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익숙한 듯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되는 방대한 역사와 수많은 철학자와 이론들을 정리하기 버거워 혀를 내두르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소크라테스, 니체, 에픽테토스,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까지 살면서 한 번은 이 다섯 명의 철학자를 만나야 한다며 현재의 삶에 철학이라는 한 가지 줄기로 연결해 철학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쉽게 써 내려간다.
'악법도 법이다'라며 독배를 마신 소크라테스는 잠시 멈춰세우는 깊이 있는 불편한 질문에 대해 살펴보며 나를 사랑하며 타인과 함께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어서 니체는 서두르는 시대 속의 느림의 미학을, 에픽테토스는 불안과 고통스러운 삶의 자리에서 철학을 훈련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본다.
'행복하게 산다는 건 무엇인지'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으로 기쁨과 행복, 여가와 휴식의 차이를 짚어 보는 동시에 우정과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스피노자는 어떻게 자연의 일부로 살아갈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원래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니체의 철학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바쁜 현대인에게 니체가 권하는 '천천히 읽는 독서법'의 가치는 꽤나 크게 다가왔다.
'생각'과 창의성의 중요성이 대두되지만, 현실은 AI의 발달로 이제는 회사 보고서나 시험 답안지는 기본이고, sns 게시물, 연인과의 메시지 답장조차 AI의 도움을 받는 세상이다.
특히나 빨리 이해하고 빨리 넘기는 일에 익숙해질수록 사람은 깊이 읽는 힘에서 멀어지기 쉽다며 '느리게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니체의 메시지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이유인즉, 서두르는 사람은 문장을 쉽게 자기 방식대로 처리해 버린다고 한다. 이미 알고 있다고 여기는 말은 빠르게 넘기고, 낯선 말은 성급하게 결론 내리며, 어려운 문장은 곧장 익숙한 말로 바꾸어 버린다. 말하는 내용을 따라가기 보다 읽는 사람이 자기 생각으로 먼저 결론을 내려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이처럼 빨리 이해하고 빨리 넘기는 일에 익숙해질수록 사람은 오해를 야기하기 쉽기에 갈등을 빚기 쉬워지는 것은 물론이고, 점점 깊이 읽는 힘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리고, '행복한 사람'과 '살 가치가 있는 삶'에 대해서도 철학자의 고견을 들어볼 수 있어 좋았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행복한 사람이란, '자주 웃는 사람'이나 '기쁜 일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좋은 것을 제대로 알아보며 옳은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성과 성품을 잘 발휘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그에게 행복이란, 어느 날 우연히 찾아오는 좋은 기분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좋다고 여기며 선택하는지, 내 삶이 어떤 방향으로 반복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살 가치가 있는 삶'이란, 성찰하는 삶. 다시 말해서 스스로 삶의 기준과 행동을 계속 검토하고 생각을 멈추지 않는 삶이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고 있던 자리에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하고 싶은 질문은 무엇인가?' 질문을 던져 보며 서평을 마무리한다.
사념이 많아 마음이 복잡한 분, 철학 책을 읽고 싶은데 어려워서 망설이셨다면
쉽게 넘어가는 철학 책 《내 생애 첫 번째 철학 수업》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