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보는 그림 -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들리는 나이 마흔의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을 이야기하는 《마흔에 보는 그림》. 현대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모든 인생의 순간에서 의미를 찾는 방법을 알려준다.

 

에드워드 호퍼, 색채의 마술사 마크 로스코, 칸딘스키, 21세기 최고의 반항아 뱅크시,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문제아 에곤 실레, 몽환적인 일몰의 대가 펠릭스 발로통, 폴 세잔, 구스타프 클림트, 클로드 모네 등 미술계에서 핫한 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곡절 많은 삶들을 톺아보며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동시에 위로를 건넨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당신의 여정을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지,

다른 모든 사람을 이해시키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은 아니니까.

Banksy


18살의 나이에 불운의 사고를 겪고를 겪은 프리다 칼로가 여성편력이 심한 리베로를 만나 유산과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은 자신을 그림으로 그려낸 <상처 입은 사슴>, 죽기 여드레 전에 완성한 그녀의 유작 '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는 그녀의 삶을 알수록 마음이 먹먹해지는 걸작이다. 




프리다 칼로가 차마 헤아릴 수 없는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인생은 살아가는 데 의미가 있다는 역작을 남기는 열정 앞에, 가까스로 성공에 이르러 살만하다 느낄 즈음 아내를 잃은 모네의 고통 앞에, 긴 세월 치욕을 견디고 꿈을 향한 근성의 힘을 보여준 세잔을 보면서 과연 나는 그들의 시련보다 아프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자문해 본다.

모네의 삶을 보면 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시련으로 단련시킨다는 격언이 떠오른다. 하늘이 누군가에게 사명을 주려고 할 때는 고통부터 안긴다는 옛 구절도 생각나게 한다. 돌아보면 모네는 시련과 고통 덕에 거듭 위대한 여정에 나설 수 있었다. 우리에게 거듭해 찾아오는 불행 또한 그저 불행일 뿐일까.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때다. 

마흔에 보는 그림 p.217 


《마흔에 보는 그림》이 마음을 울리는 색면 추상 작가로 유명한 마크 로스코의 <NO.11>을 책 커버로 선택한 것은 아마도  어느 정도의 세상의 기준에 부합하는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나이인 마흔에 잠시나마 햇살의 따스한 온기나 한숨 쉬어가는 해방감을 느껴보라 속삭이는 듯하다. 


저자는 현대인은 일정표를 빽빽하게 채워야 오히려 마음이 편한 존재라 말한다. 일을 잠시라도 놓으면 뒤처지는 기분이 찾아오고, 하루라도 약속이 없으면 소외되는 느낌이 밀려오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은 할수록 많아지고, 사람을 만날수록 외로워지는 게 현실이란다. 되려 매달릴수록 짙어지는 공허함 속에서 서서히 지쳐가고 마는 게 인생사란 것이다. 


미술 감상은 어렵지 않다. 미술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작가의 삶에 대한 배경지식도 늘어나 미술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과 깊이가 달라진다. 많이 보고 감상할수록 작품이 더 재밌어진다.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순간에, 때로는 홀로 외롭게 견뎌야 한다면, 그 고독의 시간을 화가들의 혼이 담긴 그림 감상의 시간으로 채워나가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