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공식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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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공부』로 만난 양순자 할머니의 또 다른 베스트셀러 『인생 9단』이 일러스트를 덧입혀 《인생 공식》으로 세상에 다시 나왔다.

 

인생 기본 공식을 시작으로 사람, 가족 간 인생의 지혜를 담아냈다. 사람은 한 번은 행복해야 한다는 기본 공식, 식모나 머슴 될 자신 없으면 결혼하지 말라는 결혼 공식, 영혼들도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랑공식 등 촌철살인의 문장부터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 문장까지 인생의 지혜가 수두룩하다.

 

이전에 읽었던 『어른 공부』에서도 어른과 늙은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인생 공식에도 경험과 지식을 잘 버무려 성숙하지 못하면, 고집불통에다 욕심만 많은 늙은이가 되어 버린다고. 저자는 '나이 먹는 것도 괜찮아'의 진정한 의미는, '나이 먹어도 괜찮을 만큼 잘 살아야 한다'라는 뜻이라고 강조한다.

 

나만 알고 있기 아까운 책 에피소드를 하나는, 저자의 둘째 딸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야기다.

 

저자가 어디 나갔을 때 딸아이가 혼자 집에 문을 따고 들어오는데 고등학생쯤 되어보는 아이가 따라 들어왔다고 한다. 놀랄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소리 지르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한 에피소드다.

 

"오빠, 누구세요?"

"그런데 오빠, 우리 집에 왜 왔어?"

"어? 배고파서."

"어 그래? 그럼 부엌에 가서 먹고 싶은 거 먹어.

그런데 오빠, 나 지금 너무 무섭거든.

그러니까 내 방에 가 있을게"

 

얼마 안 있어서 첫째 딸이 귀가하자 도둑은 빵을 먹다가 후다닥 도망 갔다고. 무언가 어수룩해 보이지만, 나중에 보니 현관에 칼을 포함한 흉기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저자의 딸이 '오빠'라고 부르고 호의를 베푸는 바람에 당황한 도둑이 도망갔겠으나 이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고 한다.

 

저자가 만일 도둑이 들거든, 신고하지 말고 가지고 가고 싶은 거 다 가져가라고 하라 교육했다는 것이다. 평소에 배달원 등에게 오빠라고 부르던 둘째 딸의 습관에 엄마의 교육이 더해져 자칫 아찔한 위기가 될 수 있었음에도 훗날 하나의 에피소드로 장식하게 된 것 같다.

 

사형수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인생 9단 할머니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사회로 돌아온 이의 삶도 살피는 마음은 지금 이 시대에 너무 귀한 마음이다.

 

저자는 누구나 스스로 만든 인생의 공식이 쌓이면 사람 사는 세상이 갈수록 살 만해지지 않겠냐며 각자 나름의 인생 공식을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인생 9단 할머니가 도란도란 이야기해 주는 인생의 지혜 《인생 공식》.

 

울적하고 마음이 고된 날 읽으면 그 진가가 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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