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의 신부가 되었습니다 큰곰자리 71
이지수.이지아 지음 / 책읽는곰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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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혀 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었다. 나는 늘 오선지 밖에 있었다. 요샛말로는 아웃사이더. 인사이더가 되고자 욕심을 내면 나로 인해 불협화음이 일었다. 그때에 내게 가장 이로운 선택은 주류가 되려고 용쓰지 않는 것이었고 그 시점부터 나는 친구의 개념을 또래 사람에게 국한 시키지 않게 되었다. 서로 대면해 보지 않은 사이도 괜찮았다. 지금으로 말하면 소셜미디어 친구처럼 하루에 몇 시간씩 채팅창에 모여서 대화를 나누며 음악을 함께 듣는 온라인 동지들도 가져보았다. 



아이들이 온라인 안에 갇히길 바란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소속된 울타리 내의 관계 속에서 다 해결을 봐야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참새의신부가되었습니다 의 이야기처럼 교감과 소통이 가능한 존재라면 인간이 아닐지라도 친구는 어디든 있다는 것을 알길 바라는 마음이며, 알량한 소속감을 위해 나를 과히 포장하는 방법보다는 외로움을 즐기는 것도 일종의 생존기술이자 터득해 볼법한 지혜라고 알려주고 싶다. 나는 도를 닦는 시간을 거치며 내 나름대로 친구의 기준을 만들게 되었고 사회화는 덜 된 어른일지는 모르나 속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들을 사귀었다. 책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참새의신부가되었습니다 의 주인공은 전학생의 위치에서 교우관계 형성하는 유연한 방법을 제시한다. 관계 밖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억지로 나를 어필하기보다는 친구들에게도 나를 관찰할 시간을 주는 여유가 어떤 것인지 참새의 신부가 되는 방법을 통해 들려준다. 다 자란 어른이 되어도 새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예상외로 신중함을 기해야 하는 과정이다. 그것을 배워가는 과정 중에 있는 아이들에게 나의 진가를 알아봐주는 친구가 꼭 나타난다고 알려주는 책을 만났다 #책읽는곰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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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 보여! 마법 안경
나카시마 준코 지음, 이정선 옮김 / 베틀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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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엄마는 정말 안보여?” 하고 나를 놀린다. 옥에티를 찾아내는 건 아이의 즐거움이다. 책장을 홀랑 넘겼다가 다시 첫장으로 갔다가 제일 마지막 장으로 옮겨 다니니 몇분만에 내지가 후들후들 해졌다. 초등학교2학년이 보기에 시시할 것 같단 내 예상은 늘 빗겨나간다. 본인의 눈썰미를 과대평가한 탓인지- 자꾸만 틀리는 자신에게 분해하는 모습이 귀엽다. ‘탈것’은 무엇이든 투명하게 보이는 안경을 쓴 우리들. 사람들의 모습만으로 무엇에 타고 있는지 유추해보게 하는 #보여보여마법안경 은 우리 주변에 탈것의 다양성을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에 좋다. 탈 수 있는 수단을 서로 질문하고, 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꼼꼼히 살펴보며 함께 즐길 수 있을뿐만 아니라 웃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우리도 덩달아 즐거운 에너지를 얻는 그림책을 만났다 #호수네그림책 #그림책이야기 #베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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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코끼리 똥 일기장 소원저학년책 4
오드 지음, 시미씨 그림 / 소원나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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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형제가 없다. 그러니 혈육만 안다는 관계의 오묘함도 알 길이 없다. 남이라면 척을 지고 영영 다시 보지 않는데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마음을 할퀴고 후벼파놓고선 툭툭 털어버린다. 어릴 적엔 간헐적으로 끈끈해지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 느슨하고 냉담했던 사이 같은데 놀이터에서만 만나면 죽이 척척 맞아서 내 동생, 내 언니를 찾는다. 부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광경이었는데 내가 나처럼 외동딸을 키우는 부모가 되어보니 형제간에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이해관계와 사회화의 경험을 우리 집 꼬마는 지나치고 건너뛰고 있었다. 질투, 미움, 분노, 설움, 타협과 같은 감정과 함께 관계적 기술에도 무디고 더딘 것에는(꼭 그 이유만은 아니겠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반면에 육 남매의 막내로 자란 남편은 남다르게 사람에 대한 이해의 진폭이 넓다. 선천적으로 공감의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해왔는데 누나들이 엎어 키우고 이불에 태워 놀린 덕분이기도 했던 것이다!

#마법의코끼리똥일기장 은 의기투합과 투닥거림의 경계를 넘나드는 남매와 반려견이 들려주는 진심에 관한 이야기이다. 표현하지 않아도 통하는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우당탕 이야기 속에 우리는 가족이라는 끈이 얼마나 질긴가에 대해 다시 되새기게 된다. 가족이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다 느낄 수 있을거라 예측하지 말고 자세히 듣고자, 보고자 열려있는 태도를 가진다면 어렵지 않게 가족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을 엉뚱발랄하게 들려주는 책이다.

우리집에 사는 천둥벌거숭이양에게 우리 부부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왜 그렇게 하고 싶어? 왜 그렇게 했어?” 와 같은 이유를 묻는 의문문이다. 같은 문장이지만 우리 둘은 조금 다른 맥락을 가지고 질문을 한다. 남편은 정말 궁금해서 일때가 많고, 나는 아이를 이해하고 싶은 간절함을 담은 접근인 경우가 대다수다. 아이가 자라서 의사를 표현하게 되면 해소가 될 줄 알았지만 요즘에 들어서 나는 훨씬 더 많이 의문을 품게된다. 그럴때면 나는 육아서보다 먼저 어린이들이 읽는 글책을 펼친다. #마법의코끼리똥일기장 은 내 마음처럼 타인의 마음에 이야기를 듣고 싶은 아이들에게 떨어진 한권의 일기장이자 책이다 #소원나무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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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툭! 개나리문고 9
한영미 지음, 보라 그림 / 봄마중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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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다섯시에 눈이 떠졌다. 다시 잠을 청하려 이불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보았지만 또록또록 정신이 든다. 마사지볼을 몸 이리저리 옮겨가며 피곤을 물리쳐본다. 때마다 조금씩 장을 보는데 오늘따라 텅 비어있는 냉장고 안에서 짜투리 채소를 긁었다. 오늘 아침과 간식 도시락 정도는 해결할 수 있을 양이다. 머리 속으로 오늘 하루에 동선과 일정을 그려보고 몇가지 메모를 한다. 띠링! 꽤 이른 아침인데 친구가 여행가자는 문자를 보내왔고 그러자 답했다. 오늘은 비가 와서 꼬마의 등교에 동행했다. 그래도 아침을 일찍 시작한 덕분에 약속 장소에 여유있게 도착할 수 있었다. 동료와 동료의 짐을 싣고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무사히 행사는 시작됐고 중간에 일어나 아이의 하교 픽업을 위해 또 달렸다. 조금 늦었나 싶게 학교 앞에 다다랐을 때 마침 운동장 트랙을 걸어나오는 녀석의 눈과 내 눈이 마주쳤다. 아침에 싼 간식 도시락에 유부초밥이 아이의 입으로 들어갈 때에 비로소 내 오늘의 1부가 마무리 된다.

뜻하지 않게 새벽에 일어난 것도, 채소가 알맞게 남아 있던 것도, 친구의 여행제안 날짜가 마침 비어있는 날인 것도, 동료와의 약속에 늦지 않은 것도, 내 작은 차로 그녀를 도울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 좋은 행사에 곁다리를 걸칠 수 있었던 것도, 급히 움직였지만 아이와 엇갈리지 않은 것까지. 모든 일정이 순조로웠고 이변이 없이 매끄러웠다. 오늘 내겐 그 자체가 행운이었다. 엄마로, 친구로, 동료로_힘을 보탤 수 있는 내 자리가 있었던 것 말이다. 친정엄마의 표현을 빌리면 영양가가 없는 일에 에너지를 쓰는 하등 실속 없는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어떤 곳이라도 내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내어줄 수 있는 기회가 곧 일상의 행운이라 확신한다.

받아쓰기 백점을 받았으니 선물을 주면 좋겠다는 꼬마에게 너를 위해 공부했고 백점을 받아 스스로 행복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냐는 말로 시작해서 넘치는 행운을 바라기 보다는 현재의 기쁨에 집중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잔소리로 마무리 했다. 아이는 아직 이 말을 다 받아들이지 어렵겠지만, 지금 별탈 없이 자라주는 너를 보며 욕심보다는 현재의 반짝임을 더 잘 알아차리자고 다짐하는 내 마음이 모쪼록 너에게도 닿길 바래본다. 행운에 총량이 있다면 절반이상을 뚝 잘라 할애한 결정체가 너라고 말해주고 싶은 책을 만났다. #행운이툭 #봄마중 #호수네책 #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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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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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어선생님>이란 다큐를 떠올렸고 읽는 내내 생각했다. 그리고 함께 아쿠아리움에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갔다. 직감적으로 이 소설의 모든 실마리는 당연히 그가 가지고 있을거라는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수조 밖 인간의 삶과 수조에 갇힌 문어의 시선이 계속 해서 부딪친다. 서로를 말갛게 관찰할 수 있는 투명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유리 너머에 갖힌 존재가 진정 누구인지 달리 보인다.

반복되는 시시콜콜한 일상에 가끔 더해지는 색감들이 톡톡 떨어졌다 번졌다를 반복하다 다시금 투명해진다. 귀속과 종속 그 어드매에 놓여 있으며 적당한 감시와 관리를 받는 인간 역시 완벽한 자유 속에 살지 않는 다는 것을 문어는 알고 있다. 그것이 이 책속에서 인간과 문어가 교감하고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지점이다.

우리는 숱한 시간을 내가 아닌 남과 영감을 주고 받으며 맞대어 살아야 한다. 가족을 부양하는 것도, 친구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서로의 에너지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내 감정과 생활을 과히 침범 당할때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반대로 적당한 거리가 유지된 관계로부터의 공감이 절실할 때가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간에게 결핍되고 보충되어야 할 부분이 이것이라 느껴졌다. 아무말도 하지 않지만 내게 다가와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나를 쓰다듬는 내 아이에 손길처럼 문어의 손길이 따뜻하게 와닿는다. 웰메이드 드라마 한편을 본것 같다 #아쿠아리움이문을닫으면 #힐링소설 #미디어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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