마침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이곳에서 죽노니 우리들 2,000만 형제자매는 각각 스스로 분발하여 학문에 힘쓰고 실업을 진흥하며 나의 끼친 뜻을 이어 자유 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여한이 없겠노라."라는 시대를 지나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던져 준다고 하겠다. 안중근 의사처럼 자기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 걸고 헌신하신 애국열사가 그들의 후손들에게 응당 충분한 보상과 대우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는 목숨을 구걸하는 것처럼 보일 염려가 있으니 아예 항소를 포기하라고 권유했다고도 한다. 신념도 중요하지만 당장 사는 것이 중요할 것인데, 사랑하는 자식이 살기 위해 신념을 굽히는 것보다는 당당히 죽음을 맞이하라고 권유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한 어머니이자 또 한 명의 열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의화군이 즐겨 듣고 싶어 하는 시창 <관산융마>는 “추강(秋江)이 적막어룡냉(寂寞魚龍冷)하니 인재서풍중선루(人在西風仲宣樓)를 매화만국청모적(梅花萬國聽暮笛)이요 도죽잔년수백구(桃竹殘年隨白鷗)를......가을 바람이 적막하니 물고기도 찬데, 쓸쓸한 가을바람에 한 나그네 중선루에 오르는구나, 황혼에 옛 소리 담은 피리 소리 들려오고, 지팡이 짚은 늙은 나그네 갈매기 따라 흐르네......”다. 일제 억압에 저항하다 투옥된 자들을 위하여 감방에 면회를 간 미국인 선교사가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 너희도 아는 바니 만일 집주인이 도적이 어느 경점에 올 줄을 알았더라면 깨어 있어 그 집을 뚫지 못하게 하였으리라. 이러므로 너희도 예비하고 있으라. 생각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기도란 믿음이 있는 자에게는 유용한 것이며, 인간의 믿음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라고 한다는 글이 내 가슴에 와닿았다.

 

“ ......진흙 색 일복 입고 두 무릎을 꿇고 앉아 하느님께 기도할 때, 접시 두 개 콩밥 덩이 창문 열고 던져줄 때, 피눈물로 기도했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일제에 저항하다 감옥에 갇힌 죄수들의 한 서린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고 나라 잃은 서러움에 모진 고난과 핍박을 받았을 처절한 모습 등이 아프게 아프게 상상된다. 당시의 처절했던 상황이 선연히 상상됨과 더불어 현재까지 과거의 역사적 치부를 왜곡하고, 희생자들에게 아직까지도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분노가 느껴진다. 일본은 하루빨리 자신들의 역사왜곡에 반성하고 일본이 식민시대의 일제에 의해 희생당하신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책임 있는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에 협력하며 호의호식한 자들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단죄(?),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에게는 마땅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역사의 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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