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을 처방해드립니다
루스 윌슨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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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광 루스 윌슨의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 한 개인의 삶을 관통하는 문학의 치유력을 담은 에세이로, 제인 오스틴을 사랑하는 문학소녀라면 친구와 수다 떨듯 책장을 넘기게 된다. 


황혼에 접어든 저자가 일흔에 졸혼하고 시골집에서 칩거하면서 10대 시절 읽었던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다시  탐독하기 시작하며 변화한 삶에 대한 이야기.



모든 길이 오스틴에서 시작되었다는 저자는 오스틴이라는 해독제를 통해 오스틴의 주인공들 모습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잘 읽는 것이 왜 중요한지 각각 다른 측면에서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의 독립심을 보며 자신이 포기했던 주체성을 떠올리며 주인공이 남의 마음을 읽는 법을 배우고,  『노생거 수도원』에서 소설과 우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성과 감성』에서는 감정을 억제하며 살아야 했던 사회적 규범의 무게를 되새기며 균형에 대해,  『맨스필드 파크』로 기억과 망각을, 『에마』로 한 편의 사랑론을 말하며 주인공이 자기 마음을 읽는 법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제인 오스틴의 작품 중  『설득』을 가장 애정하는 작품으로 꼽았는데, '너무 늦었다'라고 생각한 순간에도 다시 찾아오는 두 번째 기회와 변화의 가능성을 읽어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자기 인생 스토리로 이해하고 자기 삶과 타협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 p.104

또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독자가 성숙해지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는 작품이라 극찬하며 학창 시절 읽었던 제인 오스틴의 작품과 70대에 읽은 오스틴의 이야기는 완전히 다르다며 오스턴 소설을 이해하는 진짜 비결은 '다시 읽기'에 있다고 말한다. 


세월이 흘러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인생의 상처들을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서 치유할 단서를 찾아냈기에 그에게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처방전이자 해독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생이란 예술과 마찬가지로 명암이 혼재된 것임을 기꺼이 수용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오스틴의 소설 안에는 명과 암의 자리가 제각각 마련돼 있다.


제인 오

책에 '책을 읽을수록 사랑과 인생에 대한 여자로서의 직관 같은 것이 확실하게 형성되고 있었다'라고 회고하는 부분이 있다. 나 역시 대학 시절 '오만과 편견'부터 '에마', '이성과 감성' 등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 푹 매료되었었던 터라 동감하는 바. 여주인공들의 남성에 대한 시각과 심리묘사가 탁월하기 때문에 20대 여학생들에게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탐독하라고 권하고 싶다. 



인생의 변곡점에서 길을 잃었다고 느낀다면, 

고전 문학 작품의 매력에 빠져 보고 싶은 분이라면,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에서 저자의 치유 에세이를 읽으며 문학의 따스한 위로를 느껴보면 좋을 것 같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라 하더라도, 챕터 뒷부분마다 작품의 줄거리를 수록해두어 참고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펼쳐보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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