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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사의 두건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3
엘리스 피터스 지음, 현준만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지성을 겸비한 작가가 예리하게 쓴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느낄 수 있는 쾌감, 내가 20대 초반에 추리 소설에 매료 된 것도 바로 요런 맛 때문이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도서도 읽을수록 주인공에 매료되어 손에서 뗄 수 없는 추리소설 중 하나다. 정세랑 작가가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시리즈를 17살에 학교 도서관에서 처음 접하고 반했다라고 극찬했는데 그녀 역시 비슷한 기분이 아니었을까.
캐드펠 수사 시리즈의 3번째 도서 《수도사의 두건》. 수도원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세력들로 수도원의 분위기도 들쑥날쑥한 상황에 성바오로 수도원에 부지에 새로 들어온 보넬가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거베이스 보넬씨가 식사 후 입안이 얼얼함을 느낀 뒤로, 입술과 목이 뻣뻣하게 굳어버린 것이다. 이에 캐드펠이 급히 달려갔으나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뒤였다.
그러나 자연사가 아닌 음독사건임을 간파한 캐드펠. 이번 사건은 캐드펠을 적잖이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수도원내에서 자연사가 아닌 살인이라는 점도 모자라 바르면 관절염에 특효가 있지만 마시면 치명적인 독이 되는 자신이 만든 진통제가 살인에 쓰였던 것이다. 이와 더불어 42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도 단번에 알아 본 아름다운 캐드펠의 그녀, 리힐드스 본이 보넬 부인이 되어 재회했기 때문이다.
'보넬 씨 음독 사건'을 담당하는 행정관은 사건 정황상 보넬을 암살한 범인으로 리힐디스의 아들 에드윈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자, 캐드펠 수사는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는 이제 보넬을 살해한 진범을 밝혀내 옛 연인 리힐디스의 아들 에드윈의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면서 보넬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하나 수면 위로 올라왔다.
계부 보넬에게 어머니 앞에서 심한 모욕을 당한 에드윈
보넬로부터 자유인의 신분을 박탈당한 엘프릭
보넬에게 독이 묻은 음식을 전달한 알디스
진료소를 방문했던 혼외자 메이리그
그리고 보넬이 결혼 전 약속을 파기하고 아들 에드윈을 업신여김을 지켜 본 리힐디스
공교롭게도 사건 당일 그 집에 있었던 5인 모두 보넬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보넬의 죽음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취할 자가 누구인지, 하나하나 짚어보아야 할터. 설상가상으로 수도원 내부에서는 캐드펠을 의심하기에 나서는데... 한치앞도 예상할 수 없는 세상이라지만,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기에 독자는 모든 것을 의심하며 책을 읽어나가야 한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읽을수록 캐드펠의 매력에 빠지는 동시에 감탄을 자아내는 저자의 필력에 매료되는 역사추리물이다. 중세 유럽에 관심 많은 독자, 지적 호기심에 추리소설을 애정하는 독자들이라면 실망하지 않을 추리소설 시리즈로 캐드펠 수사시리즈를 추천한다. 매일 밤, 그의 자취를 따라가는 한 여름밤이 즐거울 따름이다.
모든 이의 죽음에는 그 죽음으로 이득을 얻는 사람이 있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