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풍습 - 제대로 알고 싶은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양지영 옮김, 치바 코지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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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무려 800만 명이 넘는 신이 존재한다고 한다. 《일본의 풍습》은 거리는 가깝지만 왠지 마음으로는 먼 일본의 문화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문 교양서다. 

일본 소설을 읽다 보면, 일본은 유독 절기와 풍습이 많다고 느껴지고는 했다. 물론 우리나라도 절기에 따른 문화가 존재해 유사한 절기도 있지만, 일본 특유의 연중행사나 풍습들이 예상보다 더 많았다. 



일본에는 자연 곳곳에 신이 존재한다는 일본의 야오요로즈가미가 있다. 일본 사람들은 태곳적부터 자연 속에 사람의 지혜를 뛰어넘는 신이 머물러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항력적인 부분들이 많아 자연으로부터 은혜와 재해를 대처하던 옛 신상 숭배 풍속을 여전히 이어온다는 것이다. 칠복신 일러스트를 보면, 예로부터 내려오는 일본의 토속신부터 부처와 흰두교의 여신 사라스바티, 시바신의 화신인 마하 칼라 등 외국에서 건너온 신들도 수용하며 시대와 풍속도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며 계승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마네키네코 고양이는 왼손을 들고 있기도 하고, 오른손을 들고 있기도 하다. 오른손을 들고 있는 고양이는 금전운을, 왼손을 들고 있는 고양이는 손님을 불러온다고 한다. 또한 마네키네코 손의 길이가 귀보다 높은 것을 긴 손이라고 하는데, 길면 길수록 멀리 있는 복, 큰 복을 부른다고 여긴다고 한다. 일본 여행 갔을 때, 상점이나 식당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마네키네코 고양이가 왼손 혹은 오른손을 들고 있는지, 팔의 길이는 어떠한지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일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봄의 정령과도 같은 벚꽃인데, 일본의 국화인 사쿠라에 얽힌 미스터리한 어원에 대해 소개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하나. 논밭의 신이 앉는 쿠라. 곳이라는 설 

겨울 동안 산에 있던 논의 신이 봄에 마을로 내려와 벚나무에 앉아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벚나무 아래에서 연회를 열고 뿌리에 술을 뿌린 뒤, 산의 신이 깃든 벚나무 가지를 꺾어와 정원에 세워두었다고 한다. 


둘, 코노하나사쿠야 공주 설

산의 신을 총괄하는 오야마즈미의 딸로, 일본 신화에 등장하는 아름답고 덧없는 운명의 여신 코노하나사쿠야 공주의 사쿠야가 변해서 사쿠라가 되었다는 설이다.  


셋, '피다'라는 뜻의 동사 '사쿠'에 복수형 '라'가 붙었다는 설

일본의 접미어 '라'는 보통 명사, 대명사, 형용사에 붙지만, 사쿠+라의 형태라 생긴 이야기라고 한다. '라'는 복수형이라 벚꽃이 아닌 꽃이 빽빽한 식물 전체를 가리키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에 시험 전이나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미역국 안 먹고, 엿을 주는 풍습이 있듯이, 일본에서는 시험이나 중요한 면접을 앞두고 돈까스를 먹는다고 한다. 가츠라는 단어가 승리의 의미를 지닌 한자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일본의 풍습》은 일본의 풍습을 절기별 풍속, 계절별 풍속, 인생의 시기별 풍속 등으로 분류해서 소개하고, 책 말미에 일본식 예절도 정리해 두어 눈길이 간다. 알면 알수록 더 많은 것이 보이듯, 일본의 풍습에 대해 많이 알수록 일본 여행이 즐거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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