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오디세이아
박용남 편역 / 리미트리스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시점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고전은 단연 오디세이아다. 하지만 방대한 분량은 만만치 않다. 보다 쉽게 오디세이아를 접하고 싶은 독자에게 단비 같은 책 《한 권으로 끝내는 오디세이아 - 인간의 가장 먼 항해 운명과 지혜의 서사》 이 출간되었다. 


『오디세이아』는  이타카 섬의 왕 오디세이아가 트로이 전쟁 이후, 포세이돈의 아들을 장님으로 만든 죄로 노여움을 사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겪는 10여 년의 고난과 귀환의 과정을 그려낸 서사로 인간의 본성과 지혜를 가장 매혹적으로 써 내려간 작품이다.


《한 권으로 읽는 오디세이아》는 주요 장면들을 중심으로 오디세이아의 구조를 잡아주고, 저자의 해설이 더해져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오디세우스가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고난의 세월을 겪던 중 여신 칼립소의 보호 아래 풍요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귀향에 대한 의지를 내려놓지 않는 대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먼저, 페넬로페보다 아름답고 불사의 여신 칼립소의 미움을 사지 않으면서도 담담히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오디세우스의 장면으로, 인간의 정체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존엄한 여신이여, 이 일로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지혜로운 페넬로페가 아름다움에서나 몸매에서나 당신보다 못하다는 것은 나 스스로 잘 압니다. 그녀는 필멸의 인간이고 당신은 불사신이며 늙지 않으시니까요.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날마다 집에 닿아 귀향의 날을 보기를 원하고 갈망합니다. 어떤 신이 또다시 포도줏빛 바다에서 나를 친다 해도 견디겠습니다. 내 가슴속에는 고난을 견디는 심장이 있으니까요. 나는 파도 속에서도 전쟁에서도 이미 많이 고생하고 많이 애썼습니다. 이 일도 그것들에 더해지라지요." 



오디세우스는 인간의 땅에서는 명성을 떨치던 왕의 신분이었지만 신들의 영역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 그는 영원이라는 달콤함보다 자신을 찾고 싶은 열망이 그 누구보다도 더 컷을 것이다.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페넬로페를 향한 그리움과 젖먹이 아들을 두고 떠나온 아버지의 한을 풀고, 자신의 명성까지 모든 것을 되찾고 싶은 인간의 본능을 7년간 자신을 살뜰히 아껴준 칼립소의 마음을 다치지 않는 선에서 지혜롭게 처신했다. 



다음은 아테나의 변신술로 거지의 행색을 하고 있는 오디세우스와 젖먹이 텔레마코스가 장성해 20년 만에 재회하는 장면으로 다소 먹먹했다. 그러나 눈물의 상봉도 잠시, 복수를 위해 판을 짜는 그들의 모습은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눈물과 계획의 순서를 틀리지 않아야 함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구혼자들로부터 자신을 지키느라 녹초가 된 페넬로페와 오디세우스의 재회 장면이다. 모든 것을 의심하며 지조를 지켜온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의 진위를 자신들이 알 수 있는 방식으로 검증한다. 그 과정에서 제아무리 지략과 언변에 능한 오디세우스일지라도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발끈하고 마는데, 저자가 사람은 자기도 발끈할 때가 가장 정직하다는 해석하는 대목이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다. 



때로 오디세우스의 호기심이 독이 되기도 하고, 자만심은 결국 화를 낳기도 한다. 호메로스는 다 이겼다고 안심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가 하면, 어떤 부분을 유념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두루 생각하게 한다. 



한편으로 오디세우스의 대단한 서사에 만약 아테나의 동행이 없었다면, 한낱 인간인 오디세우스가 과연 무사 귀환을 할 수 있었을까? 궁금해진다.  



신은 스스로 헤쳐나가는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깃들기에 곳곳에서 오디세우스를 돕는 장면들을 목도할 수 있지만, 아테나가 오디세우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이유는 '오디세우스의 신중함' 이 신뢰를 쌓았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기억 하머, 생을 보다 신중하게 살아가기를 다짐해 본다.



 『오디세이아』를 부담없이 읽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