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같은 시간, 알람을 맞춰둔듯 울려퍼지는 울음소리.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목청껏 울어대는 내 아기. 기함이란 단어에 의인화을 보는 것 같았다. 어떤 방법으로도 달래지지 않고, 그 울음은 1시간 가량 지속이 되어야만 끝이 나는데 아이는 진정이 되지 않은채 꺼이꺼이 숨을 고르다 아기띠 안에서 잠에 들기도 했다. 매일 저녁 8시, 그 시간이 다가오면 심장도 함께 뛰었다. 환기도 시켜보고 둥가둥가도 해보고 기저귀를 자꾸 주물럭 거려도 본다. 영아산통이라는 원인을 알고나니 더 막막해졌다. 카더라 통신에 접속하여 모유가 문제인가 싶어 분유도 먹여보고 쪽쪽이도 물려보았지만 늘어나는건 젖병에 종류뿐이었다. 산모교실에서 배워온 베이비마사지는 물론 목튜브 수영도 겸해보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의사선생님에 말씀만 믿었어야 했다. 먼저 엄마가 된 친구들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낳아보기 전에는 모른다고 했던 말이 맞았다. 첫 아이의 신생아시절 신입엄마들에 고군분투를 온전히 이해하는 건 그 시절을 견뎌온 선배엄마들이다. 입덧을 해보지 않은 나는 입덧하는 산모에 괴로움을 이해 할 수 없고, 잠 잘자는 아이를 둔 양육자는 잠이 없는 아이에 육아를 공감하기 어렵다. 그렇다해도 아이들에게 베풀 인정마저 식어버린 세상은 위태롭다. 찡그린 눈매나 흘기는 눈빛만 느껴져도 엄마들은 다급해져 헐레벌떡 자리를 뜨는 죄인이 된다. 내게도 그런 과거에 날이 있었고 어떤 호인이 나타나 아이는 원래 우는거라고 말해주었다. 불편해야만 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요구를 가장 효과적이고 잘 들릴 수 있게 전달하는 본능적 방법이 울기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알려준 사실만으로 내 마음은 한결 편안해졌다. 아이를 달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돌봄자에게 곧장 전달되는 안심이다. 아이의 목젖이 떨리는만큼 정비례로 부모의 조바심도 함께 요동친다. 차디찬 말로 쿡쿡 찌르며 보태지 않아도 우는 소리, 뛰는 소리가 얼마나 이웃에 방해가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존재는 양육자라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 #아기달래기대작전 은 협치란 이런것이라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그 무엇보다 화합에 아름다움과 이웃이란 동아줄만이 내려줄 수 있는 단단함을 일깨운다. 사람에 호의와 사랑으로부터 시작되는 돌봄에 가치를 깜찍하게 알려주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어제 잠자리에서도 황홀한 문장을 선물받았다. 그리고 꿈속에서 나는 이렇게 되내었다. 초콜렛 퐁듀도 이보다 더 달콤하진 않을 것 같다고. “지구를 둘러싼 행성을 다 합친 만큼 사랑해. 그 이상에 우주가 있다면 그것만큼 사랑해 엄마, 아빠!” 도무지 믿기지 않을만큼 벅찬 말들을 쏟아내는 아이를 꼭 껴안아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 한켠에는 이 책이 떠올렸다. 말이야 말로 선순환이 이루어질때에 곧장 긍정적 효과로 발화한다. <너 커서 뭐댈래? vs 너가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될지 궁금해!> 두 문장이 전혀 다른 감정으로 날아가 닿는다. 언어폭력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칫 방심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행해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자아이라, 여자아이라 그렇다는 단서를 붙이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것이 비폭력대화에 시작이 된다는걸 나부터도 잊지 말아야겠다. 아이를 키우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순간, 부모가 된 것을 권력인냥 휘두르거나 군림하지 말자고 나를 다잡는다. 깊은 진심은 파장이 크고 상처로 부터 재빨리 달려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손을 내밀어 잡는 것과 같은 온기이자 로켓에 탑승하지 않고도 우주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 되곤한다. 그것이 언어가 갖는 강력한 힘이다. #씨드북 출판사에 <내손을 잡아줘요>시리즈는 아동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서적 사각지대에 몰려 있을 아동인권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책을 만났다. 고맙습니다 #감옥에갇히면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2학기 상담때에 아이 담임선생님께선 문학이 아닌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고 권유 하셨다. 사실 그런면으로 독서편식을 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어서 그러겠다고 했다. 단행본을 고르기가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처럼 나 역시 지식서를 고르는 것에는 재주가 없었다. 꼭 만화형태가 아니라도 재밌었으면 좋겠고, 오가다 들춰보기도 하고, 펼쳐진 상태로 두고 잠깐잠깐 스쳐서 보아도 괜찮을 책이 필요하던 차였다. 과목 정하듯 매 권마다 주제는 없지만 문턱이 낮아서 접근이 쉬운 책 팩토피아는 논픽션이지만 지식서는 아니다. 그렇다고 지식서가 완벽히 아닌 것도 아닌 책. 이 책은 1권부터 3권까지 꾸준히 유쾌하다. 전달하고 있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생소하다. 어린이들 입장에서 얼마나 통쾌한 경험이겠는가! 알아가야 하는 것이 더 많은, 부등호가 항상 배움쪽으로 입을 벌리고 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그렇지가 않으니 말이다. 나도 모르지만 엄마도 아빠도 언니도 오빠도 모르는 것들. 그래서 내가 이겨먹을 수 있는 상식들이 대거 쏟아지는 책에 아이는 매력을 느낀다. 더럽고, 별나고, 엉뚱하고, 괴이하지만 신기한 상식을 알아가는 재미를 함께 느껴볼 수 있다면 더 좋겠다. 재기발랄한 그림도 함께! 고맙습니다 #시공주니어 #팩토피아 #팩토피언 #호수네책 #책이야기
아이와 책을 읽다보면 한장을 넘기기가 천리길 고개 넘는 것보다 오래 걸릴 때가 있다. 한 장면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이야기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우주로 튀었다가 굴을 팠다가 바다를 건너기도 한다. 마치 탱탱볼이 온 사방으로 튀는 모양처럼 일정치도 않아서 회귀하지 못할때엔 적당히 못들은척 넘기기도 해야한다. 하지만 며칠 지나 문득 그날에 이야기를 다시 곱씹다보면 정말 정말 이상한데 풍성한 소재들에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오늘은 아이에 이야기 같은 책을 만났다. 가장 특별한 물건을 가지고 오기로 한 날이다. 모두 저마다에 물건을 보이기 위해 흥분한 틈을 타 통에서 탈출한 거미가 선생님이 발끝에 붙게 되면서 시작되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기상천외한 모험 이야기를 담은 #정말정말이상하고신기한하루 에서 모두가 소리를 지르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관전포인트는 유독 침착한 한 학생을 찾는 것이다. 책 속 연속성이 있는듯 없는 장면과 초등학교 1학년 교실이 오버랩 되며 필름처럼 돌아간다. 책 한권 읽기 아니, 준비물 검사 한가지에도 웬만한 비탈길 못지 않은 스릴과 꼬부랑 고갯길 보다 더 울퉁불퉁 한 고난이 있지 않겠는가. 내가 선생님이라면 아이들이 뒤집어 놓은 배가 뒤집힌 줄도 모르고 출렁거리며 줄행랑 치기 급급했을지도 모른다. 교실에서 초원으로, 강으로, 바다로, 그리고 우주선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내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내 말이 상대에게 도달할 때까지 두드려야 한다는 것을 정확히 알려준다. 이 귀여운 책을 어떤 똘똘한 꼬마에게 선물하면 좋을지 물색해보아야겠다. 고맙습니다 #길벗어린이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