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지(楚漢志). 패왕 항우와 한왕 유방이 천하를 두고 4년간의 치열한 전쟁의 대서사시로 동양 최고의 고전으로 꼽히는 책이다. 초한지 한번 펼쳐 보지 않거나 들어보지 않을 사람은 없을 정도지만, 양도 방대하고 등장인물도 많아 선뜻 시작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리더와 전략가들에게 사랑받는 책인 만큼, '초한지'는 매력적인 책이다. 천하의 영웅이 최후의 왕이 되기 위한 고도의 두뇌 싸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초한지를 한 번도 안 읽어 볼 수는 없잖아》.
비단 항우와 유방의 영웅담을 그려낸 것이 아니라 유방과 항우의 대결 구도에는 그들의 지지 세력이 눈에 들어온다. 잘 난 리더 하나보다 실용적 조직이 끝내 승리함을 보여주며 조직의 중요성을 그려내 우리의 실상에 적용할 수 있기에 스터디셀러구나 싶었다.
간략하게 초한지를 소개하자면 항우와 유방은 시작점도 달랐지만 그들의 리더십에도 확연한 차이가 난다.
스스로 패왕이라 칭한 '항우'는 용맹함을 갖춘 희대의 영웅으로 칼을 한 번 휘두르면 수백 명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이미 많은 능력을 겸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오만함과 인재를 포용하지 못한 리더십은 항우의 최후를 비극으로 내몬다.
반면에 유방은 변변치 않은 출신이었지만, 그의 탁월한 재능이 있었으니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능력의 소유자였다. 장량, 한신, 소하 등 당대 최고의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신뢰함으로써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리더십을 보여준 결과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이다.
천하의 영웅이 최후의 왕이 되기 위한 고도의 두뇌 싸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초한지를 한 번도 안 읽어 볼 수는 없잖아》.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술술 익힌다.
챕터별 핵심 줄거리 요약, 등장인물 관계도를 통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복잡하고 지난한 중국의 전쟁 이야기를 책사들의 전략과 심리전을 현대적 관점인 경영학과 인간관계 관점으로 해석해 수천 년의 괴리감이 없다.
이 외에도 항우와 유방의 실책과 승리 비결을 명쾌하게 보여주는데, 저자는 틈틈이 '만약 항우가 그때 유방을 죽였다면??" "장량이 유방을 돕지 않았다면?" 등등 독자에게 질문을 던져 깊이 있게 읽어내도록 유도한다.
중국 고전이 이토록 재밌게 읽힐 일인지. 예전에도 중국 관련 만화들을 숱하게 봐왔지만, 한 권 교양툰이 왜 인기가 있는지 읽어보니 알겠다.
초한지를 읽어 보고는 싶은데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았던 독자라면, 망설임 없이 선택해도 좋을 책으로 《초한지를 한 번도 안 읽어 볼 수는 없잖아》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