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간이기에 어딘가에 속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회사나 사회집단은 물론이고 가까운 친구, 친척, 가족 사이에서도 관계에 문제나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저자는 우리가 타인과의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현상을 다르게 인식하기 때문에 타인과의 갈등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무리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왔다고 할지라도 사람마다 경험치와 접근 방식이 다르므로 의견에 차이가 생기게 된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부분은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누군가의 의견이 반드시 타당하거나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누군가 '자기가 늘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머릿속에 비상벨을 울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세상에 늘 옳은 사람은 없으니 말이다.
또한 논쟁이 생기는 데는 대처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짚어준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사람은 논리적인 생각에 의해 해결하려고 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감정이 앞서고, 또 어떤 이는 행동이 우선시된다는 것이다. 간단히 요즘 말로 하면, T와 F의 극명한 차이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작년에 T와 F들이 '이성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방안'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의견이 분분했다.
T들은 문제의 원인이 파악되면 수긍하고,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 서로 불편했던 부분이 확인하고 노력하기로 하면 문제가 종결되었다.
하지만 F 성향이 강한 친구들은 문제 해결보다는 자신의 감정이 우선이라고 답해서 놀라웠다. 이미 문제의 원인은 중요하지 않고, 본인들의 감정이 상했다는 점이 우선시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극 T와 극 F가 갈등 해결에 있어서 평행선을 향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T와 F의 성향이 반반 섞이기는 했으나,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T의 사고로 문제를 파악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문제 해결이 빠른 편이고, 불필요한 논쟁을 싫어한다. 굳이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피곤하고 싶지 않기에 어쩔 수 없는 T 인가 보다 하고 결론을 내렸던 기억이 이 챕터를 읽다가 불현듯 스쳤다.
저자는 어떻게 사랑하고, 갈등을 어떻게 대처하는지 짚어보면서 불편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소개하는 동시에 내면의 평화를 얻고,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발견해 나갈 것을 당부한다. 아울러 관계는 나 혼자만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기에 소중한 사람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을 읽기를 권한다고 말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는, 나의 감정을 살펴보고, 어떤 지점에서 갈등이 생겼는지는 짚어봐야 한다. 누군가가 불편함을 참고 한 사람에게 맞추다 보면 언제 가는 불만이 수면 위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주장은 하되, 누가 옳고 그른지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다는 남 탓을 하기 전에 나를 돌아보고, 상대방이 어떤 우선순위로 문제를 대처하는지 파악한다면 문제 해결이 조금은 쉬워지지 않을까.
만일 관계에 불화가 생겼을 때 원만한 해결점을 찾기보다 상대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 그 사람이 정말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