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를 깬 자들》은 841년 아헨에서 시작한다. 바로 루도비쿠스 1세가 840년에 사망하자, 그의 세 아들이 제국의 패권을 두고 벌인 퐁트누와 전투에 초점을 맞춰 피비린내 나는 중세의 도시 독일 아헨으로 안내한다.
자신들을 신에게 선택받은 새로운 이스라엘 민족이라 믿었던 프랑크족의 시조 카롤루스 마르텔루스부터 프랑크 제국의 전성기였던 카롤루스 마그누스(샤를마뉴)의 시대를 거쳐 다음 세대인 카롤루스 마그누스의 아들 루도비쿠스 1세가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루도비쿠스 1세의 자녀들은 그가 죽고 1년 뒤, 제국의 패권을 두고 권력 투쟁을 벌이며 제국의 분열을 초래하고 만다.
배다른 형제의 난은 장남 로타리우스 1세가 패배하며 종결된다. 이로 인해 베르됭 조약을 맺게 되고 프랑크 제국이 서프랑크, 동프랑크, 중 프랑크로 나뉘는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한다. 이는 현재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로 유럽 역사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맹세를 깬 자들》은 배신과 음모로 가득한 중세 시대를 흥미롭게 풀어낸 역사책이다.
저자는 역사의 결정적인 순간이 '맹세를 깬 자들'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착안해 왜 맹세를 깨겠다고 다짐하게 됐는지 짚어 보며 퐁트누와 전투를 집중 조명한다.
다만 아쉬웠던 부분은 수많은 등장 인물을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부분이다. 주요 사건 혹은 프랑크 왕족의 핵심 가계도를 시대적으로 정리했다면 가독성이 좋았을텐데하며 책을 읽으며 직접 정리했던 카롤루스 왕조 가계도를 적어본다.
✨ 카롤루스 왕조 가계도
▶ 1세대
- 카롤루스 마르텔루스(~ 741). 프랑크 왕조의 시조
- 피피누스 3세(단신 왕). 마르텔루스의 아들. 메로베우스 왕조를 무너뜨리고 즉위
▶ 2세대 제국의 전성기
- 카롤루스 마그누스(샤를마뉴, 768~814): 피피누스 3세의 아들. 프랑크 왕이자 황제.
* 아내들: 이밀트뤼드, 힐데가르트, 파스트라다 등.
* 자녀들:
* 꼽추 피피누스 (사생아, 쿠데타 실패)
* 젊은 카롤루스 (장남, 811년 사망)
* 이탈리아 왕 피피누스 (차남)
* 경건 왕 루도비쿠스 1세 (막내, 제국 계승)
* 메스의 드로고 / 생-캉탱의 위그 (사생아들)
* 베르타 (딸, 앙길베르트와의 사이에서 니타르두스를 낳음)
▶ 3세대 : 분열의 시작. 루도비쿠스 1세 자녀들
루도비쿠스 1세의 두 아내를 기점으로 세력이 나뉨
- 로타리우스 1세: 장남, 황제직 승계.
- 아키텐의 피피누스 1세: 아키텐 국왕.
- 독일왕 루도비쿠스 2세: 동프랑크 국왕.
- 제2부인 유디트(바이예른의)의 아들:
- 대머리 왕 카롤루스 2세: 서프랑크 국왕 및 황제
과연 전쟁이 없는 날이 올까 싶을 정도로 여전히 세계는 전쟁 중이다.
한때 역사적 동맹관계였던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슬람 혁명으로 적대적 관계로 돌변한 뒤, 두 나라의 전쟁은 미국이 참여하고, 중동 전쟁으로 번지며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위고. 악마의 말이 뇌리에서 멤돈다.
'역병과 돌림병까지 사람을 파괴시킬 힘을 누가 악마에게 주었는가'라는 질문에 악마 위고는 "너희가"라고 말한다.
힘 있는 자들이 "백성을 정의롭게 다스리도록 받은 높은 지위를 남용하고, 교만과 허영에 빠졌다. 그들은 멀리 떨어진 자들만이 아니라 가까운 이웃과 그들의 한편에게도 증오와 악의를 보였다. 친구가 친구를 불신하고 형제가 형제를 미워하며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악마가 우리를 무너뜨릴 수 있는 이유가 중세를 지나 21세기인 지금 우리네 현실에 대입해 보아도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별반 다르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아무튼 《맹세를 깬 자들》을 읽으며 예전에 벨기에 여행 갔다가 잠시 들렀던 샤를 마뉴의 영광과 대관식 망토 기억이 남는 아헨 여행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아름다운 세계문화유산이 있는 아헨은 중세 도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시다. 샤를 마뉴 대제가 신성로마제국의 수도로 삼았던 지역이자 대관식이 거행되었던 아헨 성당에 샤를마뉴 대제의 무덤이 있어 독일의 유명한 역사 도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