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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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럴싸하게 포장된 위로보다 참 힘들었겠다며 잡아주는 손, 따뜻한 포옹이 더 위로가 된다. 감성 에세이 『잘 했고, 잘 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는 첫 문단부터 마음을 두드린다. 어떠한 힘듦인지 따지기 전에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말해주며 따뜻하게 응원해 주는 책이다.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다가도 뜬금없이 위태로운 날이 있다. 잘 붙잡고 있는 것 같다가도 마음이 벼랑 끝으로 추락하는 날이 있다. 잘 이어가고 있다가도 무언가 끊어질 것 같은 날이 있다. 잘 이어가고 있다가도 무언가 끊어질 것 같은 날이 있고, 잘 사랑하고 있다가도 혼자가 된 기분에 긴 새벽 외로움에 시달리기도 한다. 우린 이처럼 아무 일이 없더라도 문득, 부정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모든 위로는 이유 없이도 위로가 되는 것이고,

스스로에게는 더욱더 그러하기 때문에

이제 내가 나에게 말해 주는 것이다.

"나 참으로 힘들었겠다. 괜찮다. 다 괜찮아질 것이다." p.21

 

'관계는 식물과 같아 관심을 주면 자라고 관심을 주지 않으면 시든다.','사람의 마음은 소중한 선물과 같아 한번 잃어버리면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등등 저자의 섬세한 감성이 곳곳에 녹아있다. 수많은 관계에서 받아 왔을 상처를 어루만지며 나를 지키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 사랑과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 등 담담하게 위로해 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진정성 있는 애정을 쏟는다면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은 즐거움으로 채워진다.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에 모든 관계는 유효기간이 있음을 아는 바, 현재 내 곁에 있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생을 즐겁게 사는 게 아닐까.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증거 ★

1. 사소한 애정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나의 배려를 당연히 여기지 않는 사람

2. 기다림은 짧고, 그 여운은 정말 길게 남는 사람

3. 진심 어린 말의 위로도 좋지만, 진심 어린 경청의 위로를 건넬 줄 아는 넓은 사람

4. 지금 아무리 행복하더라도, 과거의 나와 함께 고생했던 것을 잊지 않는 사람

5. 가끔은 멀어졌다고 생각되더라도, 나와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용기 있게 먼저 다가와 주는 사람

6. 내가 필요해서 좋아하는 것이 아닌, 나를 애정 하기에 내가 필요한 사람

7. 함께 있을 때, 가면에 숨겨진 자신이 아닌 진짜 서로의 모습이 나오는 사람. 그만큼 서로에게 편한 사이인 사람. 그 편안함이 소홀함과 익숙함이 아닌, 소중함으로 기억되는 그런 사람

p.226

 

<잘했고, 잘 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는 당신의 존재는 아름답고, 소중하고, 귀중하다며 세상의 좋은 단어를 모두 빗대어도 모자랄 만큼의 당신이라고 말하는 메마른 감성을 녹여주는 따뜻한 공감 에세이다. 다만, 넓은 행간에 비해 자간은 좁은 편집이 조금 아쉬웠다. 행간의 의미를 곱씹어 보길 바라는 편집자의 의도였을지는 모르겠으나 폰트를 조금 키웠더라면 눈의 피로도가 덜해 가독성이 더 좋았을 것 같다.

 

2022년은 다른 이에게는 반짝반짝 빛나지만, 자신만 발견하지 못한 자신의 빛을 발견하는 시간이면 좋을 것 같다. "잘했고, 잘 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마음속으로 마법의 주문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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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두려워하는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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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는 <빛을 두려워하는>에서 금권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을 통해 권력을 가진자가 '돈'이라는 매개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통제하며 사회를 조종하는 단면을 보여준다.



비록 자신의 견해와 다를지라도 타인의 선택을 쉽게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신념대로 살아가야 함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민감한 사회 이슈를 스릴있게 소화해 낸 더글라스케네디의 작품은 한치 앞도 모르는 세상을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올바른 선택을 하며 살아가기를 권한다. 



엉망이 된 브렌덴의 삶에서도 딸 클라라 덕분에 세상을 살아가는 빛을 발견하고, 인생에서 일생일대의 선택이 자신을 새로운 삶으로 안내할 귀인을 만날 수도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다만, 어둠속에 꺼져가는 불씨를 찾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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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4막, 은퇴란 없다
윤병철 지음 / 가디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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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인생 2막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인생 4 막을 준비해야 한다. 저자는 <인생 4막, 은퇴란 없다>에서 인생을 빛나게 살기 위해서는, 30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빛나는 인생 설계의 청사진을 그려낸다.

 

인생 1막: 배우고 준비하는 출생 ~30세

인생 2막: 경제활동 기간으로 31~ 61세

인생 3막: 퇴직 이후부터 거동이 가능한 61~ 80세

인생 4막: 스스로 거동이 어려운 81세~ 죽음

 

우리가 1막의 인생보다 2막이 더 행복하고, 인생 2 막보다 3막이 근사하며, 인생 3 막보다 4 막을 더 품위 있게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런 인생이 빛나는 인생이 아니겠는가? 모두가 이런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쏜 화살처럼 지나가는 인생 1막보다 2막이 만만치 않다. 그나마 일할 기회가 주어지고 일할 수 있는 2 막보다 일할 수 없는 3 막을 더 힘겨워하는 사람이 많다. 무엇보다 자신을 스스로 건사할 수 있는 인생 3 막보다 4 막은 외롭고 쓸쓸한 사람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저자는 이를 인생주기에 대해 알지 못했거나 알았다고 해도 설계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생 1 막은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단계로 다양한 경험과 독서를 통해 통찰력을 쌓아야 한다. 인생 2막에서는 100년 인생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3막에서는 정신적으로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삶이 아닌 스스로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배우는 자세로 공부하고 성찰하며 성숙해야 한다. 그래야 인생 4 막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신이 추구하는 삶과 자신의 여건에 따라 필요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비록 외형적으로는 부자 나라이지만,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중 순자산 3억 미만의 가구가 60% 이상이고 순자산 10억 이상이 7.2%에 불과한 나라라고 한다. 평균의 함정에 빠져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수입은 줄어들지만 고정 지출비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노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빠 엄마는 언젠가 죽는다. 지금까지는 부모가 책임졌지만 이제부터는 네가 책임지는 것이다. 지금은 너의 수입이 당연하지만 영원하지는 않다. 그러나 너에게는 죽는 날까지 인생 자금이 필요하다. 명품 가방이야 없다고 너의 인생이 문제 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삶의 조건이 채워지지 않으면 존엄성을 지킬 수 없다. 그래서 기본부터 준비해야 한다." p.47

 

저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딸에게 아버지로서 현실적인 조언을 한 대목이다. 수입과 국가의 복지는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YOLO와 FLEX를 남발하는 MZ 세대의 씀씀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건사하기 위해서는 허례허식보다 내실을 다져야 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인생 전체에 대한 SLAP(Self Leading Action Program) 자기주도적 행동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구체적으로 옮기는 단기간의 시간관리는 NDP(New Daily Plan)으로 실행하다 보면 좋은 습관이 구조화될 수 있다며 자신의 도표를 소개한다. 매일 루틴을 기록하고 습관화하기 좋은 시트라 참고하려고 한다.

 

<인생 4막, 은퇴란 없다>의 결론은, 빛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안한 미래를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일단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서 착실하게 내실을 다져 빛나는 인생으로 나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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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 - 순한 맛부터 매운맛까지 소설책부터 벽돌책까지 전천후 지식인이 되는 책읽기
이시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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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덕후들이 믿고 찾는 큐레이터 북튜브 <시한 책방>은 무려 6만여 명의 구독자가 사랑하는 채널로 운영자 이시한은 <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에 『해리 포터』부터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소설, 과학, 고전 분야를 두루 섭렵하며 분야의 경계를 넘어 어떤 책이든 다 읽은 것처럼 만들어주는 독서 레슨으로 안내한다.

 

내가 밤새워 읽은 책은 어떤 책인지, 기억에 남는 고전은, 의미 있는 베스트셀러· 밀리언 셀러 책은 어떤 책이 있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고, 이 책들은 어떤 시대 흐름을 지니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책을 읽지 않는 이들마저 대다수의 책장에는 꽂혀 있지만 완독률은 3% 남짓 되는 책 <정의란 무엇인지>가 베스트셀러가 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2000년 파울로 코엘료 앓이를 하게 만든 책 <연금술사>가 지금도 사랑받는 이유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흔들리는 자아가 책의 메시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 꼽는다. 아울러 명불허전 전 세계 고전인 <어린 왕자>가 모호함 덕분에 시대가 바뀌어도 달리 해석되면서 사람에게 울림을 준다는 점에서 고전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우리가 읽어왔던 수많은 책들이 인생 책, 고전, 밀리언셀러, 과학 책, 벽돌 책등 분류에 따라 소개되며 책 세상으로 한바탕 여행하고 온 기분이다.

 

이외에도 예술사 비하인드스토리 못지않은 책에 얽힌 비하인드스토리로 재미를 더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군인에게 보급하는 진중문고에 선정되는 운과 함께 참전 군인 개츠비가 거부로 성공하고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꺼져 버리며 대공황과 맞물리는 시대적인 공감대가 위대한 개츠비의 성공 배경이라 소개한다.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오해 사례로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서울대를 준비하는 모범생 캐릭터가 '자신이 1등 하고 싶은 이기적 욕망에 충실한 것이 이 책에 의하면 자연스러운 것이다.'라는 독서토론 장면을 잘못된 해석의 대표적인 예로 꼽는다. 제목의 오해로 인해 리처드도킨슨이 '불멸의 유전자' 혹은 '이타적인 운반자'라는 제목으로 해야 했을지 모르겠다는 서문을 수록해 눈길을 끈다. 유전자는 이기적이고, 그런 특성 때문에 개체 간에는 이타성이 나타나며, 개체가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유전자 보존 차원에서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독서 패턴 자체가 책 편식이 없는 데다 권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책에서 에센스를 뽑아 내 삶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읽다 보니 독서가 점점 더 즐거워지고 다독하기 수월해지는 것 같다. 평소 책을 고를 때도 문학 인문 경제 등 고루 돌아가며 읽는 편이다. 선호하는 분야만 읽다 보면 생각이 편향될 수 있기에 균형 잡힌 관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때로 과학 책 같은 별식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1년에 100~ 200권 이상 완독하다 보니 주변에서 책 추천을 부탁하거나 인생 책이 무엇이냐고 많이들 묻는다. 그럴 때면 고민에 빠지게 된다. 독서량이 늘고 특히 양서를 많이 접함에 따라 인생 책도 리스트에 계속 추가되어 한 권을 딱 꼽아서 얘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생 책은 매년 바뀌는 것이 좋다'라며 인생 책이라는 타이틀을 너무 아껴 두지 말고, 오히려 과감하게 남발하라고 권한다. 매년 인생 책이 바뀐다면 그만큼 자신의 독서 경험이나 생각의 폭이 성장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며 '왜 인생 책인지' 답하는 과정에서 이미 읽은 책을 좀 더 깊이 있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 덧붙인다.

 

아직 책 읽기가 습관이 되지 않았다면, 완독에 집착하지 말고 관심 있는 분야를 시작으로 필요한 부분을 골라 읽으면서 수시로 책을 읽는 환경을 조성하면 자신만의 책 읽는 루틴이 만들어진다. 독서하면서 오롯이 느끼는 힐링을 만끽해 보면 아마도 책 읽는 재미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은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아직 방향 잡기 어려운 분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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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팅캘리의 슬기로운 기록생활 - 사소한 일상도 특별해지는 나만의 작은 습관
이호정(하오팅캘리)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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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이어리를 알차게 작성해 봐야겠다 다짐하던 차에 <하오팅 캘리의 슬기로운 기록 생활>이 눈에 들어왔다. 연초마다 기록하고 정리하는 사람이 되자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위한 다이어리에는 빈칸이 너무 많아 다른 사람은 어떻게 기록하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기록이란

누군가의 딸이자 친구, 작가, 선생님이 아닌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간이자 존재"

 

귀찮고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무엇 하나라도 노트에 남겨둔다면 좋았던 순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순간을 기록으로 붙잡아 간직할 수 있다. 그 순간의 멈춤 덕에 좋았던 순간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게 도니다. 아, 나는 그래서 기록을 하고, 또 꾸준히 할 수 있었구나 싶었다. p.6

 

저자는 의미 없는 기록은 없다며 그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쓰고 싶은 대로 쓰라고 권한다.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써넣을 준비만 되어있다면 우리는 기록을 통해 한 층 더 단단해지고, 한 걸음 앞으로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는 노트에 해야 할 일을 적어놓는 것부터가 그 일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기록은 내가 그날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알고,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한 일이다. 정말 별거 안인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 일을 끝내고 체크할 때 생기는 작은 성취감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 나아가 '내 삶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자존감도 만들어 준다. 그래서 내게 기록은 나를 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된다. p.50

 

저자가 작성한 하루하루 소소한 일상의 기록들을 보고 있으니 한 줄 요약으로 일정을 쓰는 것보다 짧게라도 나의 느낌과 생각을 함께 기록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왕년에 문구덕후였던 나는 하이텍 씨를 컬러별로 가득 담아놓고, 각양각색의 포스트잇과 메모지들을 구비해 사용하고는 했었다. 이제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포스트잇과 사무 용품에 길들어져 예전만큼 구매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교보문고나 여행지에서 예쁜 문구류를 발견하면 설레고 담아오기도 한다. 저자의 다꾸 꿀팁들을 둘러보면서 다꾸의 열망이 스멀스멀 올라와 저자의 다이어리를 기록하는 최애펜과 나의 다이어리를 채워나갈 아이들을 비교해 봤다. 몇 년 전부터 인가 스테들러 펜을 애용했는데 저자 역시 스테들러 펜을 추천하니 반가웠다. 조만간 스테들러 피그언트라이너 구매각이다.

 

저자는 다이어리를 막 쓰는 것과 기록용으로 나누어 사용하는데, 나는 집에서 사용하는 다이어리와 회사에서 사용하는 다이어리가 다르다. 나름 깔끔쟁이라 외부에서 사용하는 것과 집에서 사용하는 것을 구분하고 있다. 회사 다이어리는 회사에서 지급하거나 거래처에서 선물한 다이어리에 회사 업무에 관련된 일만 기록하고, 집에서는 스타벅스 프리퀀시로 받은 몰스킨 다이어리에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들로 채우고 있다. 나만의 이야기로 채워두면 이따금 나의 과거를 들춰보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생은 언제나 공사다망하기에 열정이 오를 때는 바짝 작성하다가 또 하루하루 빈 페이지가 늘어나게 된다. 페이지가 빈 다는 건 나의 기록이 점점 옅어진다는 얘기라 조금은 씁쓸하다.

 

회사용과 개인용을 나눠 놓으면 좋은 이유는 처분하기 자유롭다는 점이다. 지난 연말에 몇 년간 회사에서 사용해왔던 다이어리들을 다 버렸다. 투 두 리스트부터 미팅 일정 프로젝트 진행 계획 등 나의 고된 업무 스케줄이 고스란히 녹아있었지만, 회사 일은 회사일이고, 나의 삶은 나의 삶이라 나의 수고를 토닥여주면서 과감히 처분했다.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면 아마도 버리는데 조금 더 망설였을 테지만, 업무기록 위주라 연연하지 않고 1000개 버리기의 챌린지의 일환으로 투척하니 한결 홀가분함을 느꼈다. 올해는 또 어떤 일들로 나의 삶이 채워나갈지 기대하며 알록달록 재밌는 슬기로운 기록 생활을 해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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