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지리 수업이라 유명세를 탄 유튜버 『두선생의 역사공장』 을 책으로 엮어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동양편》이 출간되었다.
우리나라는 정치적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연일 진통을 앓고 있다. 그런데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도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동양편》에서는 중국부터 한국, 일본, 동남아까지 지도를 기반으로 역사와 지정학 정세를 알아본다.
중국이 분열과 혼란기, 통일기를 반복하며 주나라부터 중화인민공화국이 되기까지 한족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도읍지의 변천사, 중국의 영토 확장 과정을 둘러보며 중국사를 찬찬히 훑어본다. 이와 더불어 중국이 티베트에 집착하고, 대만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지리가 만든 제국과 지리가 가둔 제국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
우리나라 편에서 흥미로운 챕터가 있었다.
한국인이 쇠젓가락을 쓰는 지리적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인이 쇠젓가락을 쓰는 지리적 이유? 사실 매일 사용하는 식기류지만, 크게 생각해 본 적 없는 소재였기에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동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는 나무젓가락을 쓰는 게 일반적인데, 우리나라는 유독 오래전부터 금속 젓가락을 써왔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우리나라 선조들이 쇠젓가락을 쓰게 된 배경은 국, 탕, 죽, 찌개 등 다양한 우리의 탕 요리 문화에서 기인된 것이란다. 쇠젓가락 외에도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쓰는 '수저 문화'도 우리 민족만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덧붙인다.
그런데 한반도에 국물 요리가 발달한 이유 역시 지정학적 이유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우리나라의 국토는 약 70%의 산지로 구성되어 있다. 산지가 많으면, 농업 생산력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산에서 캔 나물이나 고기 등을 한 번에 다 먹기 보다 삶아서 탕으로 나눠 먹는 식문화가 생겼고, 나무젓가락은 변질이 잘 되어 금속 젓가락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생활 속 생필품이 지리적인 요인으로 나라별 차이가 있다는 점도 재밌었지만, 우리나라 옛 선조들의 지혜는 여전히 빛난다는 점도 뿌듯했다. 나무젓가락이 간편하고 예쁘지만, 오래 사용하면 곰팡이 균이 생겨 일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간 치명적인 부작용들이 드러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탕 문화 덕에 쇠젓가락을 써 온 우리나라 고유가 건강도 챙겼다는 점에서 참 지혜로운 민족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외에도 불교가 인도에서 사라진 이유, 동남아시아가 하나로 뭉치기 힘든 지리적 이유는 무엇인지, 동남아가 선진국이 되지 못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등등 지리로 아는척하기 좋은 상식도 챙길 수 있다.
역사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지도부터 살펴봐야 한다는 《두선생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 : 동양편》 서양편도 챙겨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